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하면 탈락이지만, 성공하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과연 광동 프릭스의 봄은 올까.

30일 종각 롤파크에서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 스플릿 플레이오프 1라운드, 한화생명e스포츠와 광동 프릭스의 대결이 펼쳐진다. 성적으로 보나 그 안에 담긴 경기력으로 보나 한화생명e스포츠의 낙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광동 프릭스의 반란이 얼마나 거셀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체급 좋은 기존 딜러진 '제카' 김건우-'바이퍼' 박도현과 재계약을 맺고, 쓰리핏을 달성한 젠지 e스포츠 출신 '도란' 최현준-'피넛' 한왕호-'딜라이트' 유환중을 영입하면서 슈퍼 팀을 꾸렸던 한화생명e스포츠는 15승 3패 +19를 기록하며 3위로 정규 시즌을 마무리했다.

1라운드까지만 해도 단순 체급으로만 상대를 찍어 누르는 느낌이 강했고, 그로 인해 우승 경쟁 팀인 젠지 e스포츠와 T1에게 0:2 참패를 당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팀적인 움직임에 탄력이 붙고 밴픽도 정갈해지면서 경기력이 올라왔고, 2라운드 T1전을 승리하며 훨씬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광동 프릭스의 정규 시즌 행보는 지난 해와 비슷한 흐름이었다. 1라운드에서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호성적을 이어가다 '1말 2초(1라운드 막바지~2라운드 초반)', OK저축은행 브리온과의 연전에서 패배한 이후 부진에 휩싸였다. 그러나, 그때와 달리 이번에는 극복에 성공했다.

1라운드에서 '불' 송선규의 콜업으로 kt 롤스터전을 승리하고 기세를 탔던 것처럼 건강 문제가 있는 '안딜' 문관빈 대신 '퀀텀' 손정환을 콜업, 디플러스 기아를 격파하며 부진을 털어냈다. 더불어 게임 내외적으로 팀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는 '커즈' 문우찬의 존재가 신예가 다수 포함된 광동 프릭스에게 안정감을 더해주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광동 프릭스에게 한화생명e스포츠는 너무 강한 상대다. 작년 스프링 스플릿부터 정규 시즌에서 6번 만나 6번 모두 패했다. 가장 최근 경기서 유일한 세트 승리를 가져오긴 했으나, 그것만으로 긍정을 논하긴 역부족이다. 그보다 오히려 다전제 경험 차이가 체급이 낮은 광동 프릭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높다.

때문에 광동 프릭스 입장에서는 더욱더 개개인의 기량에 기댈 수밖에 없다. '불독' 이태영과 '불'이 정규 시즌 동안 간간히 보여줬던 예상을 뛰어넘는 퍼포먼스, 그리고 후반 들어 주춤한 '커즈'와 '두두' 이동주의 화려한 부활, '퀀텀'의 신예에 걸맞은 패기 플레이와 함께 코치진의 밴픽 전술이 어우러져야 난적 한화생명e스포츠를 잡을 수 있다.

반대로 한화생명e스포츠는 하던 대로만 하면 된다. 1라운드 상대로 변수가 가장 적은 광동 프릭스를 택했고, 이는 승리하는 것은 물론 젠지 e스포츠 혹은 T1을 만날 2라운드를 위해 전략 노출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방심하지 않고, 하던 대로 체급으로 밀어붙이는 무난한 승리를 그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