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때부터 고기이기만 하면 상관없던 나지만
엄마가 해준 제육볶음을 제일 좋아했다.

그래서 가끔 고기반찬이 없는 날에는
안 먹겠다면 울며 투정을 부렸고
그런 나를 위해 계란후라이를 얼른 만들어 주셨다.
그러면 눈물을 똑똑 떨어트리며 밥을 먹기 시작했다.

주변에선 나를 제육 못 먹다 죽은 귀신이라고 불렀다.
심지어 소풍 가는 날 엄마는 김밥과 제육볶음을 싸주셨고
도시락을 열면 애들이 내 옆에 우르르 모여 한입만 달라했고
괜스레 으쓱해져 같이 나눠 먹었다.

어른이 된 지금도 제육을 좋아한다.
주변에 잘하는 제육볶음 집이 있어 자주 배달시키곤 한다.
1인에 14000원이지만 고기가 많아 먹으면 꽤 든든하다.

현관문을 열어 문앞에 놓인 봉지를 챙겼다.
컴퓨터 앞에 앉아 봉지를 풀어 음식을 꺼냈다.
아직 먹진 않았지만 사진을 찍으면서
맛있어요라고 리뷰를 남겼다.

여기는 리뷰를 남기면 계란후라이를 서비스로 준다.
나는 엄마한테 리뷰 하나 준 적 없는데
왜 계란후라이를 해준 걸까?

전에 한번 엄마한테 물어본 적 있다.
내가 먹지도 않는 가지무침은 왜 자꾸 만드냐고

그 때 엄마는 웃으며 하나 먹어봐 맛있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