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부터 깔끔했다. 오늘만큼은 내가 선두에 위치했다.
왠지 모르게 강한 FeeL이 왔다. 내 머릿속은 이미 반짝이는 유니콘으로 가득차 버렸다.
이제 굳히기 모드다. 어느덧 내 시야가 탁 트였고... 난 승리를 자신했다.
저 멀리 무엇인가 보이기 시작한다... 뭥미?! 어라;ㅣ머리ㅏ엉러ㅏㅇㅁ어라ㅣㄴ
용아병 횽아부터 시작해서 다리를 쫘악 펼친 거미륌... 귀여운 코볼트아처군과...
놀병사?!..... 앗... 너... 너구리.......... 너마저........................
바이런에서 블랙마을로 향하는 가운데 쯤 다리가 하나 존재했고........
다리 중간에는 위에서 언급한 수많은 몹들의 반상회가 열리고 있었다.
내 꿈에 그리던 유니콘은 산산조각이 났고... 드라코 경주 첫 승은 그렇게 다리 가운데서 물건너갔다.

### 막간 얘기로 완드 얘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지금이야 변반에 필요한 둔막이나....... 레이븐 썬더의 재료 천둥완드나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당시 완드의 최고봉은 뭐니뭐니해도 얇은 나무가지... 고로 소막이었다.

마을에서 소환놀이를 하는 유저부터 방금 말했던 것처럼 드경 가운데 몹을 잔뜩 소환해 놓고...
미리 지정된 위치만 길을 터놓아 드반을 차지하고자 했던 팀플 사기꾼(난 그렇게 부르고 싶다 -_ -;;)들...
단독 길마로 스팟을 먹고자 스팟 주위에 정말 많은 몹들을 소환시켜놨던 난봉꾼들.....
동전렉 저리 가라 할 정도였다.... 자칫하면 몹사에 노출되었던 기억이 스물스물.... ㅠㅠ

그러나 소막의 진가는 바로 물약배달용이었다. 1층부터 던전 고층(꼭대기 5층이나 7층)까지
소막으로 몹을 소환시키고 물약을 몸에 넣어....주먹으로 (칼 ㄴㄴ) 버서크모드까지 아주 적절히 팬 후 -ㅁ-ㅋ
물약을 날랐었다. 너구리는 주먹으로 쳐도 쉽게 죽는 경우가 허다했고... 용아병 횽아는 물약배달용으로
알바 시키려다 가져온 물약만 중간에 다 빨게 하는 악질 파트타이머였다.

한번은 물약 배달을 위해 소막으로 소환시킨 몹 두마리를 달고 열심히 뛰어가다...............
(R2를 일찌감치 접으셨던) 에어데몬 형님을 만나... 두 눈에 눈물을 글썽이며 마을로 돌아간 적도 있었다. ㅠ

갈색막대기... 아 정말이지 에시드볼이란 법서 따위는 꿈에나 그리던 시절...
폭발완드는 그 대리만족을 시켜주기에 충분했다. 공성 전이면 불티나게 팔렸던 폭발완드는....
이펙트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 무렵... 많은 이들에게 약빨기보다 인벤 살펴보기에 급급하게 만들었었다.

거미완드 한개쯤 안 들고 다녀본 유저가 어디있을까?! 굳이 쟁이 아니더라도...
뒤치기 카오단들에 대비해 거미완드를 슬롯창에 고이 가져다둔 수많은 유저들은 그 완드를 기억이나 하고 있을까?

흑요석 막대... ㅃ ㅕ막대... 도자기막대기... 그리고 최후에 등장한 혹한의완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유저들의 인벤에 최소 1개 이상은 존재했던 완드들은 과연 다 어디에 버려지고 있는지...
굳이 엘프유저가 아니더라도.... 아니 엘프유저가 아닐수록.....
완드에 대한 추억 한가지쯤은 가지고 있지 않을까... 작금에 와 다시 생각해 본다.

아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완드.......................................... 라면
처음 입성하고 밤새도록 결투장에 뿌려대던 타란튤라 완드가 생각나네요. ㅎㅎ
엘프유저였지만 정말이지 광역 웹은 지금의 광역버프보다 더 매력적이었답니다.
공성이 끝난 날 결투장은 온통 타란튤라 완드로 뒤범벅이 되었던 생각이 나네요.

### 오늘은 회사 회식이 있었습니다. ㅠㅠ 은행원으로 하루하루 살아가며 R2를 즐기기엔 참 시간이 모자라네요.
### 연재랄 것도 없고 그저 두서 없이 끄적이는 글이지만....
### 그래도 소중한 댓글을 달아주는 인벤동인분들 생각에 술에 취해 몇 글자 적어봅니다. ^-^
### 창고에 쌓아둔 수많은 완드들 다 삭제했던 기억이 나네요... 글을 적다보니 소막은 남겨둘걸 후회가 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