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i에 이어 리라까지 겪은 지금, LPL>LCK 공식은 (작성자 본인 포함) 많은 이들이 아직까진 인정하고 있진 않지만,
RNG가 현세체팀이라는 말엔 대부분의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듯 합니다. 


전 세체팀의 모든 이들이 세체라고 편하게 생각하는 편이 아니라, 
굳이 RNG에서 세체인 라인을 꼽아보자면 역시 원딜과 정글. 추가로 밍도 포함해 그냥 세체봇으로 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고. 
탑은 최근 렛미의 리그활약이 눈부시고, 쯔타이가 리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역시나 기인을 필두로한 한국 탑솔들의 기량이 더 좋게 보이고, 뭣보다 RNG란 팀의 나머지 네 명이 너무 강해서 
탑솔은 꿀보직 같단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본격적으로 오늘 이야기 할 미드, 샤오후. 
msi가 끝나고 킹존 선수들이 격한 비판을 받을 때도 그래도  
'BDD만은 샤오후 이상 했다.' 는 평이 많았는데 제가 둘러본 바론 신기하게 킹존 팬들이 오히려 이 말에 크게 동의하지 않는 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일까 생각해보면
mlxg 샤오후 같은 선수들은 제3자의 시각에선, 혹은 심지어 한국인 RNG 팬들 시각에서도 좀 저평가되기 쉬운 유형인 것 같단 말이죠. 실점없이 득점만 차곡차곡 쌓아가는 스타일이 아니고 언뜻보면 쓰로잉비슷한 기이한 각을 잘 본다는 공통점이 있지요.  
반면 적으로 만나 여러번 져본 경험이 있는 팀들 팬들은 이들을 고평가(어쩌면 과대평가)하는 것 같고요. 
LCK를 한마음으로 응원했던 리라 이후에야 드디어 예전부터 lpl 선출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던 'mlxg 갓' 
이라는 말의 의미를 한국팬들도 절감하기 시작한 것도 같은 맥락 같습니다. 


다시 샤오후. 
그가 현세체미 인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현 메타에서는
다른 미드라이너들이 배워야 할 장점이 많다는 생각입니다. 


1. 말렸을 때도 주도적으로 할 일 다한다. 
msi 초반 상태가 안좋았던 RNG가 고전끝에 프나틱을 잡은 경기에서, 객원해설이던 후니는 의외의 mvp를 뽑죠. 
라인전부터 개망해서 결국 kda 세탁도 못한 샤오후를 극찬합니다. 
저렇게 망해서, 1대1로 누구도 못이기는 라이즈로 저렇게 패기있게 (위험지역에서) 스플릿을 적절히 해내고 한타 때도
할일을 다했다는 이유였습니다.
잘 풀렸을 때 오바하지 않는 것 보다 훨씬~ 힘든 게 망했을 때 쫄거나 or 객기부리지 않고 항상 정확한 판단을 해내는 것이라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이번 메타 전, 원래부터도 lpl 탑급 미드는 lck 탑급 미드들 보다 더 자주 망했습니다. 리스크 있는 플레이를 한다는 건 표본이 늘어나면 망한 게임은 늘어날 수 밖에 없을테니까요. lck에선 최고 미드는 과장보태면 한 시즌 내내 망하지 않는 라인전을 하지만, 루키나 스카웃은 5겜하면 한번은 망하고 시작했다는 거죠. 
현재 메타 lpl에선
안정성의 대명사 vg의 이지훈, 비리비리의 아테나는 주전 조차 아닙니다. 이에는 여러가지 사정이 있지만 어쨌든
리스키한 스타일의 미드들이 더 중용되고 있고, 전반적으로 모든 미드들의 초반변수로 말려버린 게임 빈도수가 더 많아지는 것 같기에
'망했을 때 잘한다'는 장점은 꽤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망한 샤오후는 망한 루키 스카웃보다 더 잘한다. 는게 제 생각이고요.   
   






2. 액션이 많다.
동의 하실지 모르겠는데 msi 이후에 그나마 샤오후에 대한 칭찬 중에는, 샤오후는 블라디를 잡아도 탈리아마냥 로밍을 성공시킨다. 또는 샤오후처럼 스플릿 날개를 잘 꺾는 미드는 본 적 없다, 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로밍이나 날개 꺾기나 다 팀 적인 움직임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샤오후 개인으론 원래
다른 미드들 보다 액션이 훨씬 많기 때문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봅니다. 
단순히 말하면 더 많이 시도하기 때문에 더 많이 성공하는 것이고 그런 경험이 많으니 더 잘하는 것이다. 2대2 싸움을 특히 잘하는 것도 마찬가지. 뭔 챔을 잡던 라인전 단계부터 미니맵 상으로 샤오후처럼 쉴새없이 좌우로 쿰척거리며 다니는 lck 미드는 드뭅니다. 

절제된 액션, 완벽한 라인관리, 소소한 라인 이득싸움, 효율적 동선 등이 상식화된 대부분의 미드들에게 억지로 당장 샤오후처럼 하라고 하면 성과도 없이 동선날리거나 얻어맞고 cs만 훅 줄어버리기 십상이겠죠.
그러므로 샤오후가 msi 전체 미드 중 cs지표도 1등을 했다는 건 스타일을  고려할 땐 꽤나 놀라운, 내공이 느껴진다고 하겠습니다.






3. 멀티 포지션 챔피언 마스터
신인급이던 시절, msi에서 아지르블랑으로 대활약을 하고 한국 솔랭1위를 찍고 할 때 지적받던 게 좁은 챔프폭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메타에 따라 기복도 심했고요. 
하지만 현재의 샤오후에게 챔폭은 최대 장점 중 하나입니다. 특히 샤오후의 챔폭은 탑 또는 서폿 현메타에선 원딜 정글까지 동시에 가능한 챔프들에 특화돼있습니다. 
이를테면 원래 RNG 탑솔들이 잘 다루던 사이온을 장착해 스카웃과 루키를 박살내는 전승카드로 발전시켰고, 
밍의 주력카드이자 우지 조합에도 딱인 카르마를 가장 파괴적으로 다루는 미드입니다. 
쯔타이의 주력픽인 블라디 스웨인을 쯔타이보다 더 잘 다루고 
심지어 렛미의 시그니처픽인 오른으로도 미드에서 잘 했습니다.
요는 멀티포지션 픽, 팀원들의 주력 픽 위주로 마스터한다는 방향성을 가장 먼저 정립한 미드인 것 같습니다.
밴픽단계에서 RNG가 늘 블루 진영을 선호하면서도 상대방이 레드 진영의 장점을 거의 살리지 못하게하는 가장 큰 힘은 
샤오후라고 생각하고요.    
물론 조이 등의 대세 미드 챔을 잘 다뤄야하는 기본조건도 만족시키고 있습니다. 








4. 타라인 라인전 능력
리라 직전 주말 RNG vs IG의 lpl의 대박매치가 있었습니다. 
이 경기에서 RNG는 1경기에 우지 미드자야몰빵 조합을 했습니다. 우지는 19분에 300, 28분에 450이란 
세계 신기록급 cs를 수급했지만 우지 본인의 실수 한방으로 겜을 허무하게 졌습니다.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 보여준 완전다른 컨셉의 RNG의 필살기. 
2경기에서 우지는 탑 베인으로 듀크 문도를 박살냈고, 놀랍게도 렛미는 미드에서 오른으로 루키 스웨인한테 라인전을
이기더군요. 그래도 가장 놀라웠던 건 세체드레이븐 재키러브와 모르가나라는 강력한 봇조합을
 샤오후 탈리야 밍 쉔이 찢어버린 거였습니다. 


비슷한 걸 가장 중요했던 리라 결승 5경기 아프리카전에서도 보여 줬고요. 
아무리 카운터 픽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샤오후 같은 미드라이너가 탑에 가서 세체탑을 숨도 못쉬게 몰아붙이는 건 
절대로 쉬운일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닐겁니다.  


알려진대로 리라 이후 우지는 당분간 휴식을 선언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백업 원딜 able이 그 자리를 채울거라 생각했지만, RNG의 첫 선택은 샤오후가 우지를 대체하는 것이었습니다.(원래 미드였던 쯔타이가 미드, 렛미가 탑) 
현메타에서 바이퍼 같은 비원딜 챔프를 잘 다루는 원딜러가 팀에 엄청난 힘이 된다면, 역으로
봇 라인전과 2대2 이해도가 높은 미드라이너 역시 팀 적으로 많은 선택지를 만들어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