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서버에서 1591 블래스터를 키우고 있는 유저입니다.
다들 즐겁게 게임하시는 와중에 이런 글을 쓰게 되어 정말 죄송한 마음입니다
저도 강선이형, 그리고 로아를 정말 좋아하지만
어제 라이브에서 밝혀주신 밸패 일정은 정말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었습니다.

9월말 연속포격 각인 -> 포격강화 각인 변경 이후 블래스터 유저들은
3단계 버프 자동 ON, 아브 3관문 미로 포격모드 탑승시 무조건 사망, 반격 문제,
맞딜이 강요되는 구조, CC기에 맞으면 28~35초 주기의 딜사이클이 모조리 날아가는 점,
사거리가 짧은 W와 회전속도가 떨어지는 E를 한 자리에서 모두 맞춰야 하는 불합리함,
(거리가 멀면 W가 닿지 않고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조금만 움직여도 E 회전속도가 따라가질 못합니다)
화력버프 가시성 등의 문제점을 감수하면서 플레이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점이 한두개였다면 그것이 직업 고유의 개성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불합리함이 많아도 너무 많다보니 웬만한 하이퍼 리턴이 아니고서는 납득 불가능한 수준이었고
일부 불합리함의 해결, 또는 리턴의 상향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블래스터 유저들은 '3월을 기다리자, 어차피 내부지표로 고쳐줄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최대한 현재 상태에 적응하는데에 집중했고, 저도 그 중 하나입니다.

3단계 자동 버프는 스킬마다 차는 아덴 게이지를 외울만큼 플레이해서
보스의 주요 기믹 전 2.9단계를 유지하면서 플레이하고 있고,
3관문 미로는 수많은 사망 끝에 정확한 쿨타임을 알아내서 초 단위로 계산할수 있게 됐습니다

쳐맞딜 문제는 무식한 방어구 강화로 모든 레이드를 오버스펙으로 다니고
딜하면서도 체력바를 보다가 여차하면 포션컨을 하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맞으면서 하라고 있는 게임이 아니기 때문에 버티는건 한계가 있고
저희 하브 고정팟 서포터분은 이제 광시곡을 저한테만 쓰면서 플레이하고 계십니다.
또한 확률성이 있는 보스의 이동 패턴과, 플레이어에게 유도되는 장판딜/CC기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그저 이동을 안해주기를, 패턴 어그로가 저한테 안끌리기를 기도하면서 게임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스킬 일부가 3초 후에 떨어지는 블래스터는 버프 시간을 보면서 이번 버프에 스킬을 쓸 것인지,
다음 버프를 기다리거나 버프가 끝나고 나서 박아서 게이지를 수급할 것인지 판단해야 하는데

빨간 네모로 표시한 버프 시간을 보는 것이 남은 버프 시간을 확인할 유이한 방법입니다.
보통 레이드를 돌게 되면 아래 사진처럼 다른 버프들에 밀려나서 시간 확인이 안되는데

펫 효과가 두칸, 만찬이 한칸, 갈망 버프가 두칸을 차지하고 그 와중에 나머지 버프들을 받으면서
화력버프와 화력강화 표시가 안보이는 곳으로 밀려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버프를 확인할 나머지 방법은 버프창 왼쪽 끝에 있는 + 버튼에 마우스를 올려서
거기에 굉장히 보기 힘들게 표시된 남은 시간을 보는 것 뿐입니다.
하지만 아덴 스킬을 모두 사용하는데는 보통 13~16초의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동안 마우스는 보스를 향해있어야 하기 때문에 + 버튼으로 커서를 옮길 수가 없습니다.

물론 이것 역시 많은 경험을 통해서 '아덴을 이만큼 썼으면 버프 시간이 얼마정도 남았겠구나'
감으로 계산이 가능하지만, 보스 움직임을 보고 스킬을 쓰느라 시간이 지체되거나
보스 패턴을 피한 뒤 탑승하느라 버프 시간을 써버린다면 계산이 정말 힘듭니다.
특히 버프 시간을 대충 아는건 도움이 안되고 0.5초 단위로 정확하게 알아야 하기에 더 힘들고
구원세트 출시 이후 아이템 세트로 인해 받는 버프의 종류가 하나 늘어났기 때문에
구원을 사용할 때는 레이드에서 거의 100% 버프 시간이 뒤로 밀려버립니다.

이 외에도 정말 문제가 많지만 추리고 추린게 이정도입니다.
블래스터 유저들이 이러한 문제점들을 최대한 견디면서 기다린 이유는
이게 합리적이라서가 아니라, 참으면 패치가 될 것이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9월말부터 지금까지 반년의 시간을 견디면서
다른 문제들은 차치하고서라도 버프 가시성같이 밸런스와 무관한 문제나
3관문 강제 사망같은 심각한 문제도 해결해주지 않았지만 '조금만 기다리면 큰거 오나보다',
'빠른 시일 내에 아덴을 완전히 뜯어고쳐줄거라 버프 가시성같은 사소한 문제도 해결을 안해주나보다'
3월이 되어도 없데이트만이 계속되자 '로얄로더스 때문에 밸런스를 안건드리나보다'
행복회로를 굴리며 하염없이 기다려만 왔습니다.

특히 버프 가시성은 의도되지 않은 치명적인 문제이면서도
상대적으로 그 해결이 쉬운 편이었고, 실제로 타 직업들은 해결된 경우가 많았기에
빠른 시일 내에 우리도 해결되거나, 아예 개편을 받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제 라이브 내용을 보니 본 서버에 적용되려면 두달여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며
강선이형이 말씀하신 내용을 보면 '포격모드 중 배템 사용' 등 가지고 있는 문제들에 비해
정말 뜨뜻미지근한 극히 일부의 해결만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되고 나니 2각에 타대가 적용되는 버그나, 포탑에 질풍룬이 적용되는 버그를 수정한 것이
정말 당연히 해야 하는 버그 픽스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야속한 마음이 듭니다.
버그에 가까운, 핫픽스감인 여러 문제들이 있어도 해결해주지 않다가
직업에 유리한 버그는 나오자마자 바로 다음주에 알려진 이슈 목록에 뜨더니
몇주 내로 바로 수정이 되는 모습을 보니,

그동안 느끼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이미 누군가 말했으니까,
어련히 알아서 해결해줄거니까, 작업량이 많아서 시간이 걸릴테니까,
괜히 즐겁게 게임하는 사람들 분위기 깨기 싫으니까
이야기하지 않은 것이 잘못된 행동이었나 고민이 됩니다.
더 징징대고, 더 싸우고, 더 순하지 않았어야 했나 싶습니다.

밸런스에 대해서는, 지극히 주관적이며 내부지표를 모르는 제가 한발 물러설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는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에 비해 적은 리턴을 가지고 있다 생각하지만
패치 내용이 마음같지 않더라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었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직업 설계 외적인 요인으로 플레이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원래라면 감수할 필요가 없는 스트레스를 감수하면서 플레이하는 것은
직업에게 유리한 버그를 빠르게 픽스했듯이, 조속하게 해결해줘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를 반년 넘게 방치하고, 더군다나 비슷한 문제를 겪는 타 직업은
근래에 이런 문제가 해결된 사례들을 보면서 약간의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낍니다.

밸패만을 기다리며 참아왔습니다. 적어도 직업의 실제 성능은 그대로일지 몰라도
버그에 가까운 불합리함들은 밸패와 함께 고쳐질 것이라 생각했고,
3월 중순인 지금 기준, 그것이 빠른 시일 내일거라 생각해서 더 참았습니다.
제가 순한 유저로 지낸 것을 후회하지 않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