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3경기 보는 내내 밴픽에서 압도적으로 KOO에게 밀렸다고 생각이 든다.

 

● 1세트

 

   첫번째 픽으로 빅토르를 가져온 건 일리 있는 선택이다. 요즘 아지르 빅토르 야스오, 다이애나 4개의 챔프정도가 미드에서 강력하다고 보여지는데 이미 3개가 밴을 당한 시점에서 빅토르를 가져오는건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상대가 잔나와 엘리스를 가져간 후에 알리스타와 이블린을 가져왔는데, 여기서 확실하게 해야한다. 빅토르는 한타, 라인클리어 모두 괜찮고 이블린과 알리스타를 뽑았을 때, 자신들이 이후에 뽑을 조합의 컨셉을 확실하게 했었어야 했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돌진조합"이다. 이블린은 적의 후방이나 측면에서 강제이니시가 강력하고 알리스타 역시 동시에 돌진할 수 있는 챔피언이다. 그리고 이후에 쿠는 쉔과 코그모를 뽑는다. 딱 이 4개의 챔프만 봐도 사이즈가 나온다. 잔나와 쉔, 엘리스, 코그모. 미드에 어떤 챔피언이 나오던 상대는 우리가 들어오는 것을 받아치는 조합이라는 결론이 나온다(남은 미드의 픽도 해설자들이 카시오페아 or 오리아나 정도로 예측하는것으로 보아 CJ 코치진 역시 이를 생각했을 것이다)

 

  여기서 CJ의 패배요인이 나온다. 일단, 자신들이 지금까지 쉔을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타팀 역시 쉔을 가져갈거라고 생각을 했으면 이에 대한 대비를 준비했었어야 했다. <쿠 타이거즈는 쉔의 카운터로 탑 쉬바나를 2세트에서 가져왔었고, 쉬바나는 초반에 갱에 죽긴 했지만 엄청난 라인 푸쉬와 적극적인 적 정글장악, 돌진등으로 매우 위력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물론 마오카이가 나쁜픽은 아니다. 하지만 최소한 나르를 픽해서 쉔을 적극적으로 압박하는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마오카이는 적극적으로 쉔을 압박하지 못했고, 쉔은 아무런 제약없이 궁극기를 바텀에 써서 이득을 보고, 마오카이가 텔레포트가 없을 땐 텔레포트를 활용하여 합류하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가장 아쉬운건 원딜의 픽이다. 후반 왕귀형 원딜의 패왕인 코그모가 등장한 상황에서 같은 왕귀형 챔프인 베인을 뽑은 것 역시 나쁜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아군의 조합은 "돌진형 조합"으로 마오카이를 뽑을 작정이었다면, 여기서 애쉬를 픽하는건 어땟을까? 해외대회뿐만 아니라 지난 쿠 vs 나진에서는 애쉬 미러전까지 나왔을 정도로 애쉬는 떠오르고 있다. 기왕 "돌진형 조합"을 선택했으면, 2세트가 아닌 1세트에서 애쉬를 뽑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CJ가 좋은 이니시로 이긴적도 있지만, 한번의 돌진이 끝난 이후에는 제대로 힘을 발휘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쿠 타이거즈가 마지막 픽으로 오리아나를 골랐고, 비록 오리아나가 공기팡을 많이 했지만 중요한 한타에서는 궁극기를 쉽게 쓰지 않음으로써 베인은 거의 딜을 넣을 수가 없었다.

 

● 2세트

 

 여기서는 양팀 통틀어 미드 5밴이 나온다. 1세트때부터 느꼈지만, 쿠 타이거즈는 작정하고 미드에서 이길 생각이 없었고, 바텀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나온것 같다. 1세트의 원딜 지키기 조합에 이은 2세트는 미드 5밴 + 칼리스타 선픽. CJ는 다시 한번 이블린을 선택하고 쉔까지 뽑는다. 쉔 + 이블린 조합은 예전부터 유명했고 강력했기에 이 조합을 가져오면 이길 것이라 생각했나보다. 그리고 상대방의 케넨과 렉사이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다시 문제가 나온다. 상대방의 3가지의 픽만 봐도 상대방은 돌진에 능한 렉사이와 케넨, 그리고 만능에 가까운 칼리스타까지. 그러면 여기서 자신들도 확실하게 컨셉을 정해야 한다. 이미 쉔과 이블린이 있으면 강제이니시 측면에서는 나쁘지 않다. 그런데 왜 굳이 여기서 레오나를 뽑아야했을까? 칼리스타라는 픽 때문이라면 그래도 이해할 수 있다. 웬만한 서폿으로는 칼리스타를 잡을 수 없으니까.

 하지만 룰루와 쉬바나라는 픽을 보고 애쉬를 픽한 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상대방은 대 놓고 돌진 조합인데 생존기가 없는 애쉬를 픽하다니. 궁극기를 통한 이니시? 이미 조합상 CJ가 이니시를 걸지 않아도 상대방이 걸고 들어올 조합이다. 케넨, 렉사이, 룰루, 쉬바나. 쉬바나 궁극기와 렉사이, 그리고 룰루의 궁극기 와 케넨의 궁극기까지. 생각만 해도 어마어마한 돌진인데 생존기가 전무한 애쉬를 픽한건....... 더 이상 말하지 않겠다.

 

결과론적으로 2세트의 패배 원인은 쉔을 겨냥한 쉬바나 픽과 상대방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만을 생각한 픽에 있다고 보여진다.

 

※ 정말 단순하게, 1세트와 2세트의 원딜 픽만 베인이 애쉬로, 애쉬가 베인이었으면 어땟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3세트

 

 3세트는 CJ가 오늘 경기에서 가장 밴픽을 잘한 세트라고 생각이 된다.

 피즈와 제드등 여전히 트페의 카운터는 많이 살아있지만 애초에 트페는 라인전을 이기는 챔프가 아닌 팀,운영을 위한 챔프이기 때문에 좋은 픽이었다.. 하지만 렉사이를 비롯해 쿠 타이거즈가 미드를 아주 정교하게 잘 노려서 트페는 계속 죽고만다. 여기서 엠비션의 선택이 아쉽다. 트페가 피즈 상대로 절대 이길 수 없는건 당연한것이다. 그리고 오늘의 쿠로는 압도적이지 않았다. 오리아나의 공기팡을 비롯해 2세트는 유틸에 가까운 룰루를 함으로써 딱히 보여준 것이 없었다.

그러면 엠비션이 트페가 무난하게 6렙까지만 찍게 봐줘야 하지 않았을까? 6렙까지만 버티면 트페는 민병대와 텔레포트 복귀, 그리고 q파밍으로 인해 죽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물론 한번의 갱킹으로 인해 피즈를 잡았지만, 쿠 타이거즈는 몇 번이고 계속해서 트페를 노리고 미드 다이브를 감행하여 트페를 쓸모없게 만드는데 성공한다.

물론 이후에 마오카이가 잘해서 이길 기회도 있었지만, 용 앞 한타에서 대패 후 게임을 지는데 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

 

 

아직 CJ에게는 롤드컵 선발전이 남아있다.

자신들이 자주 쓰는 챔피언인 쉔을 상대방이 가져갔을 때 그 대책은 정말 세우지 않고 오늘 경기에 나온 것이었을까?

오늘의 모습이라면 CJ는 롤드컵 선발전에서도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된다.

KOO와 KT, 둘 중 누가 와도 질 것으로 예상된다.

CJ는 짧은 시간안에 자신들의 단점을 빨리 보완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