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사막으로 보는 붕당정치

인벤에는 하루에도 몇번씩 똥글이 쏟아져 나왔다. 보통 점심때는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의 똥글이 이어졌고 저녁때에는 직장인이고 학생인이고 너나 할것이 없이 옹기종기모여 게시판에 똥을 쌋다. 대부분의 똥글들의 한가지 특이한 점은 서로 자신이 속한 길드를 마차 자신이 속하지 않은 길드인듯 3인칭으로 말하는 버릇이 있다는 점이다.

그 날도 근무가 끝나고 컴퓨터를 켰다. 인벤을 보니 똥글러들이 모여 여전히 을 쏟아내고 있었다. 한참 똥글을 쏟아 내고 있었던 한 유저는 한가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자신의 아이디도 길드도 밝히지 않는 똥글은 의미가 있을까? 사실 이 의문은 서버 게시판을 입문한 시점부타 가지고 있었지만 겨우 "흰딱 나부랭이"인 내가 입밖으로 꺼내기에는 다소 어려운 주제의 의문이었다. 그리고 그는 모든 커뮤니티는 인증을 통해 서로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게시판은 마치 2명바기의 재림을 보는득한 3인칭 화법의 똥글이 이미 오랜 문화이자 풍토와 트랜드였다. 이제는 흰딱도 떼어서 하딱(하늘색딱지)도 됬겠다. 이 시점에서 똥글들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그것이 혼돈의 서막이었다.

이딴 인증도 안된 똥글을 읽고 토론을 하는게 과연 20세가 넘은 성인들의 인지수준이란 말인가? 라는 말에 많은 인원들이 동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반대세력도 만만치 않았다. 그의 말 한마디에 평화롭던 게시판은 순식간에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우리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험 익명성을 보장하고 글을 써야 게시판의 특성을 살릴 수 있다 라고 하는 <동인>과 아니다, 서로 핡퀴고 물고 뜯고 말도안되는 개소리들 속에서 많은 이들이 게임 자체가 질릴 정도로 재미를 잃을 수 있다. 모든 똥글은 적어도 아이디는 밝혀져야 한다 라고 주장하는 <서인>으로 나누어져 대립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다 그들 내부에서도 그렇다면 아이디까지는 무리이고 길드명이라도 밝히는게 어떻겠냐는 <남인>들이 등장하였고 아니다, 밝힐거면 그냥 시원하게 다 밝혀야 한다라고 주장하는 <북인>으로 나누어져 갈등은 점점 고조되어만 갔다. 급기야는 그럼 아이디와 길드 대신 말과 고양이의 이름을 밝히자는 탕평론을 주장하는 자들까지 나타나기 시작했고 게시판이 무슨 소용이냐며 난 그냥 인벤 이제 안할란다. 그냥 집에 들어가서 잠이나 더 자야겠다고 하는 염세주의자들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치의 양보도 없는 이 쓸데없는 토론은 계속 이어졌다. 인증 없이 글을 쓰는게 맞다고 주장하는 이들의 의견은 이러했다. 그동아 먼저 흰딱을 때신 고참들이 이룩한 이 유구한 전통과 관습을 깨버릴 수 없다는 것과 쉽게 쉽게 입바른 소리 할 수 있다는 표현의 자율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써버린 추측성 또는 날조성 똥글이 니네 자율성은 보장하지만 타인의 혹은 타길드의 자율성과 명예를 회손하지 않는가라는 반대파의 의견도 여거저기서 터져나왔고 이미 이제는 정상적인 토론의 범주를 벗어나 원색적인 비난이 빗발치는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그들의 원색정인 비난과 추측성 글들은 마치 정상적인 인지가 부족한 미취학 아동들이 싸울때에 보이는 저급한 형태의 그것과 닮아 있었다. 과연 저것이 20세를 넘긴 성인들의 토론이만 말인가? 라는 의문이 들게만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애초에 이 논란을 초래한 그에게 뼈속까지 사대부였던<비인증파의 수장>격인 누군가는 이런 표현을 하기에 이른다. 게시판에 인증이라는 절차를 걸치는 순간 이 인증이라는 혁명의 불씨는 처음엔 깨끗하고 투명한 게시판을 만들 것 처럼 보이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가을날의 들불속 홍염 처럼 번져나가 나라가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결국엔 개똥글에 "ㅍㅁ" 이라는 리플을 달 때에도 인증을 해야 하는 그런 세상이 올거라며 그를 마치 휘험한 사상을 가진 반동분자로 내몰았다. 그리고 이를 증명이라도 하고 싶은양 지나가는 하딱을 붙잡고 물어봤다. <도대체 인증이 필요한지, 안필요한지 너의 생각은 어떠한가?!> 하지만 하딱은 먼저 이야기를 꺼낸 보딱(보라딱지)의 말에 그저 맞습니다 맞습니다.만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다. 의기양양한 고참을 뒤로 한 채 인게바라는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고 그 말에도 후임은 맞습니다를 연발했다. 사실 그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얘기할 하딱은 없었을 것이다. 줏대없는
막내의 말에 뚜껑이 열려버린 보딱은 이 황희정승같은 새끼야! 니 아이디부터 불어라 접을 때까지 쟁이다라며 달려들었다.

그리고 인다르크에게는 게시글이 아닌 쪽지를 폭탄같이 보내면서 "내가 너 누구이며 어느길드인지 다 안다" 뒷통수 처맞기 싫으면 조심해라 와같은 글을 보냇고 게시판의 인증을 원했던그 통칭 "인게바라(체게바라), 인코너, 인다르크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제 그저 흰딱을 땐 한낮 하딱일 뿐.... 그는 마지막으로 한마디의 글을 남기고 비인증파의 간부와 수장들에게 화형을 당하고만다.....

ㅍ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