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끝이 아쉬운 '더 퍼스트'
김홍제 기자 (Koer@inven.co.kr)
'카멘 더 퍼스트'는 '명예'를 강조한 이벤트였다.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첫 퍼스트 레이스였던 만큼 스마일게이트RPG는 '카멘 더 퍼스트 이벤트'를 달성한 모든 계정들에 대한 대리 플레이 여부를 조사해 '제3자를 통한 카멘 더 퍼스트 이벤트 기록 달성'에 해당하는 6개 공대, 총 8개 계정의 자격을 박탈했다.
역대급 난이도를 예고했고, 그에 맞는 명예 보상을 얻기 위한 더 퍼스트 레이스는 대리라는 얼룩으로 약간의 아쉬움을 남기긴 했으나 수많은 스토리를 만든 의미 있는 이벤트였다. 정식 이벤트 종료 이후 스마일게이트RPG는 높은 난이도, 도전 레벨 등, 다양한 이유로 클리어 하지 못한 유저들을 위해 2024년 4월 10일까지 기간 한정으로 '더 퍼스트' 난이도 최초 클리어 시 1회에 한해 특별한 보상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제 그 끝이 보이기 시작하자 컨트롤이 뛰어나지 않아서, 시간이 없어서, 스펙을 조금이라도 더 올린 뒤에 등, 다양한 이유로 카멘 4관문, 더 퍼스트 도전을 미뤘던 수많은 모험가들이 본인만의 페이스로 도전에 나서고 있다.
평소보다 자는 시간을 2시간씩 늦추고 2주 만에 클리어했다는 유저, 모든 군단장 클리어 골드를 포기하면서 마침내 이클립스 칭호를 얻고 어둠에서 해방되었다는 유저,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짜릿한 성취감을 맛본 유저 등, 남들보다 조금 늦긴 했지만,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더 퍼스트를 많은 유저들이 클리어 하고 있다.
하지만 기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더 퍼스트의 대기방은 도전을 위한 일반 유저들보다 기간 한정이라는 특수성을 통해 큰 금액을 받고 클리어 해주는 '대리', 혹은 '버스방'으로 넘쳐난다.
일단 대리는 기존 TOP 10 레이스 당시에도 언급했듯 게임사에서 전수 조사까지 진행하며 강력한 조치를 취한 바 있는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지금도 수많은 유저들이 더 퍼스트 난이도 대리 행위에 대한 제보를 스마일게이트RPG에 보내고 있고, 스마일게이트RPG 측에서도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이를 유심히 지켜보고 조치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게이트RPG가 강조했던 '명예'가 실추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부분이다. 이런 전례가 남는다면 추후에 혹시 모를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게임의 근간을 흔드는 이런 부정행위가 더 성행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리고 타인의 계정을 대신 플레이 하지는 않지만, 넘쳐나는 더 퍼스트 '버스'도 문제가 아니라고 보긴 힘들다. 일단, 게임 내에서 이뤄지는 버스는 게임사가 약관상 제지할 명분이 없다.
버스라는 시스템 자체가 무조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일게이트PRG에서 공식적으로 진행했던 이벤트이자 기간 한정, 특별한 보상이 주어지는 '더 퍼스트'까지 버스가 너무 당연시하게 활개 치고 있는 것은 맞나 싶은 거다.
만약, 카멘이 출시 되었을 때 개발자들의 예상을 깨고 7인으로도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TOP 10 공대 중 골드를 받고 버스로 클리어한 공대가 있었다면?
스마일게이트RPG가 제지할 이유가 없으니 버스를 받고 TOP 10이상의 칭호를 획득한 버스 승객을 인정해 줘야 했을까? 분명 상황에 맞는 어떠한 대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고, 최악의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수도 있지만, 모두의 눈살이 찌푸려지는 건 변함 없는 사실이다.
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현 상황에서 특별한 묘수가 나와 깔끔한 해결이 되긴 어렵겠으나 최소한, 이런 문제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그런 시간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정당하게 자신의 노력으로 따낸 특별한 보상, 명예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람들로 인해 얼룩지는 일이 최소화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