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내 모니터는 잿빛으로 얼룩졌다 

몇번의 화살로도 적들을 궤뚫을순 없었다. 지금은.. 누적딜 따위로 어떻게 되는 전장이 아니다 

스토킹기 유틸기 견제기 범위기 그어떤 잣대로 보더라도 나는 타 클래스를 확실하게 압도하는 스킬이 존재하지 않는다.

녀석들의 딜량이 나이아가라 폭포수라면 나는 어쩌다가 밀려오는 쓰나미다, 그것도 수십년중 한번에 

그런 똥크리로 전장을 이길바에야 차라리 로또를 하러가는게 낫다 

내가 말하는 논제의 결론은 이거다

결국 [정상적인]방법으로 궁수가 투지에서 승리를 거두는 방법은 이제 없다는 것이다..



투지의 전장이 매칭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사이, 나는 또 매칭을 넣고 있었음에 놀라움을 감출수 없었다.
결국 머리로는 징징거리면서도.. 내 오른손은 계속 차징키를 누르고 싶다는건가.. 더이상 무엇을 바라는걸까 이 전장에 

나는 무엇을 얻고싶은 것일까? 이런 클래스임에도 이겨낼수있다는 나 자신의 위대함,성취감? 
아니면 3년동안 왕좌를 잡고있던 pvp에서 급격한 신분하락으로 인한 패닉 현상일 지도 모른다. 

답은 존재하고 있는데 우리가 하향이라는 빛에 눈이 멀어 진실을 보고있지 못하고 있는것 뿐이다 
마인드를 바꾸면 된다. 라고 하면서도 비마공들을 보면 눈이 멀어버린다. 

아아.. 그래 그저 운명을 바꾸고 싶을 뿐이다 

로딩시간중의 잡념.. 이 화면 너머의 적팀은 아무 생각도 없겠지 
갠매의 매칭시간은 터무니없이 길기 때문에 웹툰을 보고 오거나, 폰게임을 하기에 적절하다 
상향경쟁에서 이긴 승리자 클래스들에게 과연 이런 긴장감이 존재하기나 할까?
그저 궁수를 만나면 ㅋㅋ 특성포인트 개꿀 하면서 개마냥 달려들겠지 


      아군                                          적군


마법사 1150 판두                        존나쌘인술사 1350
궁수 980 잠수                            존나쌘권술사 1380 
정령 1100 돼지                           존나쌘정령사 1300



이무슨.. 블루홀에서 전장을 접으라는 마지막 경고인건가? 
독자들이여 보라 악의가 느껴지지 않는가? 투기장으로 비유하면 연속으로 빨쿠판이 5판이나 나오는것과 마찬가지다 
어짜피 지겠지만 사람이라면 누구나 역배에 걸고싶은 본능이 존재하는법 도박은 바로 그런식으로 잃는거다 
투지도 매한가지.. 진다는걸 알면서도 포기할수 없게만드는 매칭구조 이 얼마나 잔인한 희망고문인가 

갠매는 옷도 벗을수 없다. 필패인 전장을 최선을 다해서 궁수로 임하는것 만큼 잔인한 고문도 없으느니라

허나.. 안그래도 힘든 상황에 마법사의 상황을 읽지못하는 눈치없는 개소리가 작렬하고있었다.


"어이.. 잠수 아직 쏠수는 있는거겠지?"


이새끼는 군대를 다녀오더니 뇌에 위장크림을 발랐나 행동 하나하나가 제정신이 아니다 
아침뜀뛰기마냥 개돌해서 죽고 팀탓이나 하는 병신새끼랑 팀이라니.. 이번판은 기둥이나 돌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장난같아 보이진 않았다.

"니 번각은 내 화살이 있어야 완성되는거 아니였냐?"

무의식적인 대답.. 뇌에서 시킨게 아니라 손에서 멋대로 말하고 있었다.. 


마치 텔을 탄 정령을 본능적으로 끌어치기 하듯..


경기가 시작됐습니다 


예상대로 시작된 전장은 개판이였다

인술은 믹서기를 돌리고 
권술사는 혼자 마블 히어로마냥 초싸이언이되어 전장을 개판5분전 돗대기 시장으로 바꿔놓고 있었다 

저멀리서 힐후딜에 적정령을 매즈할려는 판두러스가 보였다
개수작일 뿐이다 쳐맞는놈이 없는 판국에 힐후딜이 존재할수나 있을까, 애초에 적정령은 힐자체를 주지않고있는데 

난 아무런 방향키도 누르고 있지 않았다 왜냐하면 인술과 권술한테 2:1 참교육 레슨을 받고있었기 때문에 
선생님들은 수업시간에 차징키를 누르게 하는 시간은 주지않는 스파르타식 스타일이다.

이런 개판속에선 생각 자체가 시동을 꺼버리기 마련이다. 
인간이 이성적인 판단을 할수 있는건, 어디까지나 상식안의 범위내에서다 
sf나 좀비물에서 보듯 자신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상황에 닥치게 되면 인간은 패닉에 빠지게 마련이다 

인술과 권술의 딜까기는 궁수에게 있어선 이미 이해의 범주를 넘어선 [천재지변]이였다.

그렇게 나는 판두가 하는짓을 팝콘을 먹으며 구경하고 있던 찰나, 정령한테 번각이 시전되고 있었다. 

그렇군 매즈는 텔유도였나.. 요즘 법사한텐 찾기 힘든 습관이군 공속매즈가 어려운 상황에서 나오는.. [퇴물]만이 할수잇는 플레이라는거지 

군바리의 영혼의 폭딜이 내려꽂히고 정령의 피는 15%
그리고 벛꽃이 피듯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전장에 3방향의 신경쇠약이 수놓아졌다.

그러나 판두러스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았다 이상하다면 이상한 상황 승부욕도 강한 녀석이 업화락온 한번이면 끝나는 게임에 아무런 터치없이 그냥 멀뚱히 내 캐릭터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였다.

'모두가 스킬을 사용할수 없는 상황에 마법사가 아무런 딜도 넣지 않는다?'

밥상을 차려놓고, 숟가락을 얹고있지 않았다. 
전장은 지휘자 판두러스의 신경쇠약으로 침묵, 마치 스포트라이트가 나한테 비춰지는 이 고양감 
그런가 녀석은 나에게.. 


'설마.. 나를 시험하고 있는거냐 판두?'


녀석의 캐릭터는 날 향하고 있었다.

가령 3D 오브젝트에 불과할지라도, 그 각오와 결의는 랜선을 넘어 내 육체로 전해지고 있었다.

방금전 판두의 한마디가 내 머릿속을 강제점거했다.


[어이.. 잠수 아직 쏠수는 있는거겠지?]


"속사7발 시절엔 핸드폰 진동마냥 부들부들 떨고있던 새끼주제에!"

겉으론 욕하고 있었지만 속으론 즐거웠다 

집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켜져있었지만, 

마음속 집사는 지금부터다.


구슬을 먹으려 학교끝난 급식충마냥 하교하는 적 정령을 향해 나는 차징을 누르고 있었다.


차징을 할때만큼은 스트레스가 사라진다 

마치 내가 상대방의 운명을 결정짓는 행위 

차징의 정도에 따라 딜이 달라진다 

그건 곳 내가 스킬을 만들어 내는것과 마찬가지.

모두가 '면' 으로 공격할때 나만은 '점'으로 공격한다. 

녀석들에겐 동서남북에 불과한 투지의 전장이지만 

나의 세계는 1~2도 의 정밀함을 요구하는 각도의 세계 

3차원이 아닌 1차원의 세계 그것이 집중사격 - 


신쇠가 종료되고 정령사는 텔을 탓지만 구슬도, 생정을 뽑는일은 없었다.




존나쌘정령사님을 쓰러뜨렸습니다.




"텔을 타주는만큼 궁수의 차징에 친절한행동도 없지"


마치 자석에 끌려가듯 무의식적으로 마우스를 땡겨친다

이 손맛이 너무나도 달콤했다.


"뭐야 아직 쏠수 있잖아?"



1라운드가 승으로 끝난 투지 대기룸에서 판두러스가 뻔뻔스럽게 대화를 이어나가고 있었다.


"너 약간 생각이 깊다고 잠수, 궁수는 활이 전부이자 최강이라고?"



그렇다 아주 간단한 사실을 망각하고 있었다.

나는 cc기도 스턴기도 없다 있지만 ..현 클래스의 기동률에 상대적 비교를 해보면 없다고 보는게 맞겠지

궁수에게 주어진건 사격술 


이 테라에 그 누구도 100%의 명중률을 가진 궁수는 없다.


바꿔 생각해보면,
그렇다 이 아르보레아에 누구보다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클래스는 단 하나, 궁수일 뿐이다



나는 오늘도 매칭을 누른다





명중률 100% 세계를 향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