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에 염색 기능이 출시된 지도 1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났다. 염색기능이 출시되는 때 마침 마비노기라는 슈퍼 똥겜에서 대형 사건이 터져서 수많은 기술직 이민자들이 넘어왔으며, 저자도 그 중 하나였다. 저자는 로아갤에 염색 코드를 강제로 수정하는 공략을 작성했었고, 이후 로아팀에서 염색 코드 인게임 수정 기능을 추가해 주기도 하였다. 로아팀이 해당 글을 반영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당시 매우 행복하게 성불했던 진귀한 경험이었다.
그간 새로이 출시되는 아바타를 외형 가리지 않고 쓸어담다 보니 염색할 옷이 넘쳐나서 좋았지만, 마비노기의 카툰렌더링/플레이오네 엔진으로 인한 발색과 로스트아크의 3D/언리얼 엔진에서 나오는 발색의 느낌이 너무나도 달랐다. 그래서 마비노기에서 17년간 잘 쓰던 지향색을 눈물을 머금고 갈아치워야 했던 점은 정말이지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면 그 발색의 차이란 무엇일까? 


그림 1. 마비노기 인게임 상에서의 멀린 시암 블랙 지정 색상 염색 앰플

오늘 살펴볼 색은 마비노기 유저 사이에서 멀린리블이라 불리는, #020715 색이다. 색감을 논하기에 이만한 색도 없는 것 같아서, 다른 모든 색을 뒤로 하고 가져와 보았다.
마비노기는 기본적으로 카툰랜더링 게임이기 때문에 구도와 광원에 따라 검정색의 느낌이 확연히 차이가 나는 편이다. 특히 밝고 어두움, 그리고 가로등이 켜지고 꺼짐에 따라 옷에 발린 색상의 느낌도 달라진다.
따라서, 코드상 완전한 검정색인 #000000이라도 때에 따라 패션피플에겐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많은 유저들은 탁리블이라던지, 가리블이라던지 하는, 보다 색이 섞인 검정색을 사용해왔고 멀린리블도 그 중 하나였다. (물론 #020715를 취향으로 쓰는 유저도 많았다.)
하지만 로아에서 #020715를 적용하면, 특별한 색조합을 쓰지 않는 한 #000000과 구분짓기 어려울 정도로 비슷하게 표현된다. 물론 육안으로 충분히 구분 가능하지만, 이전보다 코디하기 힘들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예시를 들어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 저자는 쌉흑우이기 때문에, 로아를 하면서도 아직도 마비노기를 플레이하고 있다. 때문에 두 게임을 직접 비교할 수는 있었지만, 어째선지 마음속 한 켠이 씁쓸해졌다.



그림 2. 마비노기 인게임에서의 리블(좌, #000000)과 멀린 시암 블랙(우, #020715)의 발색 차이 (코트부분)


먼저 마비노기라는 게임에서 #000000과 #020715의 색 차이는 위 그림과 같다. 대충 봐도 우측 #020715가 좀 더 자연스러운 검정색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실제 인게임에서 적용시 모든 광원에서 자연스럽다는 장점이 있다. 그리고 진짜 개 더럽게 비싸다. 저 빌어먹을놈의 지염 하나가 무슨 현금으로 1000원이나 해


그림 3. 로스트아크 인게임에서의 멀린 시암 블랙(좌, #020715)과 리블(우, #000000)의 발색 차이 (자켓부분)

반면 로스트아크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가장 밝은 빛의 도시인 아리안오브에서 촬영한 것임에도 불구, 자세히 보지 않으면 두 색 사이의 차이가 좀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마비노기에서 즐겨 쓰던 수많은 색들은 로스트아크에서 활용할 수 없었다. 물론 염색 시스템 자체가 로아쪽이 훨씬 진보되어있어, 패턴과 광택을 통한 다채로운 색 조합이 가능하다는 것은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로아에서 더 재미난 염색질을 하며 살고있기도 하다.
하지만 색감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색 추천을 받게 될 것이다. 색을 추천해 주는 사람 중 적지 않은 사람이 마비노기에서 유행하던 색을 추천해주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색감을 추구하려면 다른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답은 '명도 조절'이다.
로아가 아무리 광원이 밝아도, 의상의 발색 면에선 대체로 어둡게 표현되곤 한다. 이는 다소 잔인하고 암울한 표현이 많은 로아 특성상,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한 설정인 것으로 추측된다.
본래 마비노기에서 #000000을 다른 색으로 대체하려 한 것도, 밋밋하고 어둡기만 한 리블을 극복하려 한 것인 만큼 로아에서도 명도를 조절하는 것 만으로 훨씬 자연스러운 표현이 가능하다.

예시를 들면 다음과 같다.


그림 4. 명도를 대폭 올린 색 #222735 적용 예시 (자켓부분)

위 그림은 기존의 멀린 시암 블랙에 명도를 대폭 올려 적용한 예시다(#020715 → #222735). 이전 사진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빛을 잡아먹는 두 색에 비해 광원을 자연스럽게 흡수하면서 실제 옷의 색상에 가까운 느낌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어두운 색은 로아 내에서 더욱 어둡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으니, 10~20정도의 명도만 더 올려서 적용해주면 보다 더 자연스러운 색상 표현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
좀 더 다양한 예시를 들고 싶었으나, 랩미팅 시간이 다가오기 때문에 이정도에서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더 많은 염색 관련 팁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사실, 위에서 말했듯이 색에 대한 조예가 있다면 이런 사실은 진작에 간파하고 자신만의 색을 찾아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미 염색 시스템이 나온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추천하는 색들 하나하나 놀라울정도로 아름다운 것들이 많았고, 그 엄청난 센스에 감탄스럽고 존경스러움을 느꼈다.
다만 색 추천에서 아직 싴겔러스나 마난민 염색팁을 가져다 그대로 쓰는 사람들이 종종 보였기 때문에, 남는 시간을 잠시 할애해서 소소하게 글을 쓰게 되었다.
비록 대부분의 사람에게 도움이 안될지도 모르지만, 도움이 되는 사람이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