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증글이 되었군요. 그 정도 수준의 글은 아닌데 부끄럽습니다. 워낙 개략적인 내용만 쓴 글이라 많이 부족할 것입니다. 모쪼록 재미있게나마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밑에 아제로스의 기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글도 있고 해서 한번 정리해서 올려봅니다.
일단 설명에 앞서 현재 와우 내의 아제로스 지도를 보겠습니다.


현재 아제로스는 네 개의 대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추후 추가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아제로스의 모습이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었죠. 워크래프트3에서 칼림도어와 노스렌드가 추가되었고, 판다리아의 안개에서 판다리아가 추가되었죠.
애초에 워크래프트 세계에서 대륙은 현재의 동부왕국 밖에 없었습니다. 그땐 동부왕국이라 불리지도 않았죠. 대륙이 하나 밖에 없었으니까요(엄밀히 말하면 동부왕국도 북쪽과 남쪽을 다른 대륙으로 볼 수도 있으나 편의상 하나로 보겠습니다.).


그럼 워크래프트 초기의 세계는 어땠을까요? 워크래프트2 당시 지도를 보겠습니다.

 
(현재 동부왕국 북쪽 끝에서 던모로까지의 지역입니다.)

(현재 동부왕국 검은바위산에서 남쪽 끝까지의 지역입니다.)

워크래프트 초기 시절 세계는 현재의 동부왕국밖에 없었으며 그 안에 인간, 엘프, 드워프, 트롤들이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었죠. 아마 이때 지도의 모델은 유럽과 아프리카가 아니지 않나 추측 됩니다.


유럽의 경우 위도상으로 우리나라보다 위에 있음에도 우리나라보다 평균 기온이 높은 데가 많습니다. 여름엔 선선하고 겨울엔 따뜻하기 때문이죠. 북쪽에 위치한 런던의 경우 여름 평균 기온이 17도, 겨울 평균 기온이 4도이고, 남쪽에 위치한 마드리드의 경우 여름 평균 기온이 30도, 겨울 평균 기온이 6도 정도입니다. 기온이 툭하면 영하로 내려가서 올라올 줄 모르는 우리나라의 겨울과는 다르죠. 서쪽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편서풍과 멕시코만에서 올라오는 난류의 영향입니다. 해류가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어마어마하여, 멕시코만 적도 부근에서 데워진 북대서양해류가 유럽쪽으로 흘러들어오며 유럽을 따뜻한 온대기후로 만들어주고 있지요. 실제 지구의 기후 지도를 통해 확인해보겠습니다.


스칸디나반도나 스위스 등 일부지역을 제외한 유럽 전체가 온대기후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같은 위도상에 속하는 만주, 연해주, 한반도 북부 지역의 경우 냉대기후입니다. 원래 북부 지역은 냉대기후인게 당연합니다. 유럽이 멕시코만 해류 버프 받아서 사기인거에요. 멕시코만 해류 버프가 닿지 않는 러시아 부근부터는 동서를 기준으로 온대와 냉대가 나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러시아에서부터 시작되는 냉대기후 지역은 시베리아 기단이라는 한랭건조한 기단을 형성하여 겨울의 우리나라에도 어마어마한 추위를 선사해주죠.


자, 다시 아제로스로 돌아오겠습니다. 워크래프트2 당시의 동부왕국도 현 유럽의 기후조건을 모델로 세계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전체적인 모양만 봐도 동부왕국의 북쪽 지역은 유럽, 남쪽 지역은 아프리카와 형태가 비슷합니다. 

한번 위치상의 유사점을 토대로 비교해보겠습니다. 일단 유럽과 동부왕국 북부를 비교해보겠습니다. 프랑스, 독일 등이 있는 중서유럽에 해당하는 부근에 로데론이 있고, 스웨덴, 노르웨이 등이 있는 스칸디나 반도에 해당하는 부근에 쿠엘탈라스가 있으며, 스페인과 포르투칼이 있는 이베리아 반도에 해당하는 부근에 길니아스가 있고, 스위스와 이탈리아에 해당하는 부근에 알터랙과 달라란이 있으며, 동유럽과 발칸반도에 해당하는 부근에 스트롬가드가 있습니다.

그 다음, 서아시아와 아프리카를 하나로 퉁치고 동부왕국 남부와 비교해보겠습니다. 터키가 있는 아나톨리아 반도에 해당하는 부근에 저습지와 황혼의 고원이 있고, 이라크, 이란 등이 있는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해당하는 부근에 아이언포지가 있으며, 고대 카르타고의 땅이었던 북아프리카에 해당하는 지역에 아제로스, 즉 현재의 스톰윈드가 있습니다(워크래프트2 당시에는 아제로스란 명칭이 행성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현재의 스톰윈드를 가리키는 말이었죠.). 그리고 북아프리카 이하 지역들은 현재 동부왕국의 남부 지역들로 보면 되겠고요.

이렇게 본다면 맞아 떨어지는 부분들이 꾀나 있습니다.

우선 유럽이 멕시코만 해류의 영향으로 위도가 높아도 온대기후듯이 동부왕국 북부지역도 적도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해류의 영향으로 위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온대기후일겁니다. 티리스팔 숲, 동서부 역병지대, 길니아스, 언덕마루구릉지, 아라시 등의 숲들은 모두 온대기후의 숲들이죠. 아마 마엘스트롬 남쪽 적도부근의 해류가 동부왕국 북부쪽으로 흘러들어가며 그곳을 따뜻하게 해주는듯 합니다.

유렵 중앙에는 알프스 산맥이 떡하니 솟아 있습니다. 만년설이 덮여있는 지역이지요. 자, 스크롤을 좀만 올려서 기후 지도를 봅시다. 유럽 중앙에 조그맣게 갈색으로 칠해져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알프스 산맥이지요. 고산기후네요. 아제로스에서는 알터랙 고원이 있는 지역이지요. 알터랙이 눈 덮인 지역인 이유는 알프스 산맥처럼 고도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인게임 상에서 알터랙 고원은 높이로 보나 넓이로 보나 전혀 만년설이 없을 것 같은 곳입니다. 하지만 그건 인게임상에서의 한계 때문이고, 당장 알터랙 전장만 봐도 맵이 알터랙 고원보다 훨씬 큽니다. 알터랙 고원 내에 알터랙 전장이 있는 건데 말이죠.
여하튼 알터랙 고원은 고도가 높아서 추운 거고, 알터랙 고원보다 북쪽에 있는 로데론은 고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따뜻할 겁니다. 스위스 북쪽에 있는 프랑스와 독일이 스위스보다 따뜻한 것처럼요.

스칸디나 반도의 경우 냉대기후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추운 지역이지요. 하이엘프(현재는 블러드엘프)들이 사는 쿠엘탈라스의 경우도 추운 지역입니다. 하이엘프는 나이트엘프에서 뻗어나온 종족이죠. 원래는 나이트엘프와 같은 모습이었는데 동부왕국 북부의 추운 지역에서 살다보니 지금과 같이 변했다고 합니다.

가장 안 맞는 부분이 바로 아이언포지가 있는 카즈모단 지역일 겁니다. 지구에서 그 부근은 사실 매우 더운 건조기후 지역이니까요. 하지만 카즈모단 산맥이 알프스 산맥 못지 않은 고산지대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만년설이 충분히 덮이고도 남을 지역이겠지요. 실제로도 조금 더, 아니 많이 더 남쪽이긴 한데 아프리카 중부 열대기후에 속하는 지역에 있는 킬리만자로 산은 만년설 지역이지요.

황혼의 고원은 이름 그대로 고원입니다. 따라서 고도가 높겠죠. 모델로만 본다면 황혼의 고원은 스코틀랜드입니다. 일단 황혼의 고원의 영문명인 Twilight highlands의 highlands부터 스코틀랜드를 연상시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황혼의 고원에 살고 있는 와일드해머 부족의 푸른색 문신이나 칭호 등에서 스코틀랜드의 스멜을 강하게 느낄 수 있죠. 스코틀랜드 역시 유럽의 나라답게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엔 시원한 온대기후 지역입니다.
그러나 위치상으로 보면 아마 아나톨리아 고원 정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나톨리아 고원은 해발고도가 800~1,200 미터 정도로 건조한 스텝기후가 나타나는 곳입니다. 황혼의 고원이 대륙의 동쪽에 위치하였으니 동부왕국 북부처럼 따뜻한 편서풍이나 난류의 영향을 받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온대기후일 것 같지 않고, 아나톨리아 고원처럼 건조기후 중에서도 스텝기후일 것 같군요.

(스코틀랜드의 느낌이 강하게 나지 않나요? 하지만 황혼의 고원은 지리상 스코틀랜드보다는 아나톨리아 고원에 가깝습니다.)

스톰윈드의 경우 북아프리카에 해당하므로 매우매우 따뜻한 지역이겠습니다. 하지만 건조기후는 아니고 온대기후일 겁니다. 엘윈숲만 봐도 도저히 건조기후라고 볼 수가 없죠. 엘윈숲은 전형적인 온대기후의 숲입니다. 스톰윈드는 반지의 제왕의 세계로 친다면 곤도르와 비슷했을 것 같군요(역할도 곤도르와 비슷하네요. 사우론의 군대에 맞서 방패 역할을 한 곤도르와 1차 전쟁 당시 호드에 맞서 방패 역할을 한 스톰윈드). 반지의 제왕 소설 내에서 곤도르의 기후에 대한 묘사를 보면 매우 따뜻한 지역이라고 나와있습니다. 반지원정대가 남쪽으로 향할 수록 기온이 따뜻해졌다는 서술이 있지요.

서부몰락지대의 경우 굉장한 곡창지대입니다. 북아프리카의 경우, 북아프리카의 대표 국가 이집트를 생각할 때면 우리는 사막이 가장 잘 떠오를 겁니다. 그럼 당신 말대로 아제로스에서도 서부몰락지대는 적도 부근일테니 건조지대여야 하는 거 아냐?!라고 의구심이 들 수도 있지요. 하지만 사실 사막화는 세월이 흐르면서 심해진 겁니다. 고대 이집트는 지금처럼 심하게 건조기후가 아니었고, 오히려 나일강의 축복을 받아 풍족한 지역이 많았습니다. 특히 나일강 부근은 대곡창 지대였죠.
이집트 지역뿐만 아니라 다른 북아프리카 지역도 그랬습니다. 지금도 모로코와 알제리 북부 지역은 온대기후이긴 한데 고대에는 온대기후 지역이 더 넓었다는 거지요. 그러니까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카르타고가 그렇게 강대국일 수 있었죠. 강대국이란 일단 생산량이 받쳐줘야 가능한 거거든요. 일단 건조기후만 아니라면 적도에 가까울 수록 농사 짓기는 좋습니다. 중국 남부나 동남아를 생각해보면 되죠. 거기는 거참 농사짓기 딱 좋은 날씨네..라서 삼모작 사모작을 하는 지역이지요. 서부몰락지대도 역시 따뜻한 기후로 인해 대곡창지대가 형성될 수 있는 겁니다. 하지만 게임 내에 구현된 서부몰락지대는 사막처럼 보이긴 합니다. 사막화로 인해 황폐화된 건 아니지만 눈에 보이는 대로라면 사막같은 느낌이 나네요(이대로라면 서부몰락지대도 지구의 북아프리카처럼 진짜 사막이 될지도??? 참고로 사막이라고 모두 모래사막은 아닙니다. 모래사막은 사막의 한 종류일 뿐이고, 사막이란 식물이 자라기 힘든 불무지를 통칭하는 말이죠.).

(서부몰락지대은 대곡창 지대입니다. 누렇다고 사막 아니에요~ Westfallen을 서부몰락지대로 번역하는 바람에 이름마저 사막스러워졌음. 서부몰락지대 번역은 언제 제대로 바꾸려나?)

여하튼 이런 이유로 스톰윈드의 위치가 지구에서 북아프리카 지역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온대기후일 수 있는 겁니다. 아니면 동아시아의 경우 적도에 가까워지더라도 건조기후가 안나타나므로 동아시아의 지리를 근거로 해도 설명이 됩니다. 동아시아의 지도를 보면 중국은 온대기후인데, 동남아 지역은 열대기후지요. 건조기후 지역이 없습니다. 즉, 적도에 가까운 지역이 반드시 건조기후여야만 하는 것은 아닌 거죠.

스톰윈드의 영토인 붉은마루산맥과 그 위의 검은바위산 지역... 여기는 원래 전부 붉은마루산맥에 속하는 지역이었는데 타우릿산이 라그나로스 소환해서 홀라당 불태워먹었죠. 현재 인게임에 구현된 붉은마루산맥을 보건대 이 역시 전부 온대기후에 속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적도가 지나가는 아프리카 중부 지역! 여기는 어마어마하게 더운 열대기후입니다. 적도 부근 지역은 지구에서나 아제로스에서나 똑같이 매우매우 더운 지방입니다. 차이가 있다면 아프리카에서는 건조기후 지역이 있고 그 남쪽에 열대기후 지역이 있는데, 동부왕국에서는 건조기후 지역 없이 바로 열대기후 지역이 시작됩니다. 그늘숲은 숲이 있는걸로 보아 건조기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늘숲까지는 온대기후로 봐야겠죠. 아제로스에서는 그늘숲 바로 남쪽에서 가시덤불 골짜기의 정글이 시작되므로 온대기후 지역 바로 남쪽에 열대기후 지역이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닌 것이, 앞서 얘기했듯이 동아시아의 경우 온대기후의 중국 바로 밑에 열대기후의 동남아 지역이 있죠.

동부왕국에선 온대기후 다음 건조기후 없이 바로 열대기후라고? 저주받은 땅이 건조기후 아닌가? 하시는 분이 있을 겁니다. 현재 저주받은 땅이 황무지이기는 하나 사실 이곳은 원래 녹음이 우거진 지역이었습니다. 아마 저주받은 땅 바로 위에 있는 슬픔의 늪과 같은 곳이었을 겁니다. 슬픔의 늪은 일단 악어들이 사는 늪지대에 열대우림에 있을 법한 나무들이 있으니 딱 봐도 열대기후지요. 저주받은 땅 또한 그런 곳이었을 테지만 다크포탈이 폭발하면서 지금처럼 황폐화되어 버렸습니다. 즉, 아프리카 중부에 해당하는 슬픔의 늪과 저주받은 땅 지역은 원래 열대기후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저주받은 땅 서남쪽의 복원되기 시작한 오염된 숲. 슬픔의 늪과 비슷하지 않나요? 원래 저주받은 땅과 슬픔의 늪은 같은 지역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최남단의 케이프타운!!! 바로 여긴 아제로스에서 어딜까요? 네, 아마 무법항이겠지요? 무법항의 경우 인게임 내에서는 굉장히 같은 촌동네 항구처럼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굉장히 큰 항구도시일 겁니다. 그 부근의 무역의 메카 지역이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결론 : 동부왕국 북부지역이 따뜻한 건 마엘스트롬에서 흘러오는 따뜻한 해류 때문임. 데스윙이 추락한 이후로는 마엘스트롬 해류가 더 뜨거워졌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