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이도의 정의가 뭘까요? "허수아비에서 실현 가능한 이상적 DPS를 실전 레이드에서 발휘하는 것"이라 하면 이슬비가 쉬운 직각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실제 지표에서도 맞을겁니다. 허수아비 기준으로는 질풍보다 DPS가 낮은 이슬비가 밸런스 패치에서는 질풍보다 더 너프를 심하게 당했고 이후에 받은 버프에서도 이슬비가 질풍보다 더 버프받은 적은 없으니까요.

근데 제게는 난이도 관련된 논쟁은 별 의미가 없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오픈 직후 한달 정도 제외하면 계속 이슬비만 플레이해왔고 예전엔 연구글도 많이 썼어요. 근데 그걸 그만둔게 1년이 넘었습니다. 이슬비는 출시 직후 6멸5홍 소센 트리가 완성된 이후에는 아예 변화가 멈춘 직업이 됐고 흥미를 잃었거든요.

저는 솔직히 이슬비의 성능에 그렇게까지 불만을 가졌던 적은 없어요(카멘 초창기 제외). 최근에 베히모스에서도 스펙 좋은 것도 아닌데 폭풍 풀스택 유지하면서 3주 연속 밑줄 먹고있어서 나름 만족하고 있었고요. 근데 그래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생겼냐?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결국 재미가 없어요. 제가 이슬비로 상아탑, 카멘, 에키, 베히모스까지 계속 엔컨을 첫주 트라이하고 열심히 키웠지만 결국 얘를 부캐로 결정했던 가장 큰 이유는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고요.


사실 출시 초창기에는 이슬비가 장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니 너프를 먹었겠죠). 근데 그 때도 이슬비의 장점이라고 해봐야 "딜몰이가 준수하고 특화딜러 치고 안정성과 기동성이 좋고 (파괴 제외)기믹 수행력이 괜찮다" 였습니다. 특출난 장점과 개성 없는 캐릭터다 보니 그때도 인기는 질풍에 밀렸고요.

근데 여러 직업들의 구조개선이 뒤따르면서 성능까지 밀리게 되니 이슬비는 정말 특색 없는 평범한 딜러가 되어버렸어요. 질풍은 차라리 고점 빌드와 시너지라도 있지, 이슬비는 빌드의 다양성도 없고 시너지도 없고 사이클조차도 소센돌소뙤싹 뇌 빼고 굴려도 되는 직업인데 뭔 매력이 있겠습니까.

(이건 사실 기상이라는 직업 자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질풍이 '그나마' 나은 입장에 있는거지, 솔직히 기상 이후 출시된 다른 직업들에 비해서 질풍이 얼마나 유니크한 부분이 있나요?)

초각성 때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저는 이슬비의 빌드와 아덴과 스킬 사이클 구조 자체에 변화를 줄만한 요소가 반드시 추가되기를 바랍니다. 그런 변화 없이는 이슬비는 로스트아크의 여러 직각을 통틀어 봐도 가장 매력 없고 특색 없는 직각으로 남을 수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