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문

언제나 그렇듯이 본인의 칼럼은

이러이러한 패치가 있으니->아마 메타는 이렇게 바뀔 것이다.

...같은 것이 아니라

이러이러한 패치가 있는데->라이엇 게임즈는 게임을 이렇게 바꾸려고 하는 것 같으니 알아둬라.

에 가까움. 내 칼럼은 뛰어난 통찰력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게 아니라 라이엇 게임즈가 말하는 것들을 종합해서 정리하는 거임. 뭔 차이냐면, 설령 라이엇 게임즈의 의도와 달리 메타가 이상한 방향으로 변하더라도, 라이엇 게임즈는 결국 수정해서 스스로 바라는 상태로 돌려놓을 거라는 얘기임. 내가 말하는 건 어디까지나 목적지. 목적지 가는 도중에 차가 절벽으로 굴러떨어질지 아니면 수렁에 빠져서 허우적댈지 뚜껑 까보기 전엔 아무도 모르는 거임. 일단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음.


2. 원딜 대규모 패치

아마도 다음주 수요일(5/30)일에 있을 패치임. 그리고 이번 패치는 이전에 있었던 역할군 패치가 아님. 원딜간의 개성을 늘려주거나 하는 것과는 아무 상관없는, 그냥 너프야

이 너프의 이유에 대해서는 본인이 최근에 칼럼을 썼었고, 사실 예상도 2개나 했는데. 사실 둘 다 틀렸음;; 난 탱커들 탱킹력을 올려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원거리 딜러 딜을 너프했고 치명타를 대대적으로 손볼 거라고 생각했지만 조금만 손보더라고. 하지만 방향성 자체는 예측했으니까 뭐......

아무튼, 내 이전 칼럼을 찾아 읽을 필요는 없고, 왜 이 원거리 딜러 패치를 하는지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겠음.

원딜이 지금 존나 셈. 간략하게 말하면 그게 다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금 원거리 딜러의 영향력이 타 라인, 또는 역할군을 압도하고 있음.

그 이유가 뭐냐. 원래 원거리 딜러라는 것이 후반으로 갈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특성이 있는데 지금은 초반부터 타 역할군과 영향력이 비등, 혹은 그 이상임.

그러면 그 이유는 또 뭐냐? 사실 원거리 딜러보다는 서포터의 문제고, 더 나아가면 원거리 딜러가 아니라 특정 챔피언 내지 템 시너지 문제임. 그러면 서포터를 너프하는 방법이 있는데, 라이엇 게임즈는 서포터를 너프하지 않는다. 서포터가 영향력이 큰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그러니 뭐 어떡함. 원딜을 너프해야지.

그렇지만 또 그냥 너프면 원거리 딜러들 엿먹이는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냥 너프한 것이 아니라 '조정'을 했음. 하나를 너프하는 대신 다른 하나를 주는 거지. 아 뭐 그래도 결과적으로 너프임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원거리 딜러는 이전보다 확실하게 더 괴로워질 거야. 하지만 본인은 이 변화가 필요했다고 보고, 언제나 그렇듯이 라이엇의 이번 패치 방향에 대해서 적극적인 지지를 보냄.

그러면 뭘 패치하는지 알아보자.


3. 원거리 딜러 스펙조정


메커니즘 변경 없이, 단순한 스펙조정이지만 말도 안 되게 큰 조정임. 원거리 딜러 및 봇라인 생태계를 완전히 바꿔버릴 정도로 말이야. http://www.surrenderat20.net/p/current-pbe-balance-changes.html 구체적으로 뭘 패치했는지는 여기서 확인하시고. pbe인 만큼 본 서버로 들어가면 좀 바뀔 수 있음. 그래도, 패치 방향성은 보이니 얘기를 할 수 있겠다.

1) 1렙 ad 4 감소
2) 성장 ad 레벨당 0.7 증가
3) 방어력 5 감소(이즈리얼 혼자만 6 감소)
4) 1렙 체력 대략 16 정도 상승. 및 소수점 정리(챔피언마다 상승폭 다름. 이즈리얼과 케이틀린은 16이 아니라 6 정도 올랐다)
5) 성장체력 레벨당 6 상승
6) 5초당 체력 재생 대략 2 감소(챔피언마다 감소폭 다름)

그야말로 대격변이지. 지금 메타에도 세고, 아이템 변경으로 더 세질 가능성 있는 이즈리얼은 유독 너프가 심하고, 케이틀린은 대회 챔피언이라서 그런가. 역시 타 원딜에 비해 감소폭이 높음.

그렇지만 이 패치는 봇라인 가는 모든 원거리 딜러들이 다 받았다.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아볼까.


1) 초반 전투력 대폭 약화.

당연하지. 기본 공격력 1 낮아질 때마다 승률 1%씩 떨어지는 게 원거리 딜러임. 공격력 4 너프면, 평타 20대를 때려도 이전에 비해 80 대미지나 적게 준다는 거고, 이건 1렙 스킬 1 개 정도의 피해량임. 상당히 큰 거지. 성장 ad를 높여줘서 6레벨부터는 오히려 높아지지만, 롤에서 초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생각하면 끔찍한 너프지.


2) 탱킹력 대폭 하향

롤 방어력 공식은 피해량*(100/100+방어력)=실제 받는 대미지임.(알아두면 좋음) 이 공식에 의하면 방어력 1은 해당 피해 유형에 대해 체력 1% 상승과 같은데. 결국 물리 피해에 대해 5% 체력이 떨어졌다는 것. 그리고 1레벨 원딜 평균체력은 550 정도임. 1렙 기준 체력이 약 27이나 떨어진 거지. 1렙 체력을 상승시켜줬지만, 그걸 감안해도 1렙때 실질 물리 공격에 대한 체력이 10 가량 떨어졌고, 성장체력을 감안하면 후반에 더 나빠. 물리 피해 저항 실질체력이 100 언저리까지 떨어짐.

아무리 원거리 딜러의 미덕이 맞지 않는 거라지만, 이 정도면 심각한 수치지. 물리 피해는 평타만 치면 ap 챔피언이나 탱커 챔피언이나 줄 수 있단 말이야. 평타 1~2대 차이로도 죽느냐 사느냐 갈리는 게임에서 원래 살 걸 죽는 정도의 차이. 절대 적지 않음.

그리고 탱킹력보다 더 심각한 건 유지력임. 5초당 체력 재생량이 2 떨어졌는데, 그럼 1분이면 24. 5분이면 120아니야. 포션 1개 정도 수치임. 체력 재생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라인전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수치인데 거의 반토막을 내버린 이상 원거리 딜러들이 딜교하고 난 다음에 체력을 복구하는데 심각한 애로사항을 겪을 거임.

그래서 결과적으로 무슨 일이 생기느냐.


3) 봇 라인전에서 원거리 딜러의 영향력 대폭 감소

뭐 필연이지. 초반 공격력은 낮아지고, 방어력은 전구간에서 낮아졌고, 체력 재생조차 반토막났잖아. 지금도 봇라인은 서폿이 원딜보다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더 중요해질 거임.

내 지난날 칼럼을 쭉 보면 알겠지만 롤 메타라는 것이 '원거리딜러는 아무것도 못하고 윗라인에 업혀가는 메타'와 '윗라인은 아무것도 못하고 봇라인에게 업혀가는 메타'가 번갈아서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지금이 딱 대우주의 흐름을 바꿀 적기라고 라이엇 게임즈가 판단한 모양임. 그래도 이전보단 나은 것 같다. 적어도 서포터는 주도적으로 할 게 있잖슴.

원거리 딜러 유저들에겐 상당히 유감인 일이다.


4. 아이템 변경


이것도 위에서 올린 링크에서 확인하셈. 일단 신규 아이템 폭풍갈퀴가 추가. 정수 약탈자 대폭 변경. 최후의 속삭임 상위템이 몇 년 만에 드디어 전체 방어력 관통으로 변경. 그리고 열정의 검 자체 가격 100 증가, 치명타율 5% 감소. 열정의 검 상위템 최종 가격 죄다 300골드 증가.(유령 무희만 200골드) 그리고 몰락한 왕의 검, 피바라기 가격 200골드 감소. 수호천사 가격이 2800으로 상승. 400골드 증가. 천갑 대신 쇠사슬 조끼가 하위템. 대신 공격력과 방어력 상승.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무한의 대검 옵션 대폭 변경. 이전 라바돈의 죽음모자 변경이 떠오르지. 이제 bf2개가 하위템임. 최종 가격은 3700으로 300 증가. 공격력 10 증가. 이제 치명타율을 주지 않고, 치명타 대미지 50% 증가 옵션도 없지만, 치명타율을 2배 해주는 옵션과, 치명타 터졌을 시 대미지의 15%를 고정 대미지로 변환하는 옵션이 생겼다.

변한 것 많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이렇다. 원거리 딜러가 세지는 시기를 늦추겠다.

파워 곡선이라고 하던가? 그게 지금은 너무 앞에 있으니까 뒤로 옮기겠다는 거임. 이러저러한 변경으로 너무 강해져버린 초중반은 너프하고, 오히려 중후반에는 더 쎄질 수 있도록 말이야. 하지만 롤이라는 게임의 특성상, 이건 그냥 너프야.

이 역시 하나하나 설명해보겠음.


1) 치명타 아이템 대폭 하향

이건 해석의 여지가 없어. 완벽한 너프야. 일단 무한의 대검을 완벽하게 조져놨음. 다 됐고. 하위템 bf 2개가 말이 돼? 조합비는 심지어 1100? 조합식부터 개쓰레기인데 가격은 300골드나 올라갔고. 심지어 옵션은 이전보다도 나빠. 구체적으로 말하면 적 방어력이 166.666...미만이면 이전보다 대미지 더 안 들어감. 치명타율 2배라는 옵션은 자체 치명타가 없어서 미묘해...... 물론, 아이템 다 갖출 거 다 갖춘 후반엔 이전보다 세겠지. 일단 치명타율 2배라는 게 굉장히 크거든. 지금 치명타 아이템이 죄다 치명타율 30%인지라 100%를 맞추려면 어떤 식으로든 오버한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dps 자체는 확실하게 늘어남.

하지만 그건 풀템 기준이야. 무한의 대검을 선탬으로 갈 수가 없고, 심지어는 2,3,4,5번째 템까지 죄다 애로사항이 있음. 일단 하위템 구성을 볼 때 딜로스가 끔찍하고, 만약 5번째 아이템으로 가고 싶다면 bf대검을 하나 산 다음 2400원을 깡으로 모아야함. 나라면 그 돈 어거지로 모을 바에 그냥 최후의 속삭임 사거나 수호천사를 사겠다.

그리고 공속 치명타 템도 사냥꾼의 장갑부터 가격 올려서 완벽히 조져놨음. 열정의 검 100원 상승. 치명타 상위템 300원 상승. 100원 벌려면 아무리 적어도 1분은 투자해서 미니언 웨이브 밀던가 정글몹 잡아야함. 그 점을 생각하면 원딜이 아이템 완성하는 시점이 1+2분이 늦어지는 거야. 어쩌면 더 늦을 수도 있음. 치명타=평타 딜링 핵심 이라는 단순한 공식을 생각하면 원거리 딜러의 포텐셜이 발휘되는 시기를 대폭 늦춘 거임. 지금 문제가 되는 원딜러들이 치명타 위주 원딜러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지.

무대 패치로 대미지 총량이 줄어든 이상 미드, 혹은 같은 원딜러 등을 이전처럼 치명타 한 방에 80%씩 날려버리는 일은 당연히 없어질 거고, 탱커는커녕 전사 잡는데도 쩔쩔맬거임. 적어도 20분 언저리 중반 시점에서 그래.


2) 1번째 코어템의 다양화

이건 그나마 긍정적이다. 일단 폭풍갈퀴가 그렇게 나쁘지 않아. 이전에 무한의 대검 선템으로 갔던 원딜러들은 무한의 대검 대신 폭풍갈퀴를 뽑으면 됨. 솔직히 이전에 선무대 트리보다 좋은 건 아닌데 그래도 그 부족한 자리를 채울 정도로는 됨.

그리고 정수 약탈자의 변화도 아주 긍정적임. 정수약탈자의 변화(궁 쓰면 이후 8초동안 공속 30% 증가. 평타 때릴 때마다 일반 스킬 쿨타임 20% 감소)는 원거리 딜러들보단 다른 평타 챔피언들이 활용하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 챔피언 재발굴 또한 언제나 긍정적인 요소니까 말이야.

몰락한 왕의 검과, 피바라기도 선템으로 쓸 여지가 늘었지. 이 변화는 긍정적이라기보단 다행임. 만약 이것마저도 가격을 유지했다면 지금도 썩 좋지 않은 베인 트위치 등의 평타 캐리들은 완전히 죽어버렸을 거야. 하지만 두 아이템 다 가격이 200골드 낮아져서 경쟁력이 생겼다. 폭풍갈퀴가 일방적으로 때릴 수 있는 챔피언, 사거리 중심의 트리스타나 케이틀린이 갈 템이라면 몰락한 왕의 검은 하위템들이 싸서 안정적으로 맞출 수 있는 흡혈템이고, 피바라기는 이번 아이템 변화로 덩달아 수혜를 본 암살자들에게 대항하기 좋은 최고의 흡혈템이지. 어차피 이전에 선무대만큼 딜 뽑을 수 있는 트리는 없어짐. 그러니 차라리 안정적인 게 낫다고 생각할 챔피언들도 있을 거야. 그리고 몰왕도, 피바도, 둘 다 다른 방식의 안정성을 제공하는 아이템이라는 걸 생각하면 라이엇이 이번에도 패치 방향 굉장히 잘 잡은 거임.


3) 대(對) 탱커 능력 상승

이 역시 해석의 여지가 없음. 일단 무한의 대검도 탱커 상대로는 이전보다 낫고, 최후의 속삭임 변경은 무조건 좋아. 기존엔 최후의 속삭임(및 상위템)이 너무 나빠서 가는 챔피언이 아무도 없고 차라리 공템 하나 더 사서 방어력 뚫는 게 효율이 더 나은 상황이었단 말이야. 원거리 딜러들이 딜을 갖추는 것보다 전사, 탱커들이 더 빠르게 탱킹력을 확보하는 미래가 거의 확실한 만큼, 무한의 대검 같은 딜 증폭기 없이도 탱커를 상대할 수 있는 능력은 필요했음.

다만 정작 최후의 속삭임이 무한의 대검과 시너지가 되게 안 난다는 점은 아쉽다. 어쩌면 평타딜러는 최후의 속삭임 쓰다가 도중에 팔고 무한의 대검 살지도 모르겠음. 그리고 이번 최후의 속삭임 변경으로 득을 보는 건 원거리 딜러 뿐만 아니라, 평범한 딜탱 내지 ad 암살자들도 있는 만큼 대 탱커 능력이 상승하고 자시고는 아무 의미 없이 원거리 딜러들은 딜탱과 암살자들한테 일개 도시락으로 전락하는 결말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본다.


4) 공속빌드 유지.

치명타 말고 구인수를 기반으로 한 공속 빌드 말하는 거임. 얘네들은 몰왕 버프로 좋아졌으면 좋아졌지 나빠진 건 하나도 없음. 바루스 코그모 요즘 상태 안 좋은 걸 생각하면 이런 빌드의 다양성을 남겨두는 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카이사 너프가 예정되어있지 않다는 점은 상당히 곤란한 문제. 카이사는 지금도 성능이 좋은 챔피언이거든.


챔피언 변경과 템 변경을 대충 훑었다. 그래서 이번 원거리 딜러 패치의 결과가 무엇이냐...... 여기선 해석이 아닌 예상을 해보자면.


5. 원거리 딜러 패치의 결과

원딜의 영향력(딜)이 확보되는 시점이 적어도 5분은 늦는 관계로. 아마 딜탱이 강해지겠지.(이후 예정된 전사 아이템 패치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고) 그리고 전사보다도 활약이 빠른 암살자들도 득세할 것이고, 반대로 탱커는 힘을 못 쓸 거임. 언제나 그랬듯이, 봇이 약해졌으니 미드가 캐리를 담당하겠지. 이것이 롤 공식에 기반한 일반론.

무슨 원딜이 뜰지는 모르겠다. 내 기준으론 뭐가 뜬다고 해도 다 말이 되는 것 같아. 초중반 힘쓰는 원딜이 뜬다, 초중후반 나쁘지 않은 공속 중심 원딜이 뜬다. 궁만 잘 써서 1인분하는 원딜이 뜬다. 그냥 이즈리얼이 짱이다 등등. 그래도 단언할 수 있는 건 치명타 중심 챔피언들은 템트리를 전격적으로 수정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이전보다 입지가 좁아질 거라는 점. 변경된 정수 믿고 루시안 꺼내는 사람들이 어느 라인이건 상당할 거라는 점(루시안 성능과는 관계없이)만큼은 확실한 것 같다.

서폿의 경우는, 기존의 탱커 및 유틸형 서포터들이 쪼그라들고 짤챔으로 불리는 챔피언들이 뜨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해봄. 왜냐면 원딜 잘 봐줘봤자 중반에 기존처럼 활약 못하거든. 하지만 짤챔 서폿들은 모두가 알다시피 원딜 제치고 딜량 1등을 하는 애들이 많지. 약해진 원딜들은 내다버리고 상대 원딜을 처죽이거나, 아니면 원딜 대신해서 중반에 딜하는 짤챔들이 뜰 거라고 생각함. 다만 이러면 암살자들 대응력이 극도로 약해지는 관계로 평범하게 쓰레쉬 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모든 건 까봐야 아는 거임. 확실한 건 원딜 약해질 거라는 거지.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설명 다 했으므로 원딜러 칼럼은 여기서 마치고. 그 다음에 전사 패치할 때 새로운 칼럼으로 다시 찾아오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