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상 틀림

저번 칼럼에서 '카밀을 밴하는 팀을 없을 거라고 확신함. 카밀을 밴하는 팀은 반성해야 할 것.'이라는 말을 내가 했는데. 개소리였음. 카밀 존나 밴 잘 되고, 존나 셈. 객관적인 승률과 대회의 모습이 다르다는 걸 내가 간과한 거지. 승률이 의미가 있다면 애초에 쉔부터 픽이 안 됐겠지.

카밀이 자주 픽될 수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음. 첫째. 카밀 잘 잡는 챔피언들을 대회에서는 하기 힘들다. 카밀의 카운터라고 할 수 있는 애들은 죄다 유통기한, 뚜벅이, 솔랭형 챔피언들임. 솔랭에서야 라인전 이기면 겜 이길 정도지만 대회는 그게 아니란 말이지. 카밀을 풀어주고 일라오이 판테온을 하는 과감한 시도? 프로들은 할 수 없음. 타협해서 레넥톤 정도를 하지.

그리고 카밀은 현재 조합에 필수적인 탱커들을 잘 잡고 짤라먹기 메타에도 특화되어 있음. 내가 이 부분을 생각했어야 했는데, '카밀이 고인되기를!'이라는 개인의 희망사항을 칼럼에 반영해서 그릇된 분석을 한 것에 대해 미안함.

아무튼 7.3 주간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주간 자체가 좀 짧고, 달라진 것도 없어서 별 할 말은 없음. 그래서 7.4주간과 관련해서 얘기할 수밖에 없을 것 같음.


2. IEM

이번 7.3주간은 좀 짧음. 왜냐면 국제대회가 끼어있었기 때문이지. IEM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하자면, 할 게 없음. 왜냐면 본질적으로 내가 잘 안 챙겨봄.

그리고 해외 메타라고 한국하고 다를 것도 별로 없더라. 아이번이 유행한다는 것 정도? 해설진들이 말하는 것처럼 아이번은 못하는 팀이 못하는 걸 커버할 수 있게 해주는 챔이지 잘하는 팀이 더 잘하게 만들어주는 챔피언은 아닌 것 같아서 한국팀에서 유행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음.


3. 르렝카~ 르렝카~ 아직도 르렝카!

도대체 르렝카는 언제 죽는 거야? 라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음. 르, 렝, 카 셋 다 너프했는데 아직도 픽률 100%임. 셋 다 너프가 상당한 수준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르렝카의 기세는 떨어질 기미가 없음. 정글 쪽에서는 그나마 라이벌 구도였던 카직스 픽률만 너프로 떨어짐.

객관적으로, 7.4주간에서도 이 셋의 강세는 유지되지 않을까 싶음. 렝가는 원래 르렝카 중 최약체였고 간접 너프도 먹었지만, 르블랑과 카밀은 간접너프조차 먹은 게 없기 때문. 간간히 풀리기 시작했지만 기본적으로 밴을 깔고 가지.

라이엇 게임즈가 7.5 패치에서 '르블랑을 아예 죽여버려야겠어!'라는 각오로 W딜을 반토막냈는데 7.4가 오늘 시작하는 지금 르블랑 너프는 너무 먼 이야기고 렝가와 카밀은 그 때도 너프 먹은 게 없기 때문에 계속 나올 것 같음. 뭔가 예상치 못한 챔피언이 발굴되고, 그것이 연쇄적으로 메타를 변화시키는 일이 없다면 말이지.

르렝카가 왜 이렇게 강한가? 라고 묻는다면 난 유틸성을 꼽고 싶음. 물론 딜도 세지. 하지만 르블랑도, 렝가도, 카밀도 그 어떤 챔피언도 가지지 못한 독특한 유틸리티를 보유하고 있음. 그리고 그것의 가치가 현 메타에서 너무 높아. 특히 셋 다 짤라먹기를 잘 한다는 점이 르렝카를 포기하지 못하게 만들지.


4. 미드 암살자

미드 AD암살자. 제드 탈론. 사실 성능은 물관패치가 이뤄진 7.2 이후로 달라진 게 거의 없을 텐데도 불구하고 잠자코 있다가 이제서야 발굴되서 비교적 자주 나오기 시작했음.

7.3 주간의 가장 유의미한 변화임. 암살자 패치 이후로 어느 정도 등장이 예견됐다고 봐야지. 그동안 프로들도 쓸까 말까 고민 엄청 했을 거임. 암살자들은 결국 망하면 아무것도 할 것이 없기 때문에 팀 차원에서 암살자의 성장을 봐줘야 한다는 문제가 있거든.

솔직히 자주 나온 것도 아니고, 다양한 챔피언이 나온 것도 아니고, 전부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지만....... 등장과 활약 자체가 인상적이었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다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어떤 의미로 보면 라이엇의 챔피언 다양화 정책은 미드에서만 성공하는 것 같다는 느낌도 듬.


5. 봇라인

지난날, 양대쌍벽을 이루던 두 서포터들은 기가 막히게도 똑같이 소환수 너프를 먹었음. 그 중 자이라가 특히 타격이 심했지. 그 이전까지는 밴픽률 90%였는데 너프 먹고 50%로 떨어졌거든.

하지만 말자하의 집권은 여전하다. 자이라의 궁극기는 대체할 여지가 있지만, 말자하의 경우는 대체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자이라의 궁은 나미 궁으로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스카너를 서포터로 쓸 수는 없잖아. 상대에게 수은 장식띠를 강요하는 것만으로도 말자하는 팀에 골드상 이득을 가져다줌.

그렇지만 말자하의 답도 없는 라인전 압박능력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떠오른 챔피언. 카르마. 밴픽률이 확 올라갔음. 말자하는 기본형이 미드 챔피언이라 카르마처럼 팀에 다양한 유틸리티를 제공하진 못하지. 카르마는 라인전이 강한 짤챔 계열에 속하면서도 팀에 나미같은 유틸리티를 제공하는 점이 어필했다고 본다. 그리고 룰루. 룰루도 카르마와 동일한 짤챔이면서 유틸 계열인 서포터지만 카르마와는 다른 강점을 지니고 있지.(이건 룰루가 받은 버프의 영향이 크기도 하지만) 그 외에도 탱커형 서포터들도 보다 살아나서 자주 보이게 됐음.


6. 7.4주간?

마오카이랑 코르키 안 나옵니다. 끝.

걔네 둘이 '그 정도'로 너프를 먹었어야 했는지 잘 모르겠음. 물론 좋은 챔피언이었지. 근데 '그 정도'였나? 그냥저냥 조금 센 정도였던 것 같은데...... 마오카이처럼 마나소모량을 높이고 본래 가지고 있었던 기능을 삭제하는 너프는 카밀한테 하고, 코르키처럼 딜을 대폭 깎는 너프는 렝가한테 해줬으면 좋겠음.

마오카이와 코르키가 메타를 어지럽히는 챔피언이었던가. 난 그 자체부터가 회의적임. 그냥 지금 탑은 탱커가 좋아. 그래서 그라가스도 쓰는데 마오카이가 없어지면 그 자리를 그라가스나 노틸이 대신할 뿐이고, 코르키의 경우엔 대체할 챔피언들 차고도 넘침. 정 코르키를 너프하고 싶었으면 원딜로 입지를 지닐 수 있도록 치명타 시너지를 미사일에 달아주던가 하는 패치를 병행했으면 어땠을까 싶은데.

그 외의 유의미한 변화는, 글쎄올시다. 모두가 예측할 수 있는 수준의 변화일 것 같음. 그러면 본인은 7.4 롤챔스 주간 끝나면 다시 찾아오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