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참으로 기묘한 존재다.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단 나흘이라는 시간을 바라보며 오늘 밤의 잠을 청한다. 월요일이든 화요일이든, 어쨌든 눈앞에 놓인 근무일을 하나씩 견뎌내다 보면 어느 순간 문득 깨닫게 된다. “그래도 4일만 근무하면 된다.”

어쩌면 삶이라는 것은 이런 작은 희망들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거창한 행복이나 위대한 성취가 아니라, 고작 4일 뒤에 찾아올 휴식을 기다리며 하루를 살아내는 것. 인간은 미래의 자신에게 끊임없이 희망을 외주 준다. 오늘의 나는 힘들지만, 내일의 나는 조금 덜 힘들 것이며, 4일 뒤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믿으면서.

그러나 생각해 보면 4일이라는 시간도 결코 짧지 않다. 하루가 시작되고, 출근을 하고, 시간을 견디고, 퇴근을 하고, 다시 잠들고… 그렇게 네 번을 반복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네 번의 과정을 하나의 숫자로 압축한다. ‘4일.’ 인간이 절망을 견디는 방법은 어쩌면 고통의 시간을 숫자로 바꾸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 잠자리에 누워 생각한다.

내일이 오면 또 하루가 시작되겠지만, 아직은 오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출근하지 않아도 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침대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나는 잠시 미래의 노동으로부터 자유롭다.

그러므로 오늘 밤은 4일이라는 희망을 품고 잠들어야 하는가.

아마 그래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에게 내일을 견디게 하는 것은 내일 그 자체가 아니라, 내일이 지나간 뒤에는 무언가 좋은 것이 기다리고 있다는 믿음이기 때문이다.

4일만 버티면 된다.

그리고 이 말을 되뇌며 잠드는 순간, 어쩌면 우리는 이미 내일을 조금이나마 이겨낸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