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기사 작성을 위해 웹젠의 1년을 쭉 돌아보았다. 그들의 발자취를 살피니 몇 가지가 보인다. 게임회사를 운영하는 방법이 정석에 가깝다는 것, 그리고 참 안정적이라는 것.

온라인 MMORPG 장르에서는 신작이 출시되었다. 아울러 이미 시장에서 활동 중인 작품들에겐 굵직한 업데이트가 주입됐다. 신작 공개와 기존 작품의 꾸준한 관리. 게임사가 보여줘야 할 기본적인 자세다. 온라인과 모바일, 그리고 외적인 이야기도 더해졌던 웹젠의 2013년.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





■ 온라인 부문 점검 _ 3개월마다 대형 업데이트 공개한 '썬 리미티드'... '아크로드2'도 출시

유저한테든 웹젠한테든 '아크로드'는 특별하다. 'WOW'와 '리니지'를 동시에 내리깔아보는 패기는 아무데서나 볼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뭐, 결과부터 말하자면 '아크로드'는 참패했다. 국내 첫 블록버스터 급 온라인 MMORPG였음에도 한없이 부족했던 콘텐츠, 그리고 멸종해버린 개성 때문이다. 패기만 가득했던 작품이라는 타이틀만 쥔 채 '아크로드'는 빠르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아크로드2'는 전작과 같은 길을 가지 않기 위해 사전 준비부터 철저히 했다. 2013년에 들어서자마자 웹젠은 '아크로드2'의 2차 CBT를 진행하며 게임성 검증 및 강화에 나섰다. 이를 통해 대규모 전장, 뛰어난 타격감, 프리클래스 시스템을 더욱 강화한 '아크로드2'는 10월 17일 정식 서비스에 들어갔다. 오픈 초기 에오스, 아스타 등과 함께 MMORPG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며 주목을 받았다.

꾸준한 업데이트로 장기간 순위권 안착을 노렸지만, 현재 '아크로드2'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버 통합과 콘텐츠 업데이트로 다시 한 번 순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는 '아크로드2'. 2014년을 기점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 초반 돌풍을 이어가지 못한 '아크로드2', 재기를 바래 본다


웹젠은 기존 작품의 관리도 착실하게 진행했다. 이미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서비스 중인 '썬 리미티드', 'R2'에 대형 업데이트를 꾸준히 투입하며 유저층 굳히기에 나서는 모습.

먼저 '썬 리미티드'는 지난 2월 28일, 처음으로 선보이는 점령 전장 '자피르 격전지'를 추가했다. 또 5월 30일에는 최고 난이도 사냥터 '고대인의 안식처'와 최종미션 '정령들의 쉼터'를 적용하는 동시에 최상급 아이템도 선보였다. 이어 8월 29일에는 최고 레벨 제한을 165레벨로 상향해 코어 유저들이 더욱 흥미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약 3개월마다 대형 업데이트를 적용해 꾸준함을 과시한 것.

2013년 '썬 리미티드'의 마지막 일정은 11월 28일에 있었다. 이날 업데이트 된 신규 직업은 '헬로이드'라는 이름의 로봇 캐릭터. 기존 캐릭터들과는 달리 '헬로이드'는 기계와 철로 이루어진 로봇이었기에 많은 유저들의 관심을 받았다.

'R2' 역시 굵직한 업데이트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리버스(Re:birth)'라는 부제를 달고 등장한 업데이트는 신규지역 및 몬스터, 새로운 퀘스트를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이며 코어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모두를 만족시킨 것은 아니었다. 변화가 많은 만큼, 여러 부분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는데, 특히 새롭게 추가된 '전리품 시스템'에 많은 유저들이 불만을 표시했다. 이미 강화한 아이템이 다른 좋은 아이템으로 인해 사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한 것. 'R2' 개발팀의 최봉원 PD는 이 문제에 대해서 "리버스 업데이트 Part2를 통해 불만점들을 완전히 씻어내겠다"고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 모바일 부문 점검 _ 시작부터 삐끗했던 '뮤 더 제네시스'... 하지만 포기는 이르다

웹젠은 '썬', '메틴' 등의 작품들로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별다른 소식이 없었다. 웹젠도 이를 느끼고 있었는지 2013년에는 모바일 공략에도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지난 4월 23일 자사의 첫 모바일 게임인 '삼국용장전 for Kakao'를 출시하며 신고식을 치뤘다. '일렉트릭몬스터'가 개발한 이 작품은 삼국지를 소재로 하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이다. 간편한 조작 방식과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보유한 점을 특징으로 꼽았다. '삼국용장전'을 시장에 내놓을 당시 웹젠 김태훈 대표는 "리듬액션게임, RPG 게임 등 자사가 출시 예정인 여러 게임들도 빠른 시일 안에 선보이겠다"고 전해 기대감을 불렀다.

'삼국용장전'으로 모바일 플랫폼 진출의 기반을 닦은 웹젠의 차기작은 '뮤 더 제네시스'였다. 자신들의 온라인 게임 중 가장 많은 인지도를 보유한 '뮤'를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시켜 출시한 작품이다. 12월 20일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선보이게 된 이 작품은, 뛰어난 그래픽과 전투 효과 덕분에 모바일 게이머들의 관심을 모으는 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접속 오류로 인해 24일부터 약 일주일 간 서비스가 중단되고 말았다. 유행 사이클이 어느 플랫폼보다도 빠른 곳이 모바일 게임 분야 아닌가. 장점을 채 보여주기도 전에 서버 문제가 터졌다는 것은 웹젠 입장에서도 분명한 적신호였다. 결국 웹젠은 30일에 서비스를 재개하며 "뮤 더 제네시스의 런칭 기념 이벤트를 당초 계획보다 1주일 더 연장 진행하기로 했다. 임시점검에 대한 보상은 확실히 하겠다"고 말하며 화재 진압에 나섰다.

웹젠은 모바일 플랫폼에서 두 작품밖에 출시하지 않아 함부로 미래를 점치기 어려운 회사다. 하지만 '뮤 더 제네시스'로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이며, 개발력이 결코 뒤쳐지지 않음을 증명했다. 이후 출시되는 작품은 드라마 '마의'를 소재로 한 게임, 그리고 김태훈 대표가 언급한 리듬액션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 플랫폼에서도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모바일 플랫폼으로 등장한 '뮤 더 제네시스'


■ 기타 부문 점검 _ 갈라넷 인수로 해외 진출 거점 마련, 그리고 판교 신사옥 입점

게임 외적인 부분에서도 웹젠은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2월 1일, 북미 유럽지역 전문 포털 게임사 '갈라넷'의 지분을 전량 인수해 해외 진출의 물꼬를 텄다. 갈라넷은 유럽, 북미 지역에서 2천만 명에 달하는 게임 회원을 보유한 '지포테이토'를 운영하고 있다. 이로써 웹젠은 인수를 통해 글로벌 업체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됐다.

사업이 확장되면 직원이 늘어나고, 결국 본사의 규모 확장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떠오르기 마련이다. 이러한 요구에 맞춰 웹젠은 10월 7일 '판교디지털콘텐츠파크' 신사옥으로 둥지를 옮겼다. 아울러 기존 'World'와 'WEBZEN'을 중의적으로 표현한 CI 디자인도 일부 수정했다. 그리고 글로벌 게임산업에 대응하는 '변화와 발전, '가치와 성장'을 함축하는 새로운 CI를 선보였다.

▲ 갈라넷을 인수하며 해외 진출 거점을 마련한 웹젠


■ 웹젠의 2014년은? _ 웹젠의 심장, '뮤2'에 달렸다.

웹젠의 2014년 키워드는 한 가지가 핵심이다. 바로 오랜 개발 기간을 거친 '뮤2'가 유저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것. 웹젠은 지난 7월 4일 '뮤2'의 첫 테스트 일정을 2013년 하반기로 잡은 바 있다. 하지만 여러 사정이 겹치며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 및 유저들은 2014년 중으로 '뮤2'가 등장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웹젠 측도 '뮤2'를 2014년에는 반드시 선보일 것이라 다짐하고 있는 상태다.

전작인 '뮤'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더불어 초창기 온라인 MMORPG 시장을 이끌어 간 작품이다. 신생 회사인 웹젠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는 데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출시된지 13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많은 유저들이 플레이한다는 것도 이 작품의 입지를 말해준다.

'뮤2'는 지금까지 웹젠이 제작한 어떤 게임들보다도 많은 땀과 자본이 투입될 것이 분명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횡스크롤 액션 RPG 성향을 띈 이 작품이 게임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주목해보자.

[▲ 2011년에 공개된 '뮤2' 영상, 지금은 더욱 발전했으리라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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