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비유 혹은 모티브를 통해 그동안의 스토리를 요약합니다. 스포일러 있습니다.

뇌피셜로 끼워맞추는 부분도 있으니 재미로 보세요.


















0. 기존의 스토리

기존의 메이플스토리의 스토리라인은 '여러 직업군 (모험가, 영웅, 레지스탕스, 시그너스, 노바, 레프 등) 들이

거대한 악인 검은 마법사에 맞선다' 였습니다.



이런 다양한 직업들은 매트릭스에서 구원자인 네오가 낮에는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가짜세계의 회사원인 그는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구원자가 됩니다.

그리고 메이플스토리에서 이는 대적자로 치환되며 유저들이 자신의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해치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1. 검은 마법사의 봉인

륀느의 눈을 감긴 검은 마법사가 프리드를 비롯한 영웅들에 의해 봉인석으로 봉인당하는 시점부터

에스페라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는 고정되었습니다.

에스페라에서 대적자가 타나의 살고자하는 자유의지를 존중하면서, 타나를 죽이지 않기로 하는 결정을 내림으로서

미래가 바뀌기 전까지 말이죠.


2. 대적자의 탄생



블랙헤븐에서 시그너스는 신수의 눈물, 에레브의 봉인석을 이용해 죽어가던 플레이어를 되살려냅니다.



검은 마법사의 말처럼, 그가 고정시킨 운명의 뒤틀림의 시작, 대적자가 탄생합니다.




이는 매트릭스 1 후반부, 트리니티가 사랑하는 네오가 구원자, 그라는 오라클의 말을 증명하듯

죽었던 네오가 '더 원' 으로서 다시 부활하는 시퀀스와도 유사함을 지닙니다.


3. 세계의 진실과 검은 마법사의 최후



절대로 알려져서는 안되는 진실, 세계가 오버시어의 체스판에 불과하다는 것을 가장 먼저 깨달은 것은

검은 마법사였으며, 루시드의 미래의 문 에피소드, 테네브리스 스토리에서 이어지는

결정된 운명의 불합리함을 대적자와 연합에게 선사하며 검은 마법사는 세계의 진실을 간접적으로 알려줍니다.



이는 매트릭스1 초반부, 모피어스가 네오에게 가짜 세계 매트릭스가 아닌 진짜 세계를 보여주는 시퀀스와 닮았습니다.



이후 모두의 염원이 담긴 봉인석을 품은 대적자가 검은 마법사를 무찌르는데 성공합니다.


4. 진짜 진실



이후 2가지 진실이 밝혀집니다.

첫번째는 초월자에 관한 진실입니다.

그들은 신의 대리인, 인간을 넘어선 초월자가 아닌 운명을 조작하기 위한 도구에 불과하다는 진실입니다.




두번째는 봉인석에 대한 진실입니다.

봉인석은 오버시어가 만들어냈으며, 이는 고대신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물건이라는 것이죠.







이는 숙적 영상에서 한번 더 강조됩니다.

제른 다르모어는 시간의 초월자 크로니카의 권능으로 검은 마법사가 그러하였듯이 미래를 봤습니다.

그리고 블랙헤븐이 일어나기 전부터, 블랙 헤븐에서 대적자가 탄생할 것임을 예지하였고,

이는 제른 다르모어가 신학자 애런으로서 하이레프의 경전 내용을 알려주며 밝혀집니다.


이 사실은 그동안 밝혀진 다른 진실보다도 충격적입니다.



블랙헤븐에서 시그너스는 신수의 눈물로 플레이어를 살리기로 결심하였고,

나인하트는 그 결정에 대해 여제님의 뜻을 따르겠다 라며 받아들였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실 어떠한 자유의지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일은 제른 다르모어가 블랙헤븐 이전 시점에서 이 미래를 본 순간 고정된 것입니다.

이미 미래를 봤기에, 그 미래가 펼쳐지는 것은 필연적인 일입니다.


대적자가 타나의 말을 듣고 염원을 모아 검은 마법사가 고정시킨 운명을 바꾸고 그를 무찔렀지만,

결국 이것마저도 정해진 결과라는 것입니다.




신학자 애런이 숙적 영상에서 말하듯, 하얀 마법사가 오버시어에게 봉기를 들며 검은 마법사가 된 순간

봉인석의 존재로 인해 블랙헤븐에서 플레이어가 대적자로 각성하였고,

봉인석이 있기에 대적자가 생길 가능성이 존재하므로 대적자가 맞설 검은 마법사 또한 탄생하는 것입니다.

검은 마법사와 대적자는 숙적, 말그대로 상대가 존재하기에 내가 존재하고, 내가 존재하기에 상대가 존재하는

관계에 있는 것입니다.


미래를 봄으로서 필연적이라고 했는데, 왜 에스페라에서 검은 마법사가 고정시킨 운명은 뒤틀렸고,

제른 다르모어가 본 검은 마법사가 대적자에게 패하는 미래는 그대로 이루어졌는가?

이는 제른 다르모어와 검은 마법사 각자가 지닌 시간의 초월자의 권능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검은 마법사가 보는 미래는 변수가 제거된 미래, 제른 다르모어가 보는 미래는 변수가 창출된 미래인것이죠.



일례로 윌과 하인즈의 대화가 있습니다.

하인즈는 실제로 검은 마법사가 고정시킨 미래, 대적자가 에스페라에서 타나의 숨을 끊었던 미래를 봤습니다.

하지만, 그는 제른 다르모어의 첩자 멜랑기오르가 대적자에게 타나의 과거를 보여주는 변수는 알 수 없었고,

변수가 없는 미래밖에 보지 못하는 검은 마법사는 자신이 고정시킨 운명이 대적자의 자유의지에 의해

바뀌었음을 받아들이고 에스페라에서 운명을 다시 고정시키지 않고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이를 제른 다르모어 시점에서 본다면, 자신의 첩자 멜랑기오르가 대적자에게 타나의 과거를 보여주고,

이후 살고싶다는 타나의 의지를 대적자가 긍정하며 타나를 죽이지 않고 이후 타나의 도움을 받은 대적자가 검은 

마법사를 무찌르는 미래를 보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서 제른 다르모어는 고정된 미래를 자유의지로 풀 수 있다는 힌트를 깨닫게 됩니다.










초월자의 진실과 고대신에 대해 밝혀지는 부분은 매트릭스 2, 네오와 오라클의 대화의 내용과 유사하게 진행됩니다.

1. 프로그램 (봉인석) 은 프로그램 (검은 마법사) 을 삭제하기도 한다

2. 유령, 천사, 뱀파이어, 늑대인간 같은 프로그램 또한 존재하는데, 시스템은 이들을 흡수하거나 제거한다 (오버시어는 고대신이 불러오는 혼란을 막기 위해 초월자를 만들어냈고, 초월자는 이들을 깨어나지 못하게 억눌렀다)



그런 오라클 역시 결국에는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후반부 아키텍트와 네오와의 대화에서 밝혀집니다.

시간의 초월자가 보는 미래가 고정적이며 영원불변한 것이 아니듯, 오라클은 네오처럼 전지전능한 존재가 아닙니다.

오라클이 미래를 보는 것은 인간의 심리를 알기 때문이며, 인간의 심리를 앎으로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할 수 있고, 그 행동이 불러오는 결과를 예측해 결론적으로는 미래를 예측하는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위 오라클과 네오와의 대화에서 오라클이 '잠 안 오는 문제' 라 말하며 네오가 말하지도 않은 것을 아는 이유는

네오의 심리, 네오가 구원자로서 오라클이 그러한것처럼 어느정도 미래를 볼 수 있기에 (원인) 잠이 오지 않는다 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며 (결과)

'앉지 그러니' 라는 말에 네오가 '서있을게요' 라고 답해놓고 '앉고 싶었어요' 라고 하는 것 역시 네오가 앉고 싶다는 심리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오라클은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원인과 결과, 인간의 심리를 알기에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고

시간의 초월자 역시 전지전능하기에 '무조건 일어나는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륀느처럼 변수가 없는 미래밖에 보지 못해 검은 마법사가 고정시킨 운명이 뒤틀리거나

변수가 있는 미래밖에 보지 못해 제른 다르모어처럼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확실하게 알지 못하는 것입니다.


시간의 초월자가 정말로 모든 미래를 알고, 모든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그 누구보다도 먼저 오버시어에게 대항했을테니까요.




아키텍트와 네오와의 대화에서 아키텍트는 매트릭스 1에서 네오가 행한 모든 일들이

결국 정해진 결과이며, 네오 역시 기계가 만들어낸 프로그램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네오가 '그'로 정해진게 아니라, 이미 결정된 것이며 그가 행한 일들은 예상이나 통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말하죠.

아키텍트는 매트릭스 1 에서의 네오의 자유의지를 부정합니다.



대적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적자가 생명체의 염원을 모아 빛의 창이 되어 검은 마법사를 무찌른 것은 대적자나 타나, 생명체의 자유의지가

존재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가 오류가 난 프로그램 (검은 마법사) 을 잡기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 (봉인석)을 지녔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검은 마법사를 무찌르게 된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신학자 애런, 제른 다르모어는 세르니움에서 대적자와 세렌을 시험합니다.

테네브리스에서의 대적자가 오버시어가 만들어낸 봉인석에 휘둘리는 존재가 아닌 자신의 자유의지를

자신의 손으로 실현하는 존재라면 그는 세르니움에서 자주적인 인물로서 행동할 것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적자가 지닌 봉인석은 '생명체들의 강한 염원'에만 움직이고

검은 마법사와 같은 세계의 멸망이라는 큰 위기에서는 생명체들의 염원이 모였기에 이를 이겨낼 수 있었지만

'하이레프에 의한 세르니움의 붕괴' 같은 검은 마법사에 비하면 작은 위기에서는 대적자는 봉인석을 다룰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대적자고, 연합은 그런 대적자에게 의지하기만 할 뿐, 수동적인 생명체가 되버리기에 

제른 다르모어는 대적자로부터 봉인석을 빼앗고 이를 파괴시킵니다.



세렌 역시 신성검 아소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신성검 아소르에 의지하기만 하였기에

신성검 아소르 역시 파괴시킵니다.


매트릭스 1 에서 인간들을 이끌 구원자로 각성했던 네오가 매트릭스 2, 매트릭스 3을 거치며 고뇌의 과정을 거쳤듯이

테네브리스에서 검은 마법사에 맞설 유일한 존재로서 연합의 에이스, 신을 무찌른 자였던 대적자는

보더리스, 세르니움 스토리를 거치며 어쩌면 위대한 존재가 아닌 그냥 그렇게 진행되는 운명을 지녔기에

해낼 수 있었던 존재가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더이상 그는 대적자가 아닙니다. 그는 초월자들에게 맞설 수 있는 힘을 지닌 봉인석을 잃었으니까요.

하지만 그것으로 끝일까요? 그는 이제 대적자가 아닌 모험가이며, 시그너스이며, 레지스탕스이며, 영웅이며,

이계의 존재이며, 레프이며, 아니마이며, 신의 아이입니다.


그를 단순히 '대적자' 라는 타이틀로만 묶고 있었던 오버시어가 만들어낸 봉인석은 사라지고,

하나의 생명체로서 제른 다르모어를 비롯한 하이레프, 깨어나기 시작한 고대신에게 맞서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