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세줄요약>
1. 10년만에 메이플을 복귀했고, '개와 돼지의 시간'과 '10597'에 위화감을 느낌.
2. 민감하게 해석될 수 있는 단어 혹은 숫자를 왜 사용했는지 의문이 듦.
3. 이러한 운영진의 행동 기저에는 유저들을 기만하려는 평소 태도가 깔려있는 것은 아닌가 싶음.

안녕하세요, 중고등학생때 재밌게 메이플을 하다가 2010년쯤 접고

작년 하반기에 거의 10년만에 복귀한 유저입니다.

평소 인벤은 메이플 관련해서 정보를 얻고자 가끔씩만 들어왔었는데

게임 내 확률과 관련하여 유저-운영진 간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해야 한다는 말들이 많아

그와 더불어 문제 삼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어서 인벤 가입까지 하고 글을 쓰게 됐습니다.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이 흐른 뒤 메이플에 복귀했기 때문에 여러 부분이 바뀐 메이플에 적응하느라 꽤나 고생을 했습니다.

그렇게 적응하는 데 고생을 하는 동안 굳이 그런 컨텐츠를 만들거나 그런 이미지를 실어야 했는가에 대한 상당한 의구심이 들었던 게 다음의 두가지였습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NEO 초능력 윷놀이 게임 내 윷을 다스리는 힘 중 '개와 돼지의 시간'과 '10597'입니다.




위 두가지 모두 공통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데, '굳이' 문제가 될 수 있는 단어 혹은 숫자를 사용해야 했는가입니다.

먼저 개와 돼지의 시간과 관련해서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윷놀이의 경우 '도개걸윷모'는 순서대로 돼지, 개, 양, 소, 말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도와 개가 상징하는 동물인 돼지와 개를 차용하여 능력을 만드는 게 무슨 문제가 있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반문이고 그렇게 되묻는 것 자체는 전혀 이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해당 게임이 윷놀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개와 돼지의 시간 외의 능력들은 

윷놀이를 하면서 한번쯤은 생각해 볼 법한 능력들입니다.

예컨대 '모 아니면 도'의 경우 관용어구로도 쓰이는 말이며,

'강제 귀가'나 '제 앞에 놔주세요', '밥상 뒤집기' 등 모든 능력들이 윷놀이를 진행하면서 문득 들 수 있는 능력들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생각해보면 '개와 돼지의 시간'이라는 능력이 유독 위화감이 드는 능력이라는 생각이 줄곧 들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도개걸윷모는 각각 상징하는 동물이 있으며 이러한 관점에서 개와 돼지를 선택해 만든 능력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 능력 외에 다른 동물들이 들어간 능력은 없다는 점(양과 소, 말이 들어간 능력이 없음), 

운영진이 굳이 말을 한칸 혹은 두칸 정도로 적게 움직이는 도와 개를 묶어, 문제가 될 수 있는 민감한 이름인 '개(와) 돼지'의 시간으로 지었다는 것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10597'이라는 숫자인데 사실 이와 관련해서는 제가 복귀하기 전 컨텐츠를 바탕으로 한 숫자라 제가 자세히 몰라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윷놀이도 제가 복귀하기 전 다른 능력들이 있었거나 제가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이 숫자 역시도 앞서 언급한 윷놀이와 동일하게 굳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숫자를 썼어야 했는가에 대한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10597'이라는 숫자를 당초에 '10(십)5(호)9(구)7(질)'이라고 읽을 사람은 많지 않기 때문에,

그냥 지나쳐버릴 숫자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해당 컨텐츠와 관련하여 시스템상 홀수가 산출될 수 없음에도 특정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숫자를 대놓고 서버 선택창에 썼다는 점은 운영진이 해당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제대로 존중하고 있지 않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는 말처럼 그렇게 불편하면 메이플 접으면 됐지 왜 그러느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10여년 전 초등학교때부터 시작해서 중고등학교를 다닐 때까지 꽤 긴 시간을 함께한 게임이기 때문에 메이플과 관련된 추억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겁니다.

메이플은 저에게 어릴 적 추억을 상기시켜주는 게임이라는 점에서 운영진이 평소 유저들을 어떻게 느끼는지 간접적으로 알게 된 이상 이를 그저 방관하고 지나칠 수가 없었습니다.

유저들 단순히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유저를 버젓이 '개돼지'라고 비유하는 운영진에게 최소한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쓰게 됐습니다.

제가 혹시 모르고 지나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정정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