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딘:발할라 라이징은 북유럽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등장 지역, NPC, 몬스터 등 상당수가 신화 속 이야기에 출현한다. 그중 각 지역의 최종 적이면서 파티 던전의 보스로 출현하는 몬스터들은 신화 속에서 세계의 멸망을 뜻하는 라그나로크를 이끈 주역들로 신화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익숙한 편이다.

게다가 파티 던전 맹독의 뱀 둥지 보스 요르문간드를 시작으로 잊혀진 거인의 동굴 펜리르, 난쟁이 왕가의 무덤 로키, 망자의 선착장 헬까지 4명의 보스는 모두 혈연으로 엮여있다. 펜리르, 요르문간드, 헬 3남매는 로키의 자식들로 라그나로크에서 위협이 될 거라는 예언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신들에게 심한 대우를 받고, 이를 계기로 로키와 자식들은 신들에 대한 분노를 쌓게 된다.

신들이 예언을 믿고 두려워했기 때문에 로키와 자식들의 분노를 사게 되고, 이를 계기로 라그나로크가 일어나게 된 셈. 결국 로키와 그의 자식들은 신들 중에서도 유명한 오딘, 토르, 헤임달을 라그나로크 당시 살해하여 신들의 멸망을 이끈다.


▲ 로키는 오딘:발할라 라이징과 신화 모두 중요한 존재다.




■ 장난의 신 로키, 어떻게 신들의 적이 됐을까

오딘, 토르와 함께 북유럽 신화에서 가장 유명한 신 중 하나인 로키는 신들의 멸망이라 불리는 라그나로크가 일어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사실상 세상을 멸망시킨 장본인이다. 장난의 신으로써 많은 거짓말과 과도한 장난을 일으키고, 신은 물론 거인이나 요정 등 많은 이들이 로키의 피해자로 기록되고 있다.

부모님은 거인 출신으로 어머니 이름인 라우페이를 계승하여 로키 라우페이손으로 불린다. 순수한 신족 혈통이 아닌 거인 태생의 신인 셈. 서리 거인족의 유능한 마법사이자 우트가르트의 왕 로키와 이름이 똑같아 동일시 여기는 의견도 있지만, 대체로 다른 인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로키는 다양한 장난으로 신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의 장난이 꼭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문제를 일으키면 본인이 스스로 해결하기도 하는 등 나쁜 신이 아닌 장난기 많은 문제아 정도로 여겨졌다. 오딘과는 의형제에다가 장난이 심하긴 해도 다른 신들과 서로 죽일 정도로 나쁜 관계까지는 아니었다고 한다.

가끔 물건을 잃어버리는 등 신들의 문제도 나서서 해결해 줬으며, 난쟁이들을 이용하여 다양한 신의 장비를 제작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게 오딘의 궁니르, 토르의 묠니르, 굴린부르스티 등이 있고, 이렇듯 신화 속 많은 장비는 로키의 손을 거쳐 신들에게 전해지고는 했다. 많은 장비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점 때문에 대장장이와 가까운 불의 신으로 로키를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 게임 속에서도 로키의 특이한 성격을 조금 엿볼 수 있다.



◎ 로키의 자식들과 라그나로크의 발단

로키는 신족 출신의 아내인 시긴과 거인족 출신의 앙그리보다까지 두 명의 아내가 있었다. 시긴은 전형적인 현모양처로 표현되며, 두 명의 아들을 출산했다. 이후 로키가 벌을 받아 동굴에 갇힐 때 신들은 두 아들 중 한 명이 형제를 살해하게 만들어 죽은 아들의 창자로 로키를 묶었다고 전해진다. 이때 시긴은 로키와 함께 동굴에 갇혀서 그를 보필했다고 한다.

반면, 앙그리보다는 마녀, 예언자 등으로 표현될 만큼 강력한 마법을 다루던 거인으로 로키의 유명한 자식들인 괴물 3남매의 어머니다. 펜리르, 요르문간드, 헬 3남매는 모두 위협적인 힘과 외형을 지니고 있었는데, 라그나로크가 일어나면 이들이 신들의 위험한 적이 될 거라는 예언 때문에 굉장한 차별 대우를 받는다.

예언을 두려워했던 신들은 3남매 중 펜리르를 묶어서 가두고, 요르문간드를 바다에 버리며, 헬 역시 죽은 이들의 영역인 니플헤임에 방치한다. 로키는 아무런 잘못도 없던 자기 자식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에 크게 분노했고, 이를 계기로 로키는 오딘의 아들이자 빛의 신이었던 발두르를 죽음에 이르게 만들어 신족과 대립한다.


▲ 로키는 신들에 대한 증오를 품게된다.



발두르는 모든 신들에게 사랑받는 존재였지만, 어느 날 죽음의 예언을 받게 된다. 이를 걱정한 어머니 프리그는 세상 모든 존재에게 발두르를 지켜달라고 부탁하여 발두르는 절대 다치지 않는 존재가 됐다. 그때 프리그는 너무 약하고 보잘것없던 겨우살이에게는 발두르를 부탁하지 않았다.

결국 로키의 계략에 의해 발두르의 장님 형제였던 호드가 발두르를 향해 겨우살이로 만든 창을 던지게 되고, 그로써 발두르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이를 통해 호드는 처형당하고, 로키는 신들에게 붙잡혀 동굴에 유배되는 징벌을 받게 된다. 이때 신들이 로키와 시긴 사이의 두 아들을 이용해 형제가 형제를 죽이게 만든 후 그 창자로 로키를 묶은 것은 호드를 속여서 발두르를 죽게 만든 것에 대한 복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로키의 자식들에 대한 예언에 집착한 신들의 부당대우는 그냥 장난을 치며 살아가던 로키에게 거대한 증오를 심었고, 이는 라그나로크 발단의 밑바탕이 된 셈이다. 결국 라그나로크 당시 풀려나 로키와 그 자식들은 신들을 처단하기 위해 아스가르드로 향하고, 무스펠하임의 수르트와 화염 거인들까지 뒤를 따라 비프로스트를 건너 세상을 멸망시킨다.

라그나로크에서 로키는 비프로스트를 지키던 아스가르드의 수문장 헤임달과 박치기를 하여 함께 죽으면서 길을 여는 것으로 역할을 끝내고 이후는 그의 자식들이 멸망을 이어간다.


▲ 로키는 라그나로크를 이끈느 적으로 돌아선다.

▲ 게임에서 환영과 마법을 사용하는 로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던전에서 분노에 찬 로키를 상대해야 한다.




■ 라그나로크의 주역! 로키의 괴물 3남매

◎ 오딘을 삼킨 흉포한 늑대! 펜리르

3남매 중 장남인 펜리르는 거대한 늑대로 굉장히 힘이 강했다고 한다. 일반 늑대와 비슷했던 처음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거대해졌고, 워낙 힘이 강해서 어떠한 물건으로도 그를 묶을 수 없었다고 전해진다. 전쟁의 신 티르의 손에 키워져서 서로 굉장히 친밀했으며, 신들과는 자주 어울릴 정도로 사이가 나쁘지 않았던 편. 그러나 라그나로크에서 오딘을 죽인다는 예언 때문에 갇히게 된다.

이때 힘이 강한 펜리르를 묶기 위해 마법 사슬인 글레이프니르를 사용했는데, 이는 펜리르를 묶기 위해 난쟁이들이 만든 특별한 전용 장비였다. 그동안 어떤 사슬이던 강력한 힘으로 끊고 탈출하던 펜리르는 신들의 도발에 글레이프니르의 정체를 모른 채 순순히 자신을 묶게 했고, 사실 이는 펜리르를 속여서 손쉽게 제압하기 위한 신들의 계략이었다.

글레이프니르에 묶일 당시 만약을 대비한 펜리르는 자신이 끊지 못하면 이후 자신을 풀어줄 것을 신들에게 약속받으며 그 증거로 신들 중 한 명이 자신의 입속에 팔을 넣도록 요구했다. 용기있게 나서서 팔을 집어넣은 이는 펜리르와 친밀했던 티르였는데, 이후 신들에게 속은 걸 깨달은 펜리르가 입을 닫으면서 팔 하나를 잃게 된다.

결국 신들은 묶은 펜리르를 다시는 풀어주지 않았고, 오히려 펜리르의 입에 칼을 꽂아서 매달아 놓는다. 긴 시간 묶여있으며 증오를 쌓던 펜리르는 라그나로크로 풀려난 후 거대해진 몸을 이끌고 하늘과 땅을 한 입에 댄 상태로 세상의 반을 먹어치웠다고 한다.

오딘 역시 펜리르에게 먹히면서 사망했기 때문에 결국 예언이 실행된 셈. 이후 오딘의 아들 중 하나인 비다르가 펜리르의 턱을 찢은 후 심장에 칼을 박아서 죽였다.


▲ 라그나로크에서 펜리르는 오딘을 죽이는 역할을 한다.

▲ 던전에서 펜리르가 지닌 강력한 힘을 체험할 수 있다.



◎ 토르를 죽인 거대한 바다뱀! 요르문간드

로키의 둘째 아들인 요르문간드는 라그나로크의 예언을 두려워한 오딘이 태어나자마자 바다에 던져서 버렸다. 바다 깊은 곳에서 성장한 요르문간드는 끝없이 커진 육체 때문에 미드가르드를 휘감고도 남아서 스스로 자기 꼬리를 물고 있을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요르문간드가 물고 있는 꼬리를 놓치면 세상이 멸망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토르 때문에 몇 번이고 꼬리를 놓칠 뻔한 적이 있어서 서로 사이가 좋지 않다. 그런 악연 때문인지 이후 토르와 요르문간드는 목숨을 걸고 대립하게 된다.

라그나로크 때 바다에서 뛰쳐나온 요르문간드의 거대한 육신 때문에 세상에는 홍수가 일어났으며, 요르문간드가 내뿜는 독으로 세상이 뒤덮였다. 펜리르가 거대한 입으로 세상을 삼킬 때 요르문간드는 독으로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면서 멸망을 이끈 셈이다.

신들과의 전투에서는 오랜 숙적 토르와 마주하고, 그의 무기 묠니르에 머리를 맞아서 처참하게 죽는다. 그러나 요르문간드가 내뿜는 강력한 맹독에 중독된 토르 역시 요르문간드의 머리를 박살 낸 후 곧이어 사망! 결과적으로 동귀어진한 것이다. 펜리르가 오딘을, 요르문간드가 토르를 죽이면서 두 형제가 신들의 최대 전력을 처치하는 라그나로크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 요르문간드의 거대한 크기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 게임에서 역시 요르문간드의 맹독에 맞서야 한다.



◎ 저승의 여왕이자 지옥 군대의 통솔자! 헬

헬 또는 헬라라고 불리는 로키의 딸은 자신의 오빠들인 펜리르, 요르문간드와 다르게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는 강력한 마녀다. 단, 몸의 반은 미녀지만 나머지는 시체라는 등 몸의 반이 서로 극명하게 갈리는 외형을 지녔다고 전해지며, 니플헤임에서 죽은 자들의 세계로 분류되는 헬의 지배권을 가진 저승의 여왕이다.

저승을 뜻하는 헬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지옥과는 다른 장소로 불타 지도 않고, 오히려 춥고 음침한 세계라고 한다. 죄인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죽은 후 머무는 곳으로 전사들 전당인 발할라와는 또 다른 저승이다.

로키의 딸이 저승의 여왕이 된 일화는 태어난 후 오딘에 의해 니플헤임에 버려졌거나 오딘에게 충성심을 보이고 스스로 니플헤임으로 향했다는 이야기 2개가 있다. 평소 오딘과 사이가 나쁘지 않았고, 저승이라는 특수한 세계에서 지내고 있어서 그런지 대부분의 신들과 특별한 인연이 없는 편이었다.

그러나 라그나로크가 일어날 때 저승의 군대를 이끌고 미드가르드로 쳐들어가 아버지인 로키와 오빠들을 도우면서 신들을 위협한다. 오빠들이 오딘, 토르를 죽인 것과 다르게 군대를 이끌고 도왔지만 유명한 신을 죽였다는 이야기는 알려지지 않았고, 라그나로크에서 살아남아 저승의 여왕으로 계속 군림하고 있다고도 여겨진다.

라그나로크에서 그녀의 군대가 타고 진격하던 배 니글파르는 죽은 이들의 손톱과 발톱으로 제작했으며, 그 때문에 당시 장례 문화에서 고인의 손발톱을 자르는 것은 니글파르의 제작을 막기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 저승의 여왕으로 군림하는 헬은 몸의 반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 헬은 강력한 마녀로 다양한 마법을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