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슈테른의 진화의 전당에 있다,
기계와 종이가 뒤섞여있는 한 구석에 이상한 기계장치가 방치되어 있다.
아직 작동되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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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케이 #1/3

81년 4월 8일
처음 보는 번호로 메시지가 왔다.
통신기를 새로 산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내 통신번호를 알아낸 걸까?
그러고 보니 네리아를 보러 갔을 때 그녀가 요즘 스팸 메시지가 많아졌다면서 불평했었지.
나와는 관련이 없는 내용일게 분명하지만 내용을 보는 것 정도로 나빠질 일은 없을 것이다.
솔직히 그 내용이 너무 궁금해 참을 수 없었다는 것이 내 본심일 것이다.
...그 메시지에는 우리 샤벨고라온 용병단원들이 구속구에 묶여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과
아이히만 연구소에 혼자서 오라는 짧은 글이 적혀있었다,
군대에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게 했다간 동료들이 모두 살해당하고 말겠지.
놈들은 우리 용병단을 없애버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언가가 있다.
죽이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벌써 다 죽였겠지. 부디 늦지 않길 바란다.
만약 그들과 싸우게 된다면... 총알을 넉넉히 챙겨가야겠다.
.....
폐쇄되어 있어야 할 아이히만 연구소의 입구는 폭탄으로 터뜨린 듯이 뚫려있었다.
샤벨고라온 용병단은 무법자들을 죽이고 사막에서 살아가는 케나인들을 보호해주는 일을 했다.
그 때문에 우리 용병단에 원한이 있는 놈들은 수없이 많고 용병들을 납치한 놈들도 그들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저 두꺼운 철문을 부숴버리고 들어갈 정도의 장비를 보유한 무장집단은 전혀 짐작도 가질 않았다.
제길. 이제라도 군대에 신고해야 하나? 아니, 그럴 순 없다. 나는 동료들을 구해야 한다.
짧은 망설임을 끊어내고 연구소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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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끊어져 있다. 뒷 내용을 찾아보자.
진화의 전당 어딘가에 있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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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케이 #2/3

81년 4월 8일

아이히만 연구소에 몰래 잠입하는데 성공했다. 놈들은 내가 온 것을 모른다.
사람이 없는 곳을 살펴보았으나 동료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살펴보지 않은 장소는 놈들이 모여있는 중앙 연구실과 내실이다.
중앙 연구실에 가까이 갔을때 나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펜대나 잡을 것같이 생긴 놈들이 컴퓨터나 데이터 큐브를 통해 아이히만 박사의 연구기록을 빼내고 있던 것이다.
이놈들은 평범한 무법자들이 아니었다. 아이히만 연구소의 잔당이었다.
아이히만 박사의 연구가 되살아나서는 안된다. 에어가이츠와 같은 것이 다시 등장한다면 아르데타인은 끝장이다.
...놈들을 막아야 한다. 쇠뿔도 단김에 빼는 게 좋다. 대신 이번에는 수류탄의 안전핀을 뽑았다.
.......
아이히만 박사의 연구기록은 모두 파기했다.
그것을 빼돌리던 연구원들과 1개 중대급 호위 부대와 부딪혀서 승리를 얻어낸 인생업적도 하나 생겼지만...대신 내 몸도 걸레조각이 되어버렸다.
예전에 인체개조 시술을 받지 않았다면 정말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겠지.
삐걱대는 몸을 일으켜 동료들을 찾으러 연구소의 내실에서 들려오는 재즈 소리를 쫓아갔다.
......
그곳은 목재로 장식되고 누런 조명이 켜진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가진 방이었다.
이 장소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코를 찌르는 피비린내를 따라 시선을 옮기자 시체가 되어버린 동료들이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참상과 전혀 관계없다는 듯이 뒤돌아 서있는 남자는 재즈와 벽에 장식된 그림을 감상하고 있었다.
"네가 한 짓거리냐!"
권총을 남자를 향해 조준하며 소리쳤다. 남자는 그제야 이쪽을 돌아보았다.
총을 앞에 둔 사람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온한 얼굴이었다
"그렇게 믿고 싶은 건가."
"무슨 소리지?"
"케이, 이미 알고 있지않나?"
"무슨 개소리를 하는 거야?"
남자는 매우 안타깝다는 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기술관 카인의 반란. 너는 그 전장에서 살기 위해 모든 걸 버리고 도망쳤지. 이제라도 아르데타인을 위해 싸웠으니 영웅이 된 기분이겠군. 이제 좀 후련한가?"
"내가 전쟁에서 도망친 비겁자라도 너같이 비열한 무법자한테 들을 말이 아니야! 네놈은 내 동료들을 죽였고! 난 복수할 거다!"
나는 권총을 강하게 쥐었다. 총 끝이 떨린다.
"아직도 진실을 알려하지 않는건가, 케이?"
"마지막 유언이 그딴 개소리인가, 슈나이더."
방아쇠를 당김과 동시에 매캐한 불꽃이 피어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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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이 끊어졌다. 다른 기록은 없는걸까? 함께 있는 문서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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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케이 #3/3

[기술부 요청서 제 8702호]

제목 : 기억 저장 장치의 치명적 오류에 대한 집중 조사 요청서
제출자 : 행정부 사무관 모리츠 뮐러

내용 : 군 복무자, 용병들에게 배포되는 기억 저장 장치의 치명적인 기능 오류가 발견됨.
아이히만 연구소 총기 난사 사건. 81년 4월 8일 발생.
위 사건으로 아이히만 박사의 연구자료를 회수하던 네벨호른 연구소의 연구원 12명과 노동자 38명. 호위 임무를 맡은 1개 중대 전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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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기억 저장 장치의 기록과 달리 턱에서부터 정수리를 관통한 총상을 발견.
    총기를 이용한 자살로 추정됨.
-    범인이 사망 직전에 총을 겨눈 대상, 슈나이더는 주민 기록상 아르데타인에 존재하지 않는 인물로 확인됨.
-    아이히만 연구소에 납치되어 사망한 범인의 동료로 추정되는 6인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함.
    조사 결과, 전 기술관 카인의 반란에 의해 벌어진 에어가이츠 결전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됨.
-    범인이 발신받은 통신 번호(000-080-6684-7421)와
    소지하고 있던 통신기 2정 중 하나와 번호가 일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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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정신적 질환으로 인한 기억 저장 장치의 치명적인 오류 발견에 대한 근거로 상기 내용에 대한 증거를 추가 제출함.
기억 저장 장치에 대한 신뢰도가 의심되므로 군 작전 참가 인원의 기억 데이터 수집 결과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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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올라온 아르데타인 기담을 보고 재미삼아 써봤습니다.
모험의 서 숨겨진 이야기 느낌이 나도록 만들어봤는데 재미있으면 좋겠네요.
열심히 썼는데 반응안해주면 삐질겁니다.

추천은 힘을 만든다! 그리고 나는 힘찬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