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모토 체육관 80% 무에어컨… 한여름 대피소는 열사병 위험"




구마모토현에서 최대 진도 7의 흔들림을 관측한 지진으로 개설된 피난소에는 초중학교가 적지 않다. 다만, 피난처가 되는 체육관의 냉방 설치율은 구마모토가 2할(20%)에 불과해 전국적으로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해당 현 내에서는 30일 이후 최고 기온이 35도 이상인 맹서일(폭염일)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온열질환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

구마모토현에 따르면, 현 내에서는 29일 오후 2시 기준으로 432곳의 피난소가 개설되어 8,886명이 몸을 의지하고 있다. 공민관이나 커뮤니티 센터 외에도 학교 체육관을 피난소로 삼는 곳도 있다.

한여름을 맞이한 현지에서 학교 체육관은 피해자의 신체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문부과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26년 5월 시점에서 피난소로 지정된 공립 초중학교 체육관(유도장이나 검도장 포함)의 냉방 설치율은 전국에서 33.1%에 그쳤다. 약 7할은 냉방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그중에서도 구마모토현은 20.9%로 설치가 뒤처져 있다. 구마모토시나 우키시, 히카와정 등 피해가 컸던 자치단체의 설치율은 0%였다.

문과성은 2035년까지 100%로 끌어올리는 목표이지만, 자치단체 간의 격차는 크다. 피난소로 지정되지 않은 학교를 포함한 모든 공립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2025년 5월 시점에서 가장 설치가 앞선 도쿄도는 92.5%에 달하는 반면, 최하위인 이와테현과 사가현은 0.8%에 그쳤다.

기상청에 따르면, 구마모토시에서는 29일에 35.1도를 관측했다. 30일의 최고 기온은 35도의 맹서일이 예상된다.

이날 이후에도 고기압에 덮여, 8월 5일까지는 연일 맹서일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저 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5일에는 최고 기온이 40도 이상인 폭염일에 육박할 우려도 있다.

피난 생활 등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영양 부족에 빠지는 등 온열질환에 걸리기 쉬워 피해 지역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문과성은 29일, 냉방이 있는 일반 교실을 피난소로 활용해달라는 내용의 통지를 관련 자치단체의 교육위원회에 내렸다. "인명을 최우선으로, 지역의 실정을 바탕으로 공조 설비가 설치된 학교 시설을 활용해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받아들일 것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항공자위대의 'C2' 수송기로 이동식 에어컨 300대를 피해 지역에 반입했다. 현지 육상자위대 부대가 피해 지역의 집적소까지 운반한다.

다이킨공업도 정부의 요청을 받아 온열질환 대책으로 구마모토현의 피난소 등에 업무용 이동식 에어컨을 제공한다. 확보한 제품부터 순차적으로 보낼 예정이다.

환경성은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목이 마르지 않아도 수시로 수분과 염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고령자나 어린이는 주의가 필요하며, 주변 사람들이 세심하게 살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해 지역에서는 넓은 범위에서 단수가 발생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29일 정오 기준으로 구마모토시가 약 2만 호, 야쓰시로시가 약 1만 8천 호, 우키시가 약 1만 4천 호 등 총 약 8만 4천 호가 단수 상태다.

피난소에 따라서는 화장실 위생 환경이 나쁘거나 이동식 화장실 등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곳도 있다. 화장실을 참으면서 수분 보충을 극력 자제한 결과 탈수 증상 등을 일으키는 사례는 과거 재해에서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주쿄대(중경대)의 마츠모토 다카아키 교수(환경생리학)는 "수도가 나온다면 발에 물을 끼얹는 것만으로도 체온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치단체는 주민들에게 단수 해소 전망이 보이지 않는 피난소는 폐쇄하고, 냉방이 설치되어 있는 등 환경이 갖춰진 피난소로 이동할 것을 권장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피해를 입지 않은 인접 현의 자치단체에 피난소 개설을 요청하는 등 광역 피난도 검토해야 한다"고도 호소했다.

환경성은 "냉방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실내 환기를 잘 시키고, 젖은 수건을 피부에 대고 부채로 부치는 등의 대책을 취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