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먼저 언급할 점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기업은 이윤을 추구한다.

 

  왜냐하면 돈이 있어야 회사를 운영하고, 서버를 유지하고, 게임을 만들어 판매할테니까요.

 

 그리고 그 돈을 벌려면 게임이라는 상품을 만들어 팔아야할테고, 그 게임을 만들려면 투자자한테서 돈을 얻어야겠죠.

 

 이 당연한 이야기는 일단 여기까지만 해둘게요.

 

 

 우선 국내 게임시장은 온라인 게임만 살아남았습니다. 패키지 게임은 이제 없죠.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우리나라 환경에 게임 잡지에서 번들 CD 묶어다 팔고, 양산형 게임 쏟아지고, 거기에 불법 다운로드까지 겹쳐서 멸종했죠.

 

 그래서 우리나라는 발암의 나라와 대박을 친 니니지를 필두로 온라인 시장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꼭 만들진 않아도 해외에서 괜찮다 싶으면 유통권을 얻고 서비스를 했죠.

 

 

 그런데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보니 한국 사람을 모아놓은 한국 서버의 게임에서 눈 여겨지는 특징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자, 어떤 새로운 게임이 국내에 서비스되었습니다. 네이버 지식IN, 카페, 플포, 메카, 인벤, 게임 갤러리 등 각종 커뮤니티에 질문글이 올라온다면 뭐가 올라올까요?

 ( 또는 아는 사람에게 게임 뭐 할거 있냐? 물어본다던가요. )

 

 아마 이런 질문을 하겠죠.

 

 "이 게임 돈 되요?", "무슨 직업이 제일 좋아요?", "무슨 무기가 제일 좋아요?", "무슨 특성이 제일 좋아요?"

 ( 돈 벌려면 펀드나 할 것이지 왜 게임에서 돈 벌려고 하는 걸까요? )

 

 당연히 올라올 수 있는 질문인데 문제는 이런 질문이 전체 질문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합니다. 과장 안 보태고 10에 8~9은 이런 질문이에요.

 

 다들 게임은 즐기기 위한 또 하나의 취미생활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런데 정작 게임을 할 때는 "이 게임 재밌어요?"란 질문을 하질 않아요. 그런 질문을 해야 이 게임은 어떤점이 재미있고 또 어떤점이 재미있고 각자 자기가 생각하는 주관적인 재미를 이야기하면 게임을 하려는 사람이 그 게임이 자기에게 맞는가 또는 그 게임 내 어떤 부분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가를 알게 된 뒤에 해야하는데 그렇지가 않죠.

 

 '뭐가 제일 좋아요?'와 같은 객관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로 통일이 됩니다. 그리고 다 그걸 합니다.

 

 

 검, 양손검, 창, 도끼, 활, 지팡이 등 온갖 종류의 무기가 판을 칩니다. 개발자들은 뭘 어떻게 만들지 생각하고 디자이너들은 고증을 위해 역사책이나 사진, 박물관 자료 참고해서 무기를 만들겠죠.

 

 그렇게해서 무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유저들은 관심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수많은 무기 중에 부엌에 쓰는 식칼이 제일 쎄다면 식칼을 쓸테니까요.

 

 DPS가 10이라도 더 나온다면 전부 그걸 쓸겁니다. 물론 비주류라 칭해지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전체적인 현상은 식칼을 쓰겠죠. 이제 무기는 식칼로 통일되었습니다.

 

 특성이요? 수많은 특성중에 가장 딜을 잘 쑤셔넣을 수 있는 최적의 특성만 찍을겁니다. 모르면 게시판에 물어볼 것이고, 잘못찍었다면 DPS 10이라도 더 올리려고 케릭터를 다시 키우겠죠.

 

 그렇게 해서 모두가 같은 장비에, 같은 특성을 찍고, 같은 스킬트리로, 같은 방식의 사냥을 합니다. 그리고 사냥은 항상 단 1초라도 빨리해야되요.

 

 영상도 몽땅 스킵. 최단경로로 가서 최단시간으로 클리어할 직업으로, 최단시간으로 클리어할 스펙을 뽑아, 최단시간으로 깹니다. 그런데 어딜 깨냐구요? 제일 '돈'이 많이 벌리는데를

 

 이게 게임하려는건지 일을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그렇게 합니다.

 

 이에 비주류 유저, 라이트 유저는 온라인 게임하러왔는데 솔플 패키지 게임을 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반복된 작업에 질린 사람들도 포함해서 재미를 계속 붙이지 못하고 금방 나가 떨어지는 경우가 자주 생기죠.

 

 이중에 일부는 여기에 반발을 일으킵니다. 자기도 최고 던젼에 최고 장비를 입고 깨고 싶어요. 하지만 천천히 하면서 기다리진 못 하겠다네요. 어떻게 할까요? 패키지 게임이면 치트키를 치겠지만 온라인 게임이라 치트키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현질을 선택합니다.

 

 당연히 아무도 읽어볼리 없겠지만 게임 이용약관에 회사는 게임내 화폐나 아이템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고, 플레이어에게는 소유권이 아니라 대여권을 주는데 이 사람들은 이 약관따위 가볍게 무시하고 대여받은 물건과 화폐를 물물거래해서 치트키를 칩니다.

 

 왜 치냐구요? 자기도 최고 던전에서 최고 장비로 최고 레벨로 작업을 하려구요. 그게 재밌다네요.

 

 이에 가치관이 다르거나나 돈이 없거나 현질을 하지 않는 유저는 기존 현상에서 더 도태됩니다. 그리고 이 현상을 노리고 흔히 큰손이라 불리우는 전문 사재기꾼. 오토 작업장들이 대거 출몰하게 되죠. 왜? 돈이 되니까.

 

 이제 회사는 난리가 났습니다. 이 놈의 오토새끼들은 잡아도 잡아도 끊이질 않고, 역으로 소송까지 거는 어처구니 없는 작태를 벌이는 경우도 있으며, 오토, 작업장, 사재기꾼들이 망쳐놓은 게임내 경제를 조절하느라 있는 인력도 빼다 돌려써야합니다.

 

 하지만 유저들은 계속 현질을 하면서 오토를 퇴치하고 게임내 경제가 엉망인걸 되돌려놓으라고 아우성입니다. 정말 대단하네요.

 

 

 100개의 무기와 10가지 특성을 줘도 1개의 식칼과 1개의 스킬트리를 찍고, 현질까지 해가며 패치될때마다 제일 돈되는 곳만 돕니다. 그리고는 할게 없대요. 인력이 계속 낭비되가는데 하나같이 최단루트로 치트키까지 쳐가면서 해대니 거대 해외 기업이 아닌이상 막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시간을 끌어야겠어요. 강화를 넣고, 난이도를 올리기 시작합니다. 난이도를 올리니 접근성이 높아져서 점점 매니악해집니다. 강화 때문에 식칼에 죄다 강화를 바르고 다니니 점점 강화식칼을 들고있는 사람들 기준으로 밸런싱을 해서 패치를 내놓아야합니다.

 

이제 여기에 적응하지 못한 유저는 더 떨어져나가고 매니악한 그들만의 리그가 됩니다. 이제 이들은 할게 없으니 PvP를 내놓으래요. 모든 컨텐츠의 완성은 PvP로부터 나오며 특히 필드 막싸움과 떼쟁이 진정한 재미래요.

 

 밸런스 맞추기도 엿같지만 그렇게 PVP를 내줬더니 재미없답니다. 이번에도 역시 PVP제일 쎈 케릭만 우루루 다 몰려가서 하니 다른 케릭터는 나자빠지고 밸런스 거지같대요. 심지어 저렙이나 약한사람만 골라서 수십분~수시간 학살하는 변태성 플레이 유저들이 모여 집단 학살을 자행하고 다녀요.

( 그렇다고 에이지 오브 코난이나 다크폴같이 대놓고 마짱뜨라는 무법게임은 들여왔더니 죄다 은신케만 골라서 하더니 재미가 없대요. 못 견디겠다네요. 하질 않네요. )

 

 이번에도 여기에 싫증을 느낀 사람들은 또 떠나갑니다.

 

 이제 그 게임이 어떤 특성을 지니고 어떤 컨텐츠를 지니고 있던간에 다 똑같은 장비와 다 똑같은 스킬과 다 똑같은 직업으로 똘똘 뭉쳐서 제일 빠르게 제일 돈 되는 플레이만 합니다.

 

 할거 없으면 이 유저들끼리 툭탁거리고 싸우면서 시간좀 떼워요. 그리고 족족 나오는 다른 게임들에서도 이 현상이 반복되고 이런 현상이 원천적으로 나오기 힘든 게임은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엄청난 인지도와 자본력을 지닌 블리자드의 와우만 살았네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시다.

 

 회사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돈이 필요하고 투자자들에게서 돈을 얻어야합니다. 투자자들은 돈 벌려고 투자하지 땅바닥에 돈을 버리긴 싫어하는 사람들이에요.

 

 이제 각 기업에서 타겟을 파악하고 고객의 니즈를 연구합니다. 그리고 도출된 결론으로 윗분들과 투자자들에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 결론대로 게임을 만들라고 돈을 주고 그렇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렇게 나온 게임을 보고 국내게임은 쓰레기야, 좆망이야를 외치며 인터넷에선 아우성을 칩니다.

 

 그리고 그 게임에서도 여태까지 그래왔듯 벌어지는 현상은 똑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그럴테죠.

 

 

 

 여러분들은 재밌으려고 게임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