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시아문(如是我聞).
어느 때, 늙은 대족장께서 스톰윈드 교역소와 오그리마 은행 앞마당에서, 본섭의 높은 난이도와 로그 점수에 지친 와우저 일천이백오십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대족장께서 빛바랜 판금 갑옷을 걸치고 룬검을 짚은 채, 애드온과 로그를 끄고 단상 높은 자리에 오르셨다.
본섭에서 매주 쐐기돌을 깎던 유저 한 명이 대중 가운데서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무릎을 꿇고 합장하며 대족장께 아뢰었다.

"희유하신 대족장이시여!
저희가 오랫동안 진정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재미를 갈망해 왔음이, 마치 쐐기 글로벌 파티에서 한 시간째 오지 않는 힐러를 바라는 것과 같았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뵙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고 다행입니다.
저희가 복잡한 본섭의 굴레를 벗어나 새로이 열린 포에버의 세계로 나아가 참된 와우의 즐거움을 일으키고자 하는데, 와우저의 마음이 어디에 머물러야 하며, 어떻게 그 분노와 피로를 다스려야 합니까?"

대족장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도다! 훌륭하도다!
네가 말한 대로, 너희가 본섭의 번뇌를 끊고 포에버의 세계에서 참된 낭만을 일으키고자 하나, 아직 마음이 머물 바를 알지 못하는구나.
이제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너를 위해 설하리라.
참된 와우를 즐기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고, 이와 같이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하느니라."

"예, 대족장이시여. 즐거이 듣고자 하나이다!"

대족장께서 대중을 둘러보며 설하셨다.

"모든 일체의 와우저의 종류,
탱커든 딜러든 힐러든, 쐐기 유저든 신화 레이드 유저든, 투기장 검투사든 형상변환 수집가든, WCL 주황로그든 회색로그든, 귀족 특성이든 천민 특성이든—
내 모두 '포에버'의 근본 세계로 들게 하여 본섭의 숙제로부터 제도(濟度)하리라.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고 셀 수 없고 끝없는 와우저를 포에버로 제도하되, 실은 제도된 유저가 한 명도 없느니라.
어째서인가?
만약 와우저의 마음에 아직도 본섭과 같은 '레이드 로그의 상(相)'이 있고, '쐐기 점수의 상'이 있고, '주간 금고의 상'이 있고, '복잡한 특성 트리와 수십 개 애드온의 상'이 남아 있다면, 곧 참된 와우저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생각해 보아라. 본섭이라는 세계는 어떠하던가?
보스의 패턴 하나를 보기 위해 화면 절반을 애드온으로 뒤덮고, 남들보다 DPS 1%를 더 뽑기 위해 심크를 수천 번 돌리며, 매주 목요일마다 숙제에 쫓겨 게임을 노동처럼 하지 않던가? 그것은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숫자의 감옥에 갇혀 허상을 쫓는 것이니라.
그러나 이 '포에버'의 세계는 머무는 바 없이 오직 모험 그 자체에 마음을 내는 곳(應無所住 而生其心)이니라.

투박한 칼질 수십 번에 몹이 쓰러지는 손맛이 있고, 길 가다 마주친 사제에게 받은 인내 버프 하나에 감사가 있으며, 복잡한 계산 없이도 전우와 함께 던전을 돌파하는 날것 그대로의 희열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그러므로 와우저여, 본섭의 화려한 그래픽과 현란한 시스템이라는 허상(虛相)에 속지 말라.
무릇 본섭에 있는 일체의 콘텐츠와 스펙업의 계단은 다 허망한 것이니, 만약 모든 미터기와 로그 점수가 본래 허망한 줄로 보아 그 집착을 내려놓고 '포에버'에 접속한다면, 곧 참된 아제로스의 모험가를 보게 되리라."

​이에 대족장께서 거듭 그 뜻을 펴시려고 게송(시)으로 말씀하셨다.

​"일체의 모든 본섭 컨텐츠는
꿈 같고 환상 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으며
이슬 같고 또한 번개 같으니
마땅히 이와 같이 본섭을 바라볼지니라.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대족장께서 이 경을 설하여 마치시자, 질문을 올렸던 유저와 함께 있던 모든 탱커, 딜러, 힐러들과 얼라이언스 및 호드의 일천이백오십 대중이 그 말씀을 듣고는, 홀연히 본섭의 미련을 떨쳐내고 일제히 애드온 폴더를 비웠다.

​그들은 크게 기뻐하며 대족장의 말씀을 받들어 행하고, 곧장 '포에버'의 세계로 접속하여 참된 안식을 얻었느니라.

==============





전 본섭파입니다. 개그로 봐주십쇼

우연찮게 금강경의 일부 구절을 읽을 일이 있었는데
마침 포에버 이야기가 핫하길래
ai한테 금강경 베이스로 써보라고하니까 엄청 잘 뽑아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