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랑 맥주 한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소소하지만 나름 짠했던 게임내의 이야기 혹은 퀘스트들이 대화 소재가 되었습니다.
큰 감동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저희에게 안주꺼리가 될만큼은 되었나봅니다.

- 달라란의 킨디 아빠

킨디는 제이나가 아끼던 노움 제자로 가로쉬의 테라모어 마나 폭탄 투하때 사망했습니다.
소설에서는 무심코 제이나가 킨디의 유해를 건드리자 가루가 되어버리고,
어쩔줄모르면서 가루를 그러모으던 제이나가 오열을 합니다.

윈들과 잭시 부부는 나이가 많은 부부로 아이 갖기를 포기하고 있던 와중에
킨디를 얻게 되어 그녀를 작은 기적이라고 부릅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킨디의 아버지 윈들은 유저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달라란에서 저녁이 되면 가로등에 점등을 하는 엔피씨이죠.
직접 말을 걸어 일회용 점화 마법봉을 구입할 수도 있습니다.
가끔 그를 볼 때면, 작은 기적을 잃은 아버지의 마음에 괜실히 짠해집니다.

더불어 로닌과 베리사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도.

- 옥룡사 스톤스텝

인던에서는, 도와달라고 애원애원을 하는 판다렌 할아버지.
수도사 유물 무기 퀘스트 라인을 따라가다보면,
군단의 침공으로 사망해 있습니다.
별다른건 없는데 그냥 철푸덕 엎어져 죽어있는 스톤스텝을 보자니,
탕랑평원 니우짜오 사원 지하에 죽어있던 판다렌들의 시체를 뒤집는 퀘스트가 떠올랐습니다.
판다렌들은 죽어서도 땅을 안고 죽어야하는데,
샤 때문에 공포에 질려 하늘을 보고 죽어있다며 엎어달라고 했던가요.
그 때 퀘스트를 하면서도 조금은 짠했던 기억이 납니다.

- 동부 역병지대 파멜라

오리지널 때부터 있던 퀘스트로 기억합니다. 
대격변 이후에 스케일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비록 죽었어도 파멜라는 아이답게 유령이 되어서도 천진하기만 한 모습이,
그래서 더 조금은 짠했던 것 같네요.
서부-동부 역병지대는 오리때나 격변 이후나 음침하고 불길한 분위기지만,
어쩐지 슬픔이 배어있다는 느낌이 먼저 와닿습니다. 스트라솔름 역시도.

여담이지만 피오나의 마차로 시작해서,
파멜라의 이야기를 거쳐,
다시 피오나와 친구들의 우정으로 마무리되는 동부 역병지대 퀘스트 라인이,
개인적으로는 저렙존에서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 멀록도 부성애가 있다

울부짖는 협만 구석에 스컬지에 의해 (아마도 저주받은 자들의 교단에 의해) 
멀구울이 되어버린 아들의 삼지창을 찾아달라는 퀘스트가 있죠.
그 쪽 퀘스트를 한 것이 그야말로 리분 시절이라 기억이 가물한데,
아버지 멀록이 그림을 그려주고 아들을 태양으로 표현했던 것 같네요.

울부짖는 협만 외에도 저주받은 땅의 멀록 영혼도 퀘스트를 줍니다.
멀록판 디아스포라 관련 퀘스트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하튼 둘 다 일종의 바디랭귀지 수준의 소통을 하죠.
그에 비해 스톰하임의 핀리 므르글턴경의 박식함(?)을 보니, 나름 격세지감이네요.

- 전쟁 미망인

오리지널 시절의 퀘스트.
저습지->아라시 고원을 잇는 탄돌교각 아래 물 속에 한 시신이 있고,
가방인지 어딘지에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하는 퀘스트.
그 편지를 아내에게 가져다주면 펑펑 울다가 마그니 국왕에서 일종의 진정을 합니다.
국왕의 명령으로 이런저런 연퀘를 통해 재료를 구한뒤 추모비를 세웁니다.
전형적인 2차 대전 미군의 한 에피소드처럼 흔하디 흔한 이야기지만 
저나 와이프나 그 때가 와우 초창기여서 그런지, 아직까지 기억에 남네요.

- 바네사 밴클리프

달빛시내 마을에서 환영을 통해 바네사의 어린 시절을 보고나서 때려잡자니 참.
데피아즈단의 배경 자체가 어쩐지 남 이야기 같지는 않았습니다.
일을 했지만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사과는 커녕 요구조차 할 수 없었던.
사회 초년생 때 다니던 회사가 생각났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그 일로 인해 한 소녀는 고아가 되고,
한 소년은 엄마를 어린 나이에 잃게 됩니다.
고로 오닉시아는 세번을 죽여도, 지금도 누군가 탈것을 위해 죽이고 있어도, 
불쌍하지 않습니다.
바네사는 군단 추종자 중에서 가장 반가운 인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 잔달라의 물에 젖은 일지

지금까지 썰려나간 것도 모자라,
목숨바쳐 부활 돕고 싸웠더니, 레이션 왈 어전의 쓰레기 취급 밖에 받지 못하는 트럴들.
잔달라 일지 중에 물에 젖은 일지.
대격변 당시에 고향이 침수되는 상황을 기재한 일지는 읽어보면 서글프기까지 합니다.
대충 기억하기로는, 대격변으로 궁정 토론실까지 물이 들이닥치고,
이보다 심한 일은 없을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시작이라면서,
바다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고 합니다, 미안하다고 고향을 가져가서 미안하다고.
트럴의 감수성이라니.

- 모르라딤 그리고 이본로크

모르라딤 이야기야 오리부터 지금까지 똑같이 이어져 오고 있고.
알리시아 이본로크. 
얼라 저렙들에겐 익숙한 인물이죠.
그늘숲 다크샤이어의 사령관으로 이런저런 퀘스트를 주고,
스톰윈드의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도 열심히 마을을 지키던 여성.
하지만 도적 유물 무기 퀘스트를 진행하다보면,
결국 이본로크도 군단에 의해 타락해서 주민들을 학살하고 일종의 내란을 획책하기 때문에,
유저가 죽여야 합니다.
이본로크는 대략, 더이상 억압받지 않겠다는 식의 대사를 하는데,
오닉시아의 계략으로 시작되어 대격변으로 지원 상황이 더 심각해지자 결국 인내심을 잃은 듯 합니다.

- 수라마르 달빛수호자 성채의 히포그리프

달빛수호자 성채 퀘스트 라인 중에 끼어 있는 퀘스트.
난 이제 곧 다른 세상으로 갈테지만 저 녀석들(히포그리프)은 살아야한다면서,
나이트본과의 전투를 치루고 있는 히포그리프들을 보내달라고 하죠.
끝까지 싸우고 있는 히포그리프, 죽어가면서도 그 녀석들을 걱정하는 엔피씨.
와이프는 워낙 동물을 좋아해서인지 그 퀘스트가 너무 좋다고 하더군요.

- 제독 테일러

드군 당시에, 슬프기보다는 화가 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대격변-판다리아를 거치면서,
와우를 통틀어 퀘스트를 통한 친밀도가 가장 높은 인물이었는데.
뜬금없이 네크로맨서에게 살해당하는 설정이라니.
심지어는 추종지 능력마저 주문각인이라니.

- 옥룡사 스톤스텝

인던에서는, 도와달라고 애원애원을 하는 판다렌 할아버지.
수도사 유물 무기 퀘스트 라인을 따라가다보면,
군단의 침공으로 사망해 있습니다.
별다른건 없는데 그냥 철푸덕 엎어져 죽어있는 스톤스텝을 보자니,
탕랑평원 니우짜오 사원 지하에 죽어있던 판다렌들의 시체를 뒤집는 퀘스트가 떠올랐습니다.
판다렌들은 죽어서도 땅을 안고 죽어야하는데,
샤 때문에 공포에 질려 하늘을 보고 죽어있다며 엎어달라고 했던가요.
그 때 퀘스트를 하면서도 조금은 짠했던 기억이 납니다.

졸려서 그만 써야겠네요. 
출근하면 꾸벅꾸벅 졸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