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라로 재밌게 놀다가 97돌이 깎인 기념 두 세팅 다 해보기로 해서 권왕도 한 번 즐겨보려고 했다.

뭐 스킬트리가 되게 많은 걸로 아는데
나는 처음으로 보게 된 금강난격&백렬권 트리를 채용했다.

일단 사거리가 더럽게 짧다.
연의봉권이랑 백렬권 진짜 뒤지게 짧다.
금강난격은 수라 때도 잘 쓰고 다녔어서 익숙한데 이 두 스킬은 사거리가 뒤지게 짧아서 헷갈린다.
이정도로 사거리가 짧은 스킬은 처음 겪어봐서 좀 난감하긴 했다.

이동기가 은근 자유롭지 못하다.
수라는 개사기 스킬인 권왕의 진격을 약 11m를 움직이며 적을 적중하지 않아도 이 스킬 하나만으로도 아드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쿨타임이 짦다.
심지어 휩쓸기로 중간 중간 기력을 채울 수 있었지만 권왕은 기력을 미친듯이 과소비 하기 때문에 권왕 쿨이 돌아와도 쓸 수가 없어 아드 유지에 실패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권왕은 극특치라 신속 쿨감을 땡겨올 수도 없어 쿨타임도 짧지 않은 데다, 트포로 이동 거리를 5m 증가시키는 트포를 사용할 수 없고, 무시할 수 없는 아덴 짤수급기라서 보스를 타격해야 되는 바람에 조금 번거로웠다.
비뢰격은 쿨타임이 빡빡한 시너지 스킬이고 유성낙하는 천기심권에 버금가는 딜링기라 오직 이동만을 위해 사용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런 이동 스킬이 아예 없는 것 보다는 백만배천만배 나았다. 일리아칸 같은 데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했다.
그저 수라 만큼 유동적이게 활용할 수 없음이 아쉬웠을 뿐이다.

아덴을 마음대로 끌 수가 없다.
상황에 따라 기믹타임 때문에 쿨감보다는 아덴을 빨리 끈 다음에 다음 아덴을 채우고 싶은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었는데, X키를 눌러도 아덴이 꺼지지 않았다.
이럴 때 가끔은 만월 소울이터가 아른거리긴 했다. 그러나 아덴 채우는 속도가 만월/처단 같은 애들보다 훨씬 빠른 편이라 그렇게 큰 문제거리는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거슬렸을 뿐이다.

잔혈행동이 잦아진다.
평캔을 이용해 쿨감을 땡겨오려다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쿨감을 하려다가 서폿의 뒷목을 붙잡케 하는 상황이 내가 봐도 많았다.
아마 똑같이 쿨감을 활용하는 버스트를 해도 이런 잔혈행동이 잦아지지 않을까 싶다.
쿨감을 땡겨오지 못하면 아덴을 100% 다 채워놔도 파천섬광 쿨타임이 한참 남아 이걸 켜야 될지 말아야 될지 고민되는 순간이 많았다.
그래도 스킬 싸이클을 천기심권으로 스타트를 끊어 파천섬광을 조금 나중에 쓰는 방향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싸이클이 살짝 꼬여도 대체 방안이 많은 것 같아 참 좋은 것 같다.

티저 영상에서 내가 브레이커에 반한 이유가 허공에 건틀릿이 나와서 적을 타격하는 모습의 천기심권 스킬이었는데, 수라에서는 이를 사용하지 못했다가 권왕에서 드디어 이걸 활용하니 만족감이 높았다.
역시 모션은 매우 멋있는 스킬이다. 그런 김에 경면좀 달아달라. 시전속도가 매우 빨라 끊길 걱정은 딱히 없긴 한데 그래도 불안하다. 이것까지 경면이 있으면 참 완벽한 캐릭일 텐데.
개사기캐를 만들거면 확실하게 만들어버리지 그랬냐. 크아악

영수증이 잘 나온다.
평소에 키워본 영수증 딜러라 하믄 비기 버서커의 각성기랑 고기 워로드 뿐이었는데, 이렇게 제대로된 영수증 아덴 딜러를 키워보니 매우 쾌감이 넘친다.
권왕은 노크리가 잦긴 하지만, 크리가 터지면 일단 기본 3억부터 시작한다.
파천섬광이 개맛도리다.
최고점으로는 5억까지 봤다.
평소에 딜보다는 레이드 자체에 집중하는 편이라
라카이서스에서 생존과 구속구 등 기믹한다고 5억 이상의 영수증 대미지를 제대로 못 봤던 것 같다. 영상 녹화라도 해서 나중에 구경할걸.



극특 폭딜캐를 처음 경험해봐서 권왕에 대한 내 평가는 이러하다.
수라를 하면서도 느꼈던 것인데, '이번에 딜각을 너무 못 잡았는데? 잔혈 못 먹는 거 아니야?' 싶은 판에도 잔혈을 먹는 판이 잦았다.
이 녀석은 사기캐가 맞다.
위에 서술했던 사거리 문제, 노경면 천기심권과 따로 언급은 안 했지만 평타와, off가 안 되는 아덴 등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그걸 뛰어넘어도 한참 뛰어넘는 성능이 이러한 불편함을 감출 수 있는 것 같다.
역시 무조건 딜만 높으면 단점이 다 상쇄되는 것 같다.
이게 맞는건가?
이게 올바른 게임의 방향성인진 모르겠다.
아덴(수급기 포함) 빗맞음, 경직으로 인한 끊김, 노크리 등의 환경변수가 잦았음에도 떡하니 잔혈을 먹을 수 있다니

내 실력에 정비례하지 못하는 성능을 보자하니 신기하면서도 당혹스럽다. 그동안 손차이가 실존할 것이다 하고 굳게 믿었었는데 이렇게 실수가 잦은 판에도 당당히 MVP창에 모습을 보이는 내 캐릭터를 보자하니 너 정체가 뭐니..? 싶다.
수라 때는 워낙 익숙해져서 놀라진 않았었는데 권왕에서도 그 체감을 확연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일단 나는 권왕보다는 수라를 더 선호할 것 같다.
권왕은 이렇게 서술할 수 있는 단점이라도 있었지 수라는 진짜 없기 때문이다.
1600 방금 막 찍은 모코코 친구가 브레이커를 생성하길래 헤드딜러는 처음이라 어려울 테니까 일단 타대인 권왕이나 해봐라 하고 조언해줬는데
과거의 내가 밉다. 수라나 시킬걸.

브레이커는.. 모르겠다. 밸런스는 마음 놓인지 꽤 되긴 했는데 수라로 둔감해진 밸런스에 대한 감각을 권왕으로 다시 상기하니 피부가 따가운 것만 같다.
깡딜을 와장창 내려버리면 해결될까?
왜 이런 캐릭터를 창조해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앞으로의 로아 밸런스는 어떻게 될 지 감이 안 온다. 스마게 스스로는 감당할 수 있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