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웬은 최초의 PVP 대륙이자 RVR 대륙이다. 로스트아크에서 증명의 전장이나 실마엘 전장 등의 PVP 관련 콘텐츠들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만큼, 등장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던 대륙이기도 하다.

실제로 로웬 등장 이후 평가는 상당히 복합적이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도 있겠지만 납득되지 않는 기여도 시스템이나 미묘한 협동 퀘스트 등은 상당히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PVP 대륙으로 등장했으나, 준법자의 섬이라 불리는 무법자의 섬처럼 필드에서 상대 세력을 만나더라도 전투가 벌어지는 일은 드문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로웬이 실패한 대륙이냐고 묻는다면 그런 것은 아니다. 기본 시스템 자체는 잘 구축되어있기 때문에, 조금씩 수정해나간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로웬 대륙의 완성도가 올라갈수록 추후 추가될 툴루비크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이다.


▲ 복합적 평가인 로웬 대륙, 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 왜 싸워야 해? 낮은 전투 목적성

로웬 대륙의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낮은 전투 목적성이다. PVP 자체의 메리트가 너무 낮은 것이다. 현재 필드 PVP로 인해 얻는 메리트는 세력 직위 상승 하나뿐인데, 주간 퀘스트나 필드 보스 등과 비교하면 수치 상승이 매우 낮다.

실마엘 수정의 가치도 애매하다. 실마엘 수정으로 교환 가능한 품목은 원정대 내 1회 교환 보상이 대부분이며, 세력 직위 상승 속도에 비해 실마엘 수정 획득량이 많아 별도의 파밍 없이도 모두 교환이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무한대 교환 가능한 품목을 교환하자니, 그 효율이 너무 나빠 교환할만한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

물론 PVP를 좋아하지 않는 모험가가 많은 것을 감안한다면 PVP의 메리트가 너무 높아지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PVP 대륙에서 PVP를 하는 모험가가 나쁜 평가를 받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 시간이 지나면 무법자의 섬처럼 전투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무법자의 섬은 PVP 섬임에도 불구하고 전투를 지양하는 분위기가 매우 강하다. 이외에도 슬라임 아일랜드나 안개의 섬, 고블린 섬, 해적마을 아틀라스 등 PVP가 가능한 모든 섬에서의 전투 행위는 사실상 없어진 지 오래이며, 퀘스트가 존재하는 일부 PVP 섬만 퀘스트에 따라 전투가 벌어질 뿐이다.

그나마 레갸르방크 대평원은 PVP가 어느 정도 활성화되어있는 편이다. 다만 이 또한 습격전이나 점령전, 필드 보스 타이밍을 제외하면 전투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이유는 간단하다. 거점을 점령하더라도, 상대방을 적 진영까지 몰아내더라도 얻는 메리트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적 세력이 보스인 보라칼날 해적단장 바스키아나 철혈의 용병대장 아르노의 경우 매우 강력하여 공대 단위의 레이드가 필요하다. 그러나 얻는 보상은 업적 하나뿐이기 때문에 2회 이상 진행할 이유가 없으며, 방어하는 입장에서 해당 보스들이 죽거나 살거나 변하는 것이 없기에 상대방의 공격을 막을 필요성도 없다. PVP를 해야 하는 이유가 더 필요한 실정이다.


▲ 업적만 따면 끝? 싸울 이유 자체가 너무 부족하다


▣ 아무튼 막타가 중요? 납득되지 않는 기여도 시스템

상술하기를 전투 목적성이 낮다고 했으나, 현재로서도 전투에 아무런 메리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세력 경험치를 얻어 세력 직위를 상승시키면 실마엘 수정으로 각종 보상을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력 경험치를 획득하는 방법은 습격전, 점령전, 주간 퀘스트, 적 세력원 처치까지 4가지가 있다. 습격전과 점령전, 주간 퀘스트는 모두가 똑같이 참여할 수 있는 만큼 남들보다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적 세력원 처치 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러나 마지막 타격이 아니라면 아무런 경험치도 얻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혼자서 힘들게 적을 죽기 직전까지 만들었더라도, 마지막 순간 다른 아군 세력이 막타를 치면 해당 모험가가 모든 경험치를 획득하게 된다. 탱킹을 수행하기 위해 인내 세팅을 했다면? 다른 파티원을 지켜주고 도와주는 서포터라면? 세력전에서 큰 도움이 된 것은 사실이겠지만, 본인의 경험치는 하나도 올리지 못할 확률이 높다.

심지어 본인이 아무리 많이 죽어도 손해를 보는 것은 없다. 세력 전투의 승리나 본인의 안위는 신경 쓰지 않고 극딜 세팅으로 어떻게든 적을 최대한 많이 죽이는 것이 정답인 셈이다. 여타 경쟁섬처럼 어시스트 점수가 도입되거나, 같은 파티원이 경험치를 획득했다면 이를 분배하는 형태가 필요할 것이다.


▲ 아무리 세력에 도움이 되었더라도, 막타를 치지 않으면 경험치는 0이다


▣ PVP를 위장한 PVE? 미묘한 협동 퀘스트

레갸르방크 대평원의 협동 퀘스트 중 하나인 습격전은 한쪽 세력이 다른 쪽 세력의 앞마당을 공격하는 내용이다. 다만, 적 모험가를 공격하는 것이 아닌, NPC를 공격해서 점수를 올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당히 미묘한 느낌일 들 수밖에 없다. 퀘스트 목표 자체를 오인하고 모험가끼리 전투를 벌이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

심지어 방어 측의 경우 퀘스트 자체를 받지 못한다. 적의 퀘스트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알 방법도 없으며, 애초에 막을 이유도 없다. 습격전 자체가 한 번씩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서로 방어를 할 필요 없이 상대방의 앞마당에서 전투만 벌이면 끝나는 퀘스트라는 것이다.

그나마 점령전은 상황이 낫다. 서로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전투를 벌일 수 있으며, 평소와 달리 점령 자체의 목적성도 올라간다. 다만 외부적인 문제가 있는데, 습격전이 진행될 때 점령전도 함께 진행된다는 점이다. 습격전과 점령전이 모두 주당 2회 참여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습격전이 없을 때의 점령전은 참여할 가치가 매우 낮다. 점령전만 있는 일정에 습격전을 추가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습격전의 경우 목표를 앞마당에서의 공격에 그치지 않고 적 세력의 보스에 준하는 NPC를 처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또한 방어 세력의 입장에서도 적 세력의 퀘스트 진행도를 알 수 있어야 하며, 방어에 따른 보상이 주어진다면 막을 명분이 생길 것이다.


▲ 습격전은 공격 목표도 이상하지만, 방어할 명분조차 없다


▣ 기습은 정당하다? 필드 보스, 헤르무트

로웬의 필드 보스는 특이하게도 각 세력의 진영에서 동시에 리젠되는 형태가 된다. 적 세력이 한자리에 모여있기 때문에, 상대 세력 입장에서는 한 번에 기여도를 많이 채울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다. 다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스트레스가 될 수밖에 없다. PVP에는 관심이 없고 필드 보스의 보상을 얻고 싶을 뿐인데, 자꾸 죽어서 부활의 깃털을 써야 하는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서는 필드 보스 자체를 처치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이러한 현상은 의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필드 보스를 중앙에 리젠시키지 않고 각 진영에 하나씩, 둘로 나눴다는 것은 PVP를 싫어하는 모험가들이라도 필드 보스 보상만큼은 가져가라는 뜻일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경비병 등 적 세력 모험가가 필드 보스가 위치한 곳까지 침입하는 것을 방어할만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없기에 기습하는 세력이 훨씬 유리한 현 상황이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외에도 필드 보스가 상당히 강력하기 때문에 필드 보스 보상을 얻기 위해 온 모험가들은 레이드용 스킬 세팅을 하게 된다. 반면 적 세력은 PVP 세팅을 하고 기습을 해온다. 적의 기습을 알더라도 대처가 힘든 셈이다. 그나마 파티를 만들어서 적 세력 방어조와 필드 보스 처치조를 나누는 것이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 필드 보스는 파티원에게 맡기고 적 세력 방어조를 따로 꾸리는 것이 최선이다


▣ 적을 처치해도 소용없다? 무제한 부활의 깃털

로웬 대륙에서는 사망 후 15초가 지나야만 부활이 가능하다. 다만 부활의 깃털을 통한 부활도 가능하다는 점이 문제다. 이 때문에 로웬 대륙의 대부분의 문제가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사망 후 15초는 사망한 입장에서는 길 수 있지만, 처치한 적의 입장에서는 매우 짧은 시간이다. 거점을 점령하려 해도, 라인을 밀려고 해도, 적의 기습을 방어하려 해도 부활의 깃털 하나 때문에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로웬의 전투가 전략이나 전술이 없는 막싸움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빠른 이동의 중추가 되는 거점 또한 부활의 깃털 덕분에 차지할 이유가 없으며, 필드 보스를 방해하러 오는 적을 처치하더라도 평화로운 시간이 오지 않는 이유기도 하다. 부활의 깃털의 사용 자체를 금지시키거나 1분 이상의 긴 페널티가 필요할 것이다.


▲ 15초면 즉시 부활! 전투 양상이 막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


▣ 형평성을 맞출 수 있을까? 다시 추가되는 밸런스 문제

밸런스 문제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로웬 대륙은 필드 PVP지만, 인내 수치 조정이나 세트 효과 미반영 등 로웬 대륙만의 밸런스가 따로 잡혀있는 상태다. 섬 점령전과 같은 PVP와는 별개의 밸런스를 지니는 셈이다. 심지어 증명의 전장과도 다르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인내 수저나 방무 수저로 불리는 클래스들이 섬 점령전과 같이 독보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일부 클래스는 너무 강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태이며, 클래스에 따라 가져갈 수 있는 세력 점수의 간극이 매우 큰 상태다. 현재는 전투 자체의 중요도가 낮아 불만이 수면 위로 올라오지는 않았으나, 툴루비크 이후에는 어찌 될지 모르는 일이다.

물론 실제로는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없으며, 데이터상으로는 보다 적은 차이가 발생하고 있을 수도 있다. 다만 로웬 대륙만의 추가적인 밸런스가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가 좋은 현상은 아니다. PVP 밸런스만 해도 로웬과 증명의 전장, 섬 점령전이 모두 따로따로다. 하나를 수정하면 하나가 어긋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일반 전투에서의 밸런스와 보정 전투에서의 밸런스 간극을 맞추기 어려운 것과 같은 이치다. 그나마 로웬과 섬 점령전과 같은 필드 PVP의 밸런스를 하나로 합쳐서 조정한다면 그나마 간극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 방무의 영향력은 여론만큼 크지는 않다. 그러나 밸런스가 좋다고 보긴 어려울 것이다


▣ 너무 악랄한 조합! 무제한 배틀 아이템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배틀 아이템도 문제가 된다. 단순 물약뿐 아니라 회복약이나 각성약, 은신 로브, 수류탄 등 제한도 없다. 이 때문에 골드만 많이 사용하면 전투에서 승리할 확률이 급격히 상승하게 된다.

물론 필드 PVP 특성상 아이템 레벨이 높거나 다수의 배틀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는 등 골드 소모에 따라 차별화가 생기는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클래스와의 조합이 상당히 악랄하다는 점이 문제다. 인내 세팅과 물약, 회복약, 부활의 깃털의 조합은 견고한 벽을 상대하는 느낌이며, 각성약을 사용하는 일부 클래스와의 전투는 불합리함이 느껴질 정도다. 어찌 보면 밸런스의 연장선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배틀 아이템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방법도 있겠지만, 이 또한 밸런스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면 추가적인 제한이 필요할 것이다. 사망하기 전까지 배틀 아이템 수량 제한을 두거나, 쿨타임을 대폭 늘리는 등의 방법이 있을 수 있다.


▲ 일부 클래스는 배틀 아이템과 조합하면 상당히 악랄해진다


※ 로웬 대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을 통해 여러분의 의견을 공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