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오랜 시간동안, 과현 한국형 PRG는 무엇이며, 언제 볼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해 왔다.
국산 최고의 RPG를 자처하는 수많은 한국 게임 회사의 게임을 해오면서 상처받고,
진심 우리나라 RPG 플레이어는 다 죽어라는 소리인가 싶었다.

그렇게 배신당하면서도 포기하지 못하고,
길드워 같은 갓겜의 열반에 오른 외국 게임으로 옮겨가지 못한 이유는,
마치 13년동안 홈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이적하지 않은 웨인 루니의 심정은 아니었을까.

그러던 중 2014년,
인턴 지원했다가 떨어진 스마일게이트에서 큰 준비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600억의 가치, 로스트 아크...
솔찍히 제무재표 보면 알겠지만,
이거 망하면 스마일게이트도 어떻게 될지 모를, 그정도의 투자였다.
두려웠다, 아무리 인턴으로 뽑아 주지 않은 회사였지만 그래도 나름 좋아하는 게임사였는데
이렇게 큰 도전을 해서 없어질수도 있다는 것이.
그리고 제작 발표회를 끝으로 아무런 소식도 접하지 못했다.

그 후 2년, 웨인 루니가 드디어 에버턴 FC로 이적을 해버렸다.
나 또한 그를 보며 결정했다.
로스트 아크가 나의 마지막 한국형 RPG에 거는 희망이 되길.

결과물은 화려했다.
여캐는 매혹적이고, 남캐는 로망적이다.
룩딸의 완성, 이것이야 말로 한국적 RPG에서 빠질수 없는 요소였다.
얼마나 많은 아트워크 디자이너들이 밤날을 새며 일했을까,
눈물이 났다.

다음은 게임성이었다.
쓸데없이 큰 데미지 표시, 체력바, 텍스트에 꽉차는 UI화면등
이러한 한국적 RPG 요소를 예상했던 것과 달리 너무나 미려하게 나왔다.
마치 디자이너가 컨셉아트를 공대생한테 던지며 '자 만드세요' 라고 한게 아닌
같이 앉아서 이런 이렇게 해보는게 어떨까 싶은 그런 느낌이었다.

하, 2차 CBT 밖에 한것이 없지만 이렇게 한국형 RPG라는 점에 가슴 떨리다니.
마치 논산에서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을 읽었을때 마냥,
설명하지 못할 멍울이 가슴에 맺히는듯 하였다.
그것은 소년 시절의 동경 마냥,
결코 다다를수 없는 멀고먼 이상향이라 생각했다.
로스트 아크가 나의 그 생각을 틀렸다고 증명해주기 까지
10년이 걸렸다.

신파극은 이것으로 끝이다.
한국 PRG의 시작이자 끝
로스트 아크, 꽃길만 걷게 얼른 나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