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아크는 최근 격변의 시간을 겪었다. 테스트 서버를 포함해 3주 동안 무려 3번의 밸런스 변경이 있었던 것이다. 정확히는 일부 클래스만 해당되는 이야기기는 하지만, 해당 클래스가 아니어도 단순히 남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음에는 본인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첫 격변은 테스트 서버 오픈 일이었던 7월 29일(금)이다. 대부분의 클래스는 대미지 조정 정도만 이루어졌지만, 서머너와 블래스터, 아르카나, 디스트로이어의 경우 스킬의 변경과 구조 조정 등 대대적인 개편이 있었다. 구조 조정이 함께하다 보니 아무래도 밸런스가 크게 요동치는 것은 당연했다.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테스트 서버는 내부 지표가 쌓이기도 힘들 정도의 기간인 1주일 만에 문을 닫았으며, 다시 4일 뒤인 8월 10일(수) 본 서버에 밸런스 패치가 진행됐다. 테스트 서버와는 또 다른 형태였다. 테스트 서버에서 제대로 된 데이터가 쌓이지도 못한 상황에서 본 서버에 들여올 때 한 번 더 큰 변화를 줬으니 상황은 어떻게 될지 뻔했다. 특정 클래스가 과하게 강력하다는 여론이 들끓게 되었다.

다시 1주일 만인 8월 17일(수)에 밸런스 조정이 진행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본 서버의 내부 지표가 쌓이기를 기다리지도 못할 만큼 밸런스가 망가져 있었다는 뜻이다. 물론 3번의 밸런스 변경을 거친 현재가 완벽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내부 지표가 쌓이기를 기다릴 수는 있게 되었다.


현재의 밸런스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다고 가정한다면 3주간의 격변은 결과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로스트아크의 세팅 방식은 아파트를 1cm 옆으로 옮기는 것과 유사하다. 각인이나 특성 중 어느 하나를 바꾸려 한다면 장신구를 다시 구매해야 하고 어빌리티 스톤을 다시 깎아야 하며, 최고의 옵션으로 맞춰놨던 팔찌를 버려야 할 수도 있다.

수많은 골드를 들여 최고의 세팅을 해놨는데, 다시 골드를 그만큼 사용하라고 하면 좋아할 모험가는 단연코 한 명도 없다. 심지어 골드가 휴지 조각이 될 수도 있으며, 실제로 이번에는 1주일 만에 휴지 조각이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완화하는 것이 테스트 서버다. 테스트 서버에서 구조적 개선을 선보인 후, 자료를 수집하고 그에 따라 지표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추가 밸런스 패치는 당연히 테스트 서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테스트 서버가 어느 정도 안정화되었다면 본 서버에 적용하면 된다. 세팅을 변경하면서 골드가 소모될 수는 있지만, 최소한 이처럼 빠르게 휴지 조각이 되지는 않는다.


지금처럼 급박하게 밸런스 패치가 진행된 것은 로드맵 일정에 쫓겼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일리아칸을 더 미루기도 힘들었으며 그 전에 밸런스 패치를 해야 했을 수도 있다. 다만 그러한 것들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급했다. 일정이 촉박한 만큼 테스트 서버를 더 일찍 열었어야 했으며, 아직 닫혔으면 안 되었다. 테스트 서버가 있었음에도 본 서버에서 핫픽스급의 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또 다른 문제는 테스트 서버에서 내부 지표를 유의미하게 쌓을 수 없다는 점이다. 콘텐츠를 진행하는 데에 별다른 메리트가 없기 때문에 대부분 수련장에서 체험하는 정도가 전부다. 심지어 콘텐츠를 진행하려 해도 서포터는 별다른 조정이 없어 테스트를 따로 할 필요가 없었으므로, 딜러들은 서포터가 없어 기존 콘텐츠 출발이 불가능해 실전 테스트조차 불가능했다. 수련장 외에 테스트 서버에서 내부 지표를 쌓을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

'이미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다. 다음에 더 잘하면 된다'고 말하기에는 이미 지나간 일이 너무나도 많다. 이러한 일들이 쌓이면 쌓일수록 기대감이 줄어들게 되고 아예 내려놓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밸런스 패치도 소위 수평적 콘텐츠의 일환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조금 더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