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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글쓰기에 앞서 밝히지만 본인은 RPG 게임을 로스트아크로 처음 접하는 평범한 유저다. 오픈 베타 때 처음으로 로스트아크를 접했고, 처음 접하는 RPG인만큼 PVP나 PVE, 생활이나 항해, 어느 하나의 컨텐츠만을 중점적으로 플레이하지 않고 모든 컨텐츠를 될 수 있는한 플레이하려고 노력했으며 오픈 이후 나름의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자기만족적인 성과, 남들과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지표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아이템 레벨이 나보다 높은 사람이 1000명을 넘지 않으니까. 4단계 최종 레이드보스인 타이탈로스까지 클리어했으니까. PVP는 아직 골드지만. 게임이 다 그렇지만 자기만족이 가장 크다.



여태 나는 워로드 게시판에 무수히 많은 뻘글도 쓰고, 징징글도 쓰고, 레이드 클리어를 할 때마다 기쁨에 겨워서 ~~클리어 했습니다. 요즘 워로드 상위권 유저분들이 클리어 영상을 잘 안올려주셔서 제가 깬 것이라도 올려봅니다. 그런 평범한 글을 쓰곤 했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분쟁(?)이라고 한다면, 내가 막 쌍레기에 처음 들어왔을 때로 기억하고 있다. 워로드라는 직업이 너무 쓰레기같이 느껴지는데, 그이전의 레이드에서 나를 잘한다고 칭찬하던 사람-그래서 친구추가가 되어있었던-이 초대한 파티에서 딜부족으로 클리어를 못하고서 그냥 레이드 구조가 너무 기형적으로 느껴져서 [무력화]라는 시스템 자체가 쓸모가 없다. 무력화를 해봤자 클리어타임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무력화가 딜로 환원되는 크로마니움같은 레이드에서나 쓰일 법 하다. 라는 요지의 글을 썼었다. 하지만 그 때 쌍레기에 진입한 전 서버의 인원은 100명 내외였고, 분명히 지금와서는 다른 분들도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지만 그당시 내가 몇몇 분들에게 욕을 먹었던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공감할 수 없는 부분도 있으니까.

이제와서 이런 징징글을 새삼스럽게 압축해서 쓰는 이유는, 더이상 워징징글을 워로드 게시판에 쓰지 않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말하지만, 징징거려서 남는 것은 없다. 그냥 자기의 불만을 누군가에게 토로하고 공감받음으로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잠시, 잠시라도 덜어내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나 스스로가 일개 유저에 불과하고 나의 건의사항, 혹은 어느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여론이 게임의 패치노트로 환원되는 일은 거~진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무력감 속에서 아무리 이 곳에서 징징거려봤자 그건 생판모르는 남과 의견대립하고 싶다든가, 감정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과 다르지않은 일이다.

라고 써두고서 마지막 징징글을 굳이 쓰는 이유는 그냥 그만큼 요 며칠간 지쳤기 때문이다. 같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쌍레기 때부터 같이 게임을 해왔고 최근에는 내가 혹한의 헬가이아에서 악세 운이 좋지 않아 11일 정도를 정체하다가, 그 사람들은 타이탈로스를 먼저 클리어하고 오늘은 그사람들과 같이 타이탈로스를 클리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저히 여태 잘해오던 게임이 턱하니 가슴속 깊은 곳부터 막혀서 잘 되지가 않는다. 우리 워로드님은 아주 수월하게 타이탈로스 클리어하네~ 누구는 기습의대가에 슈차각2 박고도 몇시간동안 구직 안된다고 디코에서 징징거리던데.

?

워로드를 빼고 다른 딜러를 넣었다면 훨씬 쉽지 않았을까? 내가 워로드라서 민폐인건가? 그냥 단순히 같이 게임을 해온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 받아주는거겠지?

그런 ? 들이 너무 많아서 나 스스로도 왜 징징거리는지, 그리고 남들이 어느 부분에서 징징거리는지 좀 내가 보기 편하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됬다.



[당신이 워로드를 손절해야하는 첫번째 이유]

" 레이드 난이도가 너무 낮다 "

먼저, 이 모든 글의 전제에는 이 게임의 메인-컨텐츠가 레이드라는 것을 가정하고 있다. 물론 다른 것에 중점을 두는 유저들도 많겠지만 실제로 게임 제작 의도에서든 무엇에서든 레이드가 메인컨텐츠가 맞으니까.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서 레이드 난이도가 낮다는 사실에는 어쩌면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수도 있다. 님만 그래요. 님이 겜창이라 그래요. 님이 금손이라 그래요. 아니다. 나는 게임을 그렇게까지 잘하지 않는다. 나 스스로 쉽다고 말하는 레이드 보스들에서 데카도 수두룩하게 써왔고 몇 번씩이고 트라이를 해서 깬 보스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레이드 난이도는 적절하거나 어려운게 아닌가요?

라고 말하기에는, 지금의 대부분의 유저들이 레이드 난이도가 어렵다, 라고 느끼는 부분은 적정 아이템레벨이 아니라 그 아래의 스펙컷으로 레이드를 클리어하려고 했을 때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나크 공격력 1050컷은 왜 만들어졌는가? 아니, 스펙컷은 대부분이 아니라 그냥 99%다. 딜이 10분쳐서 체력 30%남는 스펙인데 클리어를 못하는 파티를 봤는가? 너프 전 칼벤투스라면 그럴 수도 있지.. 그렇지만 현재의 레이드에서 그런 레이드 보스가 있는가?

단순 딜부족. 그게 충족되면 데카가 부족해서 클리어를 못하는 경우는 정~말 적어진다. 레이드 보스를 물론 한 5번 볼 때 까지는 조금 익숙하지 않고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유튜브 영상정도 보고 한 5판정도 헤딩해보면 패턴에는 대부분 익숙해진다. 거기다 이 게임의 포션은 60% 회복약을 7개까지도 들게해주는 미친 구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사용할 일은 이제 사실상 없다. 칼벤투스 너프 이후로 루페온 정령의 가호 가격은 80골드에서 60골드까지 떨어졌다. 단순 사재기꾼들이 가격을 낮춰서? 채집인원이 많아져서? 어쩜 그럴수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정령의 가호를 써야할만큼의 어려운 레이드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이게 워로드를 손절해야하는 첫번째 이유인가?

워로드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무력화], [도발], [넬라(정화든, 뎀감이든)].... [......딜로드(약함)]다. 딜로드를 할거면 다른 딜러직군을 하면 2~3배 강하다는 사실은 새삼스럽게 이 글에서 말할 필요가 없고.. 그렇다면 워로드만의 특성, 워로드 만의 강점, 경영학에서도 항상 자신의 강점을 살려서 판매전략을 수립하라고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워로드가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은 타 직군에 비해 누구보다 강력한 무력화 능력과 도발을 통한 일부 패턴의 캔슬, 넬라시아의 기운이라는 준수한 데미지 감소 스킬로 파티의 안정성을 보장해주는 역할일 것이다.

그런데 필요가 없다. 레이드 난이도가 너무 쉬워서.

[무력화]가 정말 필요한 보스-라고 한다면 크로마니움, 헬가이아, 중갑 나크라세나(?)가 전부다. 용암 크로마니움을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딜찍누 파티가 훨~씬 시간이 많이 남고 여유롭다. 근데 이것도 웃긴게, 이 보스들은 무력화가 필요한게 아니다. 정말 구체적으로 말하면 특정 패턴을 끊는 순간무력화가 필요한 것이다. 그 패턴의 순간을 제외한다면, 무력화라는 스텟 자체가 클리어에 영향을 미치는 보스는 크로마니움정도가 끝일 것이다. 크로마니움은 눕히면 그만큼 데미지가 많이 들어가니까. 중나크는.. 솔직히 무력화가 그렇게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엉덩이에 딱 붙어있으면 터지는 데미지를 받지 않기도 하고 쫄패턴 보기전에 눕히기만 하면 꼬리를 자를 수 있으니까. 그리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현재 레이드 보스 중에 그나마 난이도가 있는 보스는 중갑 나크라세나 1개라고 생각한다. 다른 레이드 보스의 난이도는..

도발이 필요한 레이드보스가 있는가? 쓰고 나면 랜덤패턴이 튀어나오는데? 물론 어레기 확정 프리딜패턴x2라던가, 돌진을 중간에 멈춘다던가, 팀원을 세이브한다던가 할 수 있지만 그런 상황자체가 나오질 않는데?

넬라시아의 기운 : 정화의 역설. 정화를 쓰려면 아군이 맞은 상태여야 쓸 수 있는데 데미지 감소는 넬라시아의 기운을 사용해야만 들어간다. 사용 후에 아군이 데미지를 입어야만 효율을 볼 수 있는 스킬. 바드가 레이드 파티에 1명은 무조건 들어가는 상황에서 고효율을 기대할 수 없는 스킬이다. 뭐 아군이 넬라시아가 켜있는 동안 계~속 뚜까맞는다면 효율이야 나오겠다만, 작금의 레이드 난이도에서 초행이 아니고서야 그렇게 맞는 파티원이 있는가?

워로드의 강점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요소들이, 필요가 없다. 레이드 난이도가 도발로 막 위험한 패턴을 끊어야 클리어가 편하거나, 넬라로 뎀감을 받아야 포션을 확 아낄 수 있다거나, 하는 그정도의 수준이 아니다. 홍염의 요호, 혹한의 헬가이아를 플레이했던 사람들이 이제는 많으니까.. 그 레이드 보스들을 깨면서 혹시 졸음을 느껴본 적이 있는가?

이건 비단 워로드만의 문제가 아니긴 하다. 당신은 카오스 던전을 클리어하고서 무언가 뿌듯함을 느낀적이 있는가? 단순히 상자를 얻기 위해서 클리어하고 에이 중복부위나왔네 씨X, 하고서 하루를 마무리하지는 않는가? 난이도 낮은 레이드가 첫 트라이를 제외하고서 그 어떤 긴장감을 유저에게 줄 수 있을까. 단순히 숙제가 되는 것이 아닐까.


[당신이 워로드를 손절해야하는 두번째 이유]

" 워로드가 레이드 난이도를 높인다 "

앞서 말한, "레이드 난이도가 어렵다고 느끼는 99%의 유저"들의 원인인 데미지 부족, 혹은 클리어 타임의 아슬아슬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워로드를 파티에서 배제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까지 해야하냐고? 그렇게하면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하면 악세뺑이를 도는데 시간을 훨씬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데미지는 정~말 충분한데 데카를 다 써서 보스 클리어를 못하는 초행파티의 경우에는, 워로드가 조금의 도움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초행 이후에는?

초행 이후에는 어느정도 스펙이 상승해서, 별 특이사항이 없다면 무난하게 레이드를 클리어하고 영혼을 수확할 수 있게 된다. 그 시점부터 레이드 난이도를 상승시키는 것은.. 만약 파티에 워로드가 있다면, 워로드다. 10분에 클리어 할 보스를 15분까지 끌고간다면, 5분 동안 더 보는 패턴동안에 위험요소는 얼마가 더 있을 것이며 그 때 소모될 신호탄, 포션의 골드는 또 얼마일 것인가. 당신은 당신이 빠진 파티의 클리어타임을 생각해본 적 있는가? 혹한의 헬가이아의 예를 들어보면, 갓 적정렙이 된 "뇌 속 무 기" 워로드가 낀 파티는 4신호탄을 쓰는 반면 갓 적정렙이 된 "뇌 속 무 기" 시너지딜러-이를테면 기공사나 배틀마스터-가 낀 파티는 2~3신호탄으로 충분히 뺑이를 돌 수 있다. 패턴을 더 보는 5분동안 다른 파티원들의 배틀템 소모도 배가된다. 레이드 난이도를 올려서 파티원들을 지루하지 않게 해주기 위해서? 피로는 누적된다. 악세를 먹기 위해 뺑이를 도는 경우는 더욱 심하다. 

내가 혹한의 헬가이아 뺑이 도중에 6분 40초 컷을 하고서 처음 한 생각은, 와 워로드 기공 아르카나 세다-가 아니라, 워로드를 빼고 다른 시너지딜러나 인파이터라던가 딜러직군을 넣었으면 클리어타임이 얼마나 더 짧았을까였다.





[당신이 워로드를 손절해야하는 세번째 이유]

" 실은, 당신 스스로는 캐릭터를 손절할 이유가 없다 "


게임을 무엇으로 하는가? PVP를 하면서 남들보다 좋은 자신의 컨트롤에 칭찬받을 때의 기쁨일 수도 있고, 올라가는 아이템 레벨을 보면서 흐뭇해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맨 처음에 글을 쓰기 전에도 말했듯이 결국 RPG게임은 자기만족이다(라고 생각한다). 내가 워로드를 이 게임이 처음 열리고 고른 이유는 건랜스가 멋있었고, 중갑 직업을 인생 처음으로 한 번쯤 해보고 싶어서였다. 뭐 성능이 엄청 좋을 것 같아서, 클로즈베타 때 워로드가 다 사기라고 해서 그런게 아니었다는 말이다. 모 스트리머가 한 말이 있다. 결국 성능충들은 매 번 밸런스 패치때마다 자신의 직업이 상향될 가능성보다 하향될 가능성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다른 직업으로 갈아탈 것인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직군을 하는 것이 정답이다. 자기가 만족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할 수 있는게 정답이다.

워로드는 성능에 문제가 있는 직업이다.(O)
워로드는 성능에 문제가 있으므로 삭제하고 다른 직업을 키우자.(X)
워로드는 성능에 문제가 있으므로 이러이러한 상향을 해줬으면 좋겠다.(반영될 가능성은 거희 없지만 그냥 희망사항.)

내가 지금 현탐에 빠진 것은 같이 게임하는 사람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민폐가 된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 어쩌면 이런 생각이 조금 더 깊어지면 다른 캐릭터를 키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그냥 본인이 애정을 가진 직업을 마음편하게, 혹은 독심을 가진 채로 지켜보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성능충은 할 짓이 못 된다.




당신 스스로는 캐릭터를 손절할 이유가 없다.

그렇지만, 워로드가 아닌 다른 직업이 레이드에서 워로드를 거르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야한다. 그 사실에 가슴아플 이유도 없고 징징거릴 이유도 없다.





워로드가 성능에 문제가 있다는 말에 나는 아닌데? 나는 괜찮은데?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고, 나는 파티 잘 껴서 가는데?

오히려 그런 사람들의 의견의 최첨단에 있는게 본인일 것이다. 본인은 베르투스 때까지 나름 선두그룹 중에서도 공팟만을 계속 고집하는 유저였지만 공팟도 상위권은 얼마 없다보니 사람들끼리 알음알음 친추해서 고정파티로 돌게 되었고, 베르투스 이후로는 거진 고정팟으로 파티를 다녀서 구직이 어렵다~ 다 거른다~ 하는 말에도 가끔 공팟을 돌면서 와 어렵긴하네.. 하는 정도의 공감만을 했을 뿐 레이드 영혼 수확을 못한 날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런 고정으로 같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함과 [민폐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성능을 확실하게 체감하고 있는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