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제부터 최종 방어 형태를 갖추겠다. 동남아에 파견된 해적들도 귀환명령을 내리도록 해라."

해적들의 본거지로 정해진 카리브 해의 나소섬에서 크라이스트가 그 자리에 있는 모든 해적들에게 말하였다.
그러자 통신병들이 동남아 방향으로 편지가 담긴 유리병을 집은 매를 날려 보냈다.
얼마 않가 정부군과의 최종 대립을 예상한 크라이스트와 이사벨이 내린 결론이었다.

그 날밤 해적들 중 몇명이 배를 탈취한 뒤 유럽쪽으로 향해가고 있었다.

그들이 빠져나간지 10일하고도 몇일 더 되던날 정부군과 마주할 수 있었다.
그들과의 교신에 성공한 탈주병들은 여태까지 있었던 해적내 병력과 작전들을 누설하였다.

"그들이 최종 방어 형태를 띄웠다면 지금쯤이라면 카리브로 모든 병력이 집중되었을 거요."

"명령은 분명히 동남아에 있는 해적들에게도 전해졌을 겁니다.
그들이 카리브에 도달하려면 태평양을 건너야 하니 분명 시간이 걸릴 겁니다.
그 틈에 저희쪽에서도 각지에 흩어진 저희 부대를 인솔해 오도록 하죠."

"음! 그럽시다."

정부에서는 각지에 파견된 군사들을 유럽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가장 멀리 있는 병력은 아프리카/인도 부근에 있는 병력으로 대략 한 달정도 걸린다 하였다.


"크라이스트님! 간 밤에 몇명이 탈주한 것 같습니다!"

한편 나소섬 내에서는 인원체크 도중 탈주한 해적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러나 나소섬 내에 흐르는 분위기 상으로도 알 듯이 매우 당연한 현상이었다.

"호오 정말 네 말처럼 됬는걸?"

이사벨이 신기한 듯 크라이스트를 바라보았다.
크라이스트는 콧방귀를 한번 끼더니 보고해 온 중대장에게 말하였다.

"지금 동남아에 주둔해 있는 해적들은 어떤가?"

"네, 죽은 듯이 대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좋아 그들의 존재를 지금 들키게 해서는 않되지... 철저하게 이동한 것으로 인식시켜야 한다."

"옙!"

중대장이 문을 열고 밖으로 나서자 이사벨은 기묘하게 생긴 주머니를 들며 물었다.

"정말 여기 안에 있는 것들이 전부 아론이 써줬다는거야?"

"그래. 위급할 때마다 하나씩 열어보라더군."

"흠...마지막 하나 남은 종이가 지금 이거란 말이지?"

이사벨은 주머니가 있던 책상에 같이 올려져 있던 조그만한 종이를 펄럭이며 말하였다.
크라이스트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사벨은 다시 종이를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그나저나 이게 정말 될까? 난 좀 불안한데?"

"믿어봐야지 선장께서 적은건데."

"그렇지? 우리 선장님이니까"

이사벨은 크라이스트를 바라보며 능글스럽게 웃었다.
크라이스트 역시 이사벨을 바라보며 헛웃었다.


한 달쯤 지났을까? 드디어 정부군이 전체가 집결하였다. 그 중에 업무를 모두 끝낸 아론도 참전하게 되었다.

"오 왔나?"

"미안하다. 다른 업무 때문에 바빠서 못왔었다."

"상관없어 지금은 왔지 않은가?"

친한 친구 둘은 서로의 손을 잡았다. 프란시스는 아론에게 여태까지의 정황을 설명하고
이내 최종 결전에 쓸 작전을 설명하였다.

"완벽하군. 이 정도라면 충분히 이길 수 있겠어."

"곧 있으면 네가 원하는 세상이 보일 거다."

"...뭐 그렇겠군"

약간 말을 흘리는 아론이 신경쓰이는 프란시스 였지만 먼 거리를 오느라 피곤해서 그런거라 생각하였다.
그 날밤
숙소에 들어온 아론은 생각에 잠겼다.

- "곧 있으면 네가 원하는 세상이 보일 거다." -

'...내가 원하는 세상이라고?.....뭘 모르나 본데...아직 멀었어..'

수많은 생각을 교차시키던 아론은 부질없음을 느끼고 그대로 잠에 빠졌다.


리스본에 집결했던 모든 배들이 일제히 출항을 개시했다 그 수만 해도 900척이 넘는다.
모든 병력을 해군으로 집중 시키고 선박도 그에 비례하게 제작하였기에 가능한 숫자였다.
도착 예정시간은 20일 모든 선박 도착 예정시간은 25일로 계산하고 출항하였다.

그러나 카리브해와 유럽 사이에 폭풍이 발생 몇일간 항해가 지채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얼마 후 폭풍이 가라앉자 선박들은 다시 전진하였다. 그렇게 전진하기를 19일
드디어 수평선 너머로 나소 섬이 보이기 시작했다.
각 선박마다 대포 장전을 마친 뒤 모든 군사들은 긴장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소령님! 전방에 적들은 한명도 없습니다! 오히려 카리브에 거주해 있던 주민들이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뭣?! 그럴리가! 이 곳이 그들에겐 최후의 방어선일텐데!"

그 때 갑자기 그 들이 왔던 방향으로 한 마리의 매가 편지가 든 통을 집은 채 날아오고 있었다.
부관 중 한명이 편지가 든 통을 받아 낸 뒤 그것을 프란시스에게 건네주었다.
프란시스는 다급하게 통에서 편지를 꺼내들고 읽어보니
곧이내 그의 얼굴색이 어두워지면서 자리에 주저앉았다.

"프란시스! 왜 그래?"

"우리들의 본거지가 공격당했다..."

"뭐?!"

그렇다. 크라이스트가 이용한 것은 탈주한 해적들의 잘못된 정보
즉 그들이 빠져나간 뒤 완전히 다른 작전을 전달했던 것이다.
그들은 재빨리 정비를 끝내고 절반씩 왼쪽과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하여 유럽으로 향한 것이다.
더욱이 그들이 우회 할 때에는 해군이 있었던 곳에는 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던 때인지라
우회를 하더라도 쉽게 들키지 않았던 것이다. 
현재 해적들은 포르투칼 본거지인 리스본을 공략한지 오래이고 현재 에스파니아와 농성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태평양을 건너 본진에 합류한 줄 알았던 동남아 해적들은 오히려 그 자리에 대기중이었다가
명령을 받고 그대로 진격 현재 아프리카 남부까지 점령했다고 한다.

"젠장 닭잡는데 작두드는 격이었다.. 너무 많은 병력을 불러버렸어..."

"여기서 이럴 때가 아닙니다 프란시스 경 어서 본거지로 되돌아 가야 합니다!"

"...그래..그렇다! 돌아가야 한다! 지금 당장 본거지로 향한다!"

모든 선박은 다시 리스본을 향해서 방향을 바꾸었다.
그러길 또 한달 상황은 더 심각해져 그들이 도착할 당시에는 이미 프랑스까지 점령당한 상태였다.
우선 리스본부터 되찾고 보자는 생각으로 리스본을 공격하였다.

"이번에도 사용할텐가?"

"예 기뢰작전을 한번 더 써볼까 합니다."

프란시스는 그 특유의 기뢰작전을 한번 더 사용한다.
다시 한번 쾌속선 10척을 이용하여 적진을 향해 전진하였다.
그러나 그 작전은 이미 크라이스트의 귀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특수 훈련을 받은 부대원들이 있었다.
크라이스트는 일부러 맞대응 하듯이 20척을 보냈고 진영은 한개의 선박을 기준으로 둥글게 뭉치는 진영을 썼다.

'...? 어째서지? 이미 이 작전에 당해본 적이 있을텐데 왜 또 저러는거지...?'

프란시스는 자꾸 머리를 갸우뚱 하였다. 왠지 모를 의구심과 불안감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불안감은 현실이 되어버렸다.
앞서 간 쾌속선이 먼저 기뢰를 설치하고 후퇴하자 해적 진영에 몇명이 잠수복으로 갈아입은 채 잠수를 하였다.
대체로 기뢰는 그 자리에 고정시키기 위해 기뢰 밑 부분에 닻 비슷한 무게추를 집어넣는데
잠수복을 입은 해적들이 그 무게추를 떼어내고 있었다.

이런 바닷속 사정 따위 알리가 없는 해군 측에서는 서서히 기뢰가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해적들을 이상한 눈으로 볼 뿐이었다.
그러나 몇 십분이나 지났으나 기뢰는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펑!'
"크아악!"

근처에 있던 배 앞부분이 폭파되더니 이내 여러 선박에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그 때 당시 썰물로 인해 조류는 안에서 바깥쪽으로 나아가는 해군 쪽이었기 때문에
무게추를 잃은 기뢰들이 조류를 타고 가 수많은 어뢰가 되어버린 것이다.

"기뢰를 기폭시켜라! 머스켓으로 쏴버려라!"

장관의 지휘에 병사들은 일제히 기뢰들을 향해 발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해적들의 공격은 시작된터라 흔들리는 선체 위에 서서히 움직이는 기뢰를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제대로 한방 먹은 해군들은 일제히 철수 했고 리스본으로부터 해적들의 환호소리가 메아리 쳐 나왔다.

'굴욕이긴 하지만....이게 바로 경험의 차이란 말인가...'

프란시스는 다른 한편으로는 첫 전투의 승리에 대해 자신이 자만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프란시스는 반성 했고 다시 새로운 작전을 세웠다.


그런데 그날 밤

리스본 항구에 있던 해적 보초병이 저편에서 낡은 배 한척을 발견 하였다.
그 배는 리스본을 향해 오는 것이 확실하였다. 
보초병은 그것을 상인의 배나 해군의 배로 착각하고.

"대포를 발포하라!"

그대로 배를 향해 대포를 발포하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포탄은 그대로 배를 관통하였다.
아니 말 그대로 관통하였다.
놀란 보초병은 그대로 크라이스트에게 달려가 보고하였다.

"크라이스트님! 지금 수평선 너머에 낡은 배 한 척이 오고 있습니다!"

"...격침 시켜버려."

"그..그게 대포가 그대로 관통해버립니다..."

"...!"

크라이스트는 그 배가 무엇인지 안다. 아마 그 때 있었던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 바로 그 들이 이 전쟁 이전에 한번 싸워본 적이 있는 '유령선' 그들이었다.

"지금 당장 리스본을 떠난다..."

"예? 하지만..."

"시끄러! 당장 떠날 채비를 마쳐라!"

"예..예!"

보초병이 나가고 크라이스트도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섰다.
그러나 밖의 모습은 참담했다. 항구쪽에 있던 해적들은 모두 원인을 알수없는 상태로 죽었고
나머지 해적들도 의지가 꺽이고 있었다.

크라이스트는 곧바로 동료들을 깨운 뒤 육지쪽으로 도망갔다.
끝없이 들려오는 사람의 비명소리가 메아리 쳐울리는 것을 뒤로 하고...


다음 날
그 일이 있을거라곤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병사들의 눈에 특이한 광경이 보여지고 있었다.
그렇게 시끌벅적 하던 리스본에 아무것도 없고 '살아있는 자' 또한 없었다.
그들은 피 투성이가 된 채로 쓰러졌고 몇명은 자고 있는 도중에도 죽은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걸 신경쓸 때가 아니다. 병사들 중 일부는 리스본을 정리하기 위해 대기 시키고
남은 병사들과 함께 남은 지역 탈환을 위해 다시 움직였다.

리스본에 있는 병력이 거의 대부분의 병력이었기에 해적들은 오합지졸이었다.
처음의 기개와는 전혀 딴판으로 헤이해진 상태로 그들은 생포와 동시에 모조리 총살형
아프리카에 주둔해 있는 해적들 역시 총살형을 받았다는 소문을 듣고 알아서 줄행랑을 쳤다고 한다.
전쟁은 시작과는 다르게 의외로 간단하게 막을 내렸다.


일부 도시가 정리되는 도중 공로자들의 공로 시상식이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계급이 올라가고 또한 장도 많이 받았지만 무엇보다 프란시스의 공이 컸다.
비록 마지막에 큰 실수를 범하긴 했으나 전쟁을 최단 기간으로 줄인 것은 프란시스 덕이라는 이유였다.
이 전쟁으로 인해 그의 계급은 급격히 올라간다. 소령의 계급이 대장의 계급으로
일례에도 없던 초특급 진급이지만 이번만큼 한 사람의 공이 컸던 전쟁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전쟁이 끝났던 날 그 다음 날이 메리가 초급 상인과정을 졸업한 날이기도 하다.


한편 전쟁이 끝난 뒤 참전했단 이유로 약간의 진급을 한 아론은 귀국 후 래스터 백작에게 직접 여쭈었다.

"래스터 백작..."

"무슨 볼일이십니까?"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잠시 군에서 나가려 하는데...괜찮은가?"

"휴가정도라면 괜찮습니다만..."

"...그런가...그러면 건의해주게"

"그러도록 하죠."

래스터 백작은 잉글랜드 해군 본부에 있는 자료를 한번 훝어보고는
아론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앞으로 한 달간의 휴식시간을 드리겠다는 군요."

"고맙소이다."

"천만에 말씀을요."

아론은 휴가증을 받아들고는 그대로 왕궁을 나섰다.
아론이 왕궁에 나서자 레스터 백작은 서기관에게 말하였다.

"서기관 이번 전쟁은 기록하지 않는게 좋을 것 같소이다."

"무슨 이유에서입니까?"

"세계 정부가 한낱 해적들에게 점령을 당했다는 건 위신이 서지 않지 않은가?"

"하긴 그렇겠군요."

서기관은 2년 전쟁 년도를 지우고 이내 내용을 지워버렸다.
그렇게 2년 전쟁은 그대로 전설로 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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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하나 떨쳐냈습니다 만
왜 이렇게 급하게 완결짓냐 라고 묻는 분이 계신다면
제가 지금 꽤나 아픕니다.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아프고 않 아픈데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귀찮다는 생각이 일순간에 들어서 곧바로 완결을 지어버렸습니다.
랄까 2년 전쟁은 애초 외전에 넣을 생각도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다음 외전부터는 각 케릭터마다 과거 에피소드를 넣을 생각입니다.

현재로써는 아론이나 유령선 맴버중 한명이 유력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