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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2 19:50
조회: 22,210
추천: 10
50렙까지 정령사를 키운 사람으로서 감상을 적자면.
처음에는 마법사를 2시간 정도 키우다.
두번째로 키우면서 회복스킬이 있으니 물약 값이 안 들겠지(...) 라는 이유로 키우기 시작한 정령사.
처음에는 논란이 되는 마나 회복 구슬, 사제 클래스와의 비교 이런 건 생각도 안 하고.
온라인게임에서 주로 솔로플레이를 좋아하는 지라 사실 파티플레이는 그리 생각지도 하지 않았죠. 그저
테라라는 게임이 솔로잉만으로는 안 되는 게임이더군요.(...)
미션을 깨기 위해서라도 파티플레이는 필수였고 그래서 비밀기지부터 파티플레이를 익히기 시작했고, 쿠마스를 잡고, 송곳니 용병단을 잡고 밤피르를 돌고 토굴, 미궁, 사교도, 사령을 거치면서 마지막 꽃게잡이까지.
처음에는 솔로잉을 생각하고 시작한 직업이 어느새 파티플 전용으로 바뀌어서 50렙 종착점을 찍을 때는 꽤나 황당했습니다. 어라, 난 이런 생각으로 정령사를 시작한게 아닌데. (...)
게시판을 보면 저와 같은 생각을 지닌 분이 많더군요, 난 분명 정령과의 솔로잉을 원했는데 어쩌다 힐러가 되어 파티의 구박을 받고 있나...라고
뭐 저도 처음에는 예상 못한 부분입니다만. 그래도 재미있게 키웠습니다.
오히려 파티플레이를 하면 할수록 정령사라는 직업에 대해 새롭게 재미를 눈 뜨게 되더군요.
제 생각입니다만, 남 앞에서 나서서 그룹의 선두에 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백업보다는 내가 주공이 되고 싶은 사람에게 정령사는 절대 어울리는 직업이 아닙니다.
비유를 하면 파티의 소금과 같은 존재입니다. 탱커와 딜러라는 재료가 있다면 거기에 양념을 쳐서 파티 전체의 능력과 가능성을 더욱 이끌어 내는 것이 정령사라는 직업입니다.
가족에 비유한다면 탱커가 아버지이고, 자식인 딜러들의 불평불만을 뒤에서 다 받아주는 어머니와 같은 역활이고요.(...)
사제가 파티가 무너지지 않는 단단한 기둥 역활을 한다면, 정령사는 거기에 좀 더 보태 기둥 역활을 맡으면서 마당까지 쓰는 역활이고, 부지런하면 부지런할 수록 더욱 파티가 빛을 발하는 직업인 거죠.
물론 성격상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 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역활만 놓고 보면 단지 다른 사람의 뒷바라지만 해주고 있다는 피해 의식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재미있게 했습니다. 처음 정령사를 선택할 때 제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지만 새로운 스킬을 하나씩 익힐 때마다, 그리고 그 스킬들로 파티원들의 능력을 하나씩 업그레이드 할 때마다, 파티라는 거대한 그림을 제가 그려나가고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는 것이 오히려 재밌더군요.
티리키아 섭이 직장인 섭이고 후발 섭이라 상대적으로 파티플레이 때 마다 좋은 분들만 만난 행운도 있고 말이죠.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고, 조금이라도 아군의 HP/MP 관리에 신경쓰고, 3단주박과 같은 딜링도 참가할 수 있으면 하려 하고. 좋은 컨트롤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부지런하게는 플레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게 남들이 말하는 정부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령사 하시는 분들.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을 가지세요. 대신 자부심이 귀족심(...)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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