반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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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게에 예상글을 썼었는데 역시 SKT와 KT가 이겼다. 뻔했던 예상이긴 했고 대부분 그렇게 생각했을듯하다.

 남은 대진은 제닉스와 오존이 이긴다고 했었는데 두고봐야할일.

 저번 예상글에서는 SKT와 KT가 이긴다는 전제하에 둘이 붙는다면 KT가 이길거라고 생각해서 간략하게 적었는데

 이제는 확정적으로 SKT와 KT가 붙게 되었으니 매칼게에 글을 써보고자 한다.

 KT가 이길거라고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봇듀오, 특히 원딜의 폼이 다르다

 

 2013년 세계 최고의 원딜이라 해도 손색없을 피글렛이 롤챔스 윈터에 들어서서는 롤드컵까지의 폼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반면 현재의 스코어는 과거 스졸렬 시절의 생존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이제는 딜링까지 완벽하게

 해내는 그야말로 완성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 프레이에게 조롱당할때 라인전에서 상대를 전혀 때리지 않고 수비에만 집중한다는 평이 많았는데

 어제는 봇듀오 2:2 라인전에서 루시안-애니를 상대로 이즈-레오나로 더블킬을 만들어냈다. 

 

 엠퍼러가 누군가. 김동준의 말처럼 데뷔이후 한번도 못한모습을 보여준적이 없고 (데뷔무대인 WCG 우승)

 라인전에서도 공수 양면에서 안정적이고 CS도 항상 밀리지 않고, 한타에서도 정말 안정적으로 할건다해줬던,

 그래서 데뷔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평가가 매우 좋은 원딜이다.

 그런 엠퍼러-러보가 라인전이 그냥 터져버린 게임은 어제가 처음이다. 옆에서 이끌어주는 마파의 공도 지대했지만

 분명 스코어는 과거의 스졸렬이 아니다. 이제는 딜과 생존 모두 세계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

 

 2. 시즌4의 와드 패치 + 그로인한 스노우볼의 감소 ( = 역전 가능성 증가 )

 

 SKT 는 2013 최고의 팀이었고 롤챔스-롤드컵 동반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SKT는 이길때면 20분만에 완벽하게 상대를 제압해버리는데, 그것은 스노우볼을 극한까지 굴려낼줄 알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스노우볼의 핵심은 SKT의 시야장악력(=와드싸움)에 있다고 본다.

 

 시즌3를 보면 스노우볼과 시야장악의 시작은 인베이드 싸움이다.

 초반 1렙 인베이드에서 어디에 와드를 박고 어떻게 정글러가 정글링을 시작하느냐, 버프컨트롤을 하느냐가 시작이다.

 SKT는 이 싸움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확실히 아는 팀이었고, 시작하자마자 요소요소 와드를 박아두면서

 스노우볼의 단초를 만들어냈다.

 

 여기서 얻어낸 시야 정보를 바탕으로 벵기는 완벽한 동선을 그리면서 정글을 돌기 시작한다.

 정글러가 있어야 할 곳에 항상 있어주고 유효적절한 갱킹을 만들어내니 라이너들의 무빙과 와드를 박으러 갈 수 있는

 범위도 증가한다.

 여기에 더해 세계 최고의 미드라이너인 페이커는 그런 미세한 차이를 가지고도 미드에서 차이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선수고, 야금야금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그 차이를 바탕으로 더 와드를 사와서 정글과 함께 와드를 박는데

 로밍 루트라던지, 적 미드라이너가 와드를 박아놓은 곳에는 심지어 핑크와드로 시야를 장악한다.

 

 그리고 자기 라인전에서 이긴 페이커는 로밍이 시작되고.. 가뜩이나 벵기에 시달린 적팀은 페이커까지 신경써야 하니

 더 위축되고... 위축되면 점점 더 와드를 박으러 가기도 무섭고.. 박아봤자 지워지고.. 맵은 어두캄캄해지고 CS도

 맘편히 먹기 힘들고... 골드는 자연스럽게 2~3천 차이가 나기 시작하고... 그럼 그 차이로 적 서폿과 정글은 오라클을

 먹고 와드를 지우고.. 시야가 없으니 어쩔수없이 버프와 드래곤같은 오브젝트를 프리하게 내주고..

 자기팀 정글에 촘촘하게 SKT의 와드가 박혀있어서 나갈수도 없어서 본진에 굴러오는 CS로 연명하다가

 적이 안보이면 바론인가 싶어서 그거라도 뺏기지 않으려고 나가다가 짤리고 바론을 내주거나, 프리하게 바론을 내주고,

 그것 때문에 본진 한타에서도 지고.. 무력하게 2~30분 내외에 넥서스가 터지거나 서렌이 나온다.

 

 이게 SKT의 압도적인 승리공식이다.

 애당초 라이너들의 1:1 (바텀은 2:2) 실력도 밀리지 않거나 앞서는데 시야장악력에서 항상 앞서 버리니

 도무지 SKT를 이길 방법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SKT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었다. 시즌3 롤챔스가 노잼스라는 악평을 듣게된것은

 극도의 스노우볼 때문이었다. 초반 첫킬, 첫 버프, 고작 그정도로도 시청자들은 이미 승패를 짐작할 수 있었다.

 초반에 2천골드만 차이나도 그 게임의 승부는 거의 결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재미가 없고 노잼스가 된 것이다.

 

 라이엇은 그 문제를 인지했고, 시즌4 패치를 감행했다.

 극초반에 와드를 박을 수 없게 했고, 한명당 박을 수 있는 와드와 핑크와드 숫자를 제한했으며 오라클을 없앴다.

 예전같으면 초중반 3천골드 차이면 이미 끝난 게임이었을 것을, 이제는 역전이 나온다.

 예전만큼 와드를 박을 수 없고, 예전만큼 와드를 지울 수 없다. 초반 스노우볼의 확정적인 징표인 드래곤 역시

 너프가 되고 첫 드래곤이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시간당 골드도 늘어났고 확연히 스노우볼이 줄었다.

 그러다보니 롤챔스는 과거 노잼스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서 꿀잼스라는 소리도 심심찮게 듣게 되었다.

 

 KTB와 나진소드의 2013롤챔스윈터 조별리그 경기가 바로 대표적인 사례다. 나진소드가 이미 우세를 점해서

 시종일관 몰아부쳤음에도 생각보다 KTB는 단단했고 결국 역전을 해냈는데, 이 경기의 오프더레코드를 들어보면

 KTB의 정글러 카카오가 "이거 시즌3였으면 역전못했어" 하면서 웃는 장면이 나온다.

 

 그 경기를 보면 KTB가 정말 어떻게든 한타를 유도해내고, 불리한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상대를 낚고 잘라보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한다. 예전같았으면 KTB가 숨어있는 지역에 다 와드가 박혀서 파악당하고 아무리 역전을

 시도해보려고 해도 원천적으로 차단당하면서 졌을수도 있는데 시즌4가 되면서 그렇지 않게 됐다.

 

 그리고 KTB의 또하나의 장점이, 다른팀같았으면 '위험하다,빼자' 라는 콜이 나올만한 상황에서도

 해설자들이 놀라서 감탄할만한 과감한 전투오더가 나온다. 상대팀은 '이쯤이면 적이 당연히 빼겠지' 싶었다가

 갑자기 전투가 꽝 하고 일어나니, 순간적으로 KTB보다 전투 대응이 늦게 되고 그것이 KTB의 한타 승리의 원동력이다.  

 

 적팀이 조금만 방심하거나, 긴장의 끈을 잠시라도 놓치면 인섹과 카카오 (때에 따라서는 마파)의 동물적인

 이니시에이팅으로 싸움이 열리고, 그런 싸움에서 KTB는 지지 않는다.

 불리한 상황에서도 과거 M5나 아주부프로스트가 떠오르는 환상적인 한타로 경기를 뒤집는 것이 KTB의 특기고

 그렇기 때문에 블레이즈가 한창 잘나갈 시절에도 운영의 블레이즈를 깨뜨린 것이 KTB였던 것이다.

 

 물론 여전히 SKT는 세계 최강이고, 시즌4라고 해서 스노우볼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예전만큼 완벽한 스노우볼은 더이상 굴릴 수 없고, 조금만 방심해서 틈을 주면 역전이 나온다.

 그리고 인섹이 합류한 KTB는 그 틈을 파고드는데 있어 가장 능한 팀이다.

 

 3. 픽밴

 

 롤챔스 윈터 통계를 보자.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레오나,카사딘,니달리는 확실히 최고의 픽이다. (참고로 현재 롤인벤 사이트에서 3승1패로 기록되어있는데

 어제 마파 레오나가 2승을 추가했기 때문에 5승1패를 기록중이다)

 

 니달리에 관해서 최근 김동준해설이 "이젠 그정도로 좋진 않다고 프로들이 평가한다" 라고 하면서

 고정밴or고정1픽이었던 시절이 지나가고 심심찮게 열어주는 경기가 많은데 주의해야 한다.

 무려 71%가 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런 챔프를 페이커한테 주면 삼성 블루처럼 아무것도 못해보고

 창에 줄줄이 꿰어나가 3:0 셧아웃을 당하게 되는 것이다.

 

 다른 픽보다도 가장 중요한것이 페이커에게 니달리,카사딘을 주지 않는 것이다.

 어제 블레이즈를 상대로 니달리,카사딘을 밴했듯이 SKT와의 4강전에서도 둘다 밴을 하거나

 하나를 밴하고 하나를 가져와야 한다. 특히 페이커의 로밍능력과, 시즌4가 되어서 줄어들었다지만 그래도 대단한

 SKT의 시야장악능력을 생각했을때 카사딘 역시 절대 주면 안된다.

 오리아나와 그라가스로 나눠가지는게 제일 무난하다.

 

 페이커 오리아나가 롤드컵까지 최고의 카드였다고는 해도 이제 그라가스 패치로 그라가스가 좀더 유리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므로 페이커가 오리아나를 가져가면 류가 그라가스를 하면 되고

 페이커가 그라가스를 해도 류 오리아나 역시 최고수준의 숙련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그냥 하면 된다.

 

 다만 한가지 걱정되는건 의외로 롤챔스윈터에서 제드 승률이 60% 인데.. 페이커의 숙련도, 저번 류와의 미러매치

 에서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심리적 우위 등에서 메리트를 느끼고 페이커가 깜짝카드로 제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 제드를 어떻게 할지는 코치진의 정보능력에 달렸다. 페이커의 솔랭기록, 가능하다면 스크림기록등을

 알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SKT를 상대로 중요한건 미드밴이다. 다른 포지션은 중요도가 낮다.

 

 어차피 고기방패 대결이다. 렝가가 글로벌밴이므로 쉬바나 아니면 문도다.

 둘이 나눠 가지면 된다. 쉬바나가 김동준해설이 해설할때마다 원탑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승률이 44%로

 그다지 높지 않은점도 근거가 된다. (오히려 문도가 58%로 승률이 더 좋다)

 만약 쉬바나나 문도 둘중하나를 SKT에서 밴하고 하나를 가져가면? 그럼 그냥 레넥톤 하면 된다.

 어차피 스플릿과 탱킹이 목적이기 때문에 상관없다. 탑에 밴카드를 쓰면 안된다.

 

 정글은 리신,엘리스,올라프 가 1티어다. 바이와 자르반은 한물간 상황.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리 신은 벵기가, 엘리스는 카카오가 낫다. 올라프는 누가 하든 큰 차이는 없다.

 리신과 엘리스를 나눠가져도 되고, 정 리신이 걱정되면 엘리스와 올라프를 나눠가지면 된다.

 미드 픽밴이 워낙 중요하기때문에 리신만 주의하면 될 것이다.

 

 원딜 루시안은 굳이 밴할 필요가 없다. 피글렛은 시비르는 매우 선호하지만 루시안은 그정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반면 스코어는 루시안이 열리면 가져오면 되고, 루시안 뺏기면 이즈리얼 하면 된다.

 아니면 루시안이 열려도 그냥 이즈리얼 하는것도 좋아보인다. 루시안은 SKT와의 경기에선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승률도 35%. 의외로 낮다. 피글렛의 케이틀린도 주의할 대상이기는 한데 생각보다 케이틀린이

 승률이 좋지 않다. 어제 8강전에서도 케이틀린을 잡은 팀이 졌다. 그냥 열어주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사실 피글렛의 베인 역시 그냥 넘어가기는 껄끄러운 픽이다. 하지만 피글렛이 베인을 하면 스코어가 루시안을 잡고

 맞라인을 서면 되고, 루시안이 밴되면 그냥 이즈를 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 원딜에 밴카드를 쓰기에는

 여유가 없다.

 

 서폿 간명하다. 푸만두가 애니를 하면 마파는 레오나를 하면 된다. 마파가 애니를 잡았을 때 푸만두가 뭘 할지는

 모르겠다. 워낙 챔프폭이 넓고 뭘해도 잘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현 서폿 원탑은 푸만두) 예상이 어렵다.

 푸만두가 그렇게 잘하기 때문에 푸만두에게 애니를 주면 안되는것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마파가 레오나로 애니 상대하기 좋다는 자신감이 있고 어제 결과로도 보여줬기 때문에 괜찮다고 본다.

 어차피 푸만두 실력이면 뭘 해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고, 그러면서도 그 변수는 미드의 변수보다는 적기 때문.

 

 4. 마치며

 

 시즌3 SKT가 최정점에 서있을 때도 롤챔스 결승전이라는 무대에서 선 2연승을 따내던 KTB.

 시즌4의 패치는 SKT보다는 KTB에게 조금더 유리한 패치가 되었다고 보고 KTB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도무지 흠잡을 데가 없는 최강팀과 그에 대적할만한 맞수의 대결이라는 점이 흥미롭고

 최강이 최강의 자리를 유지하는것보다 도전자가 새로운 챔피언이 되는것을 더 바라기 때문에

 픽밴같은 경우 KTB 입장에서 써보았다. 만약 이번에도 SKT가 이긴다면 이 팀을 어떻게 해야될지 답이 안나올것이다.

 이미 롤챔스+롤드컵 우승으로 한국 롤 역사상 (그래봤자 이제 3년정도지만) 최강팀인데

 여기에 롤챔스까지 또 우승하는 강팀.. 거기에 팀원들도 푸만두가 23세로 최연장자로 팀 자체가 어리기까지.

 반면 KTB는 구성원이 롤 1세대들이고 연령대도 높은 편이라 KTB가 이겼으면 한다.

 흥미로운 경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