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저는 게임사 TOS에서 허용하지 않는 서드파티 프로그램 사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특히 한국 로스트아크의 게임 환경을 고려하면 더더욱 강력하게 반대합니다. 본문에서 가져온 로그 데이터는 어디까지나 밸런스에 대해 <근거 기반>으로 말을 하기 위한 참고 자료로서 가져온 것임을 미리 밝혀둡니다.

<2024-04-04 추가>

최신화된 데이터가 아니므로 아래의 포스트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데이터는 로그 사이트 이용 유저가 적고 공식 API 없이 크롤링한 초기 데이터라 샘플 사이즈도 적고 데이터의 편향성 역시 큰 분석 결과입니다. 분석 히스토리를 남겨놓기 위해서 글 자체를 삭제하지는 않겠습니다. 


<서론>

북미 로아에서는 이미 1년 전부터 알음알음 로그 프로그램을 사용해 왔습니다. 다만 이러한 로그 프로그램은 <개인> 단위로 사용하는 것에 불과하고 이렇게 수집된 로그를 모아서 업로드하는 사이트는 없었기 때문에 <지표>의 형태로 가공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유저들이 모은 로그 데이터를 자동으로 업로드하고 아카이빙하는 사이트가 막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아직 알파 단계이기 때문에 등록한 유저들의 숫자가 많지는 않으나, 유저들이 그동안 쌓아놓은 1년 가까운 기간의 로그를 <자동>으로 업로드하는 기능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이미 25만 개 가량의 레이드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로그 데이터 상당수가 그냥 쓰레기 데이터라는 겁니다. 

로스트아크에서는 캐릭터의 장비가 데미지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레이드는 딜 파이를 경쟁하는 싸움이기 때문에 레이드 참여 캐릭터끼리의 스펙 차이가 지나치게 크면 표준화된 지표를 구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아브/일리의 경우 기믹의 빈도가 지나치게 높아서 현재 한국 유저들이 플레이하는 엔드컨텐츠의 메타와는 맞지 않습니다.

북미 기준으로는 여기에서 그나마 자유로운게 상아탑 하드의 1, 3관문입니다. 한국에서야 5분 딜찍하고 끝나지만 북미 기준으로는 엘40을 하더라도 10분 가까이 플레이하게 되므로 그나마 지속딜링 레이드와 비슷한 형태입니다. 게다가 상아탑 하드의 경우 엔드스펙 유저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엘릭서 40은 물론이고 보석, 무기강화 등의 편차 역시 비교적 적을 것이라 가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상아탑 하드 구간에서 모인 데이터는 약 2000건이고 여기서도 정밀성을 위해서 몇몇 기준으로 걸렀습니다.

- 2개월 이상 지나서 최근 밸패 등이 반영되지 않은 데이터
- 1630 이상의 지나친 고스펙 유저 및 서포터 유저
- 레이드 진행중 사망자가 발생한 케이스
- 특정 유저의 데미지가 지나치게 낮아서 버스 등으로 예상되는 케이스
- 해당 직각의 플레이 기록이 지나치게 적어서(15건 미만) 판단이 어려운 케이스

위의 사례를 제외한 결과 수집된 플레이 데이터는 900여건 정도입니다. 

여기서 저는 MVP창에서의 <딜지분>이 아니라 <DPS>를 가지고 데이터를 뽑았습니다. 우리가 직접 관찰하는 MVP창 지분의 경우 딜러간 스펙 차이나 시너지 여부에 따라 굉장히 큰 영향을 받습니다. DPS의 경우 시너지의 영향력이 포함되긴 하나 순수하게 내가 <시간당 넣은 데미지>입니다. 설령 내가 투사가 떴다고 해도 DPS 자체는 준수한 수준일 수 있습니다. 물론 위에 서술하였듯 기믹에 따라 딜찍이 되면 DPS도 왜곡될 여지는 있으므로 한계가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합니다.

<결과>



DPS 기록을 시각화하기 위해 box-and-whisker plot을 사용했습니다. 
위의 그림과는 달리 90도 회전시켜서 시각화를 했는데, 박스의 왼쪽 꼬리는 최소값, 왼쪽 박스 끝은 하위 25%, 박스 중앙선은 50%, 오른쪽 박스 끝은 상위 25%, 오른쪽 꼬리 끝은 최대값입니다. 지나치게 벗어난 아웃라이어 값들은 따로 검은 마커로 표기됩니다.

3관문 파이어혼

낮은 순서대로: 잔재, 오의난무, 전태, 환류, 포식, 포강, 억제, 갈증, 고기, 황제, 세맥, 충단, 분망, 상소, 일격, 질풍, 강무, 절정, 피메, 체술, 광기, 처단, 점화, 죽습, 만월, 달소, 그믐, 버스트, 오의강화

위에도 말했듯이 차트에 데이터가 없다면 그냥 해당 직각 플레이하는 유저가 북미에 너무 적어서 그렇다고 생각하심 됩니다.

1관문 칼테이야


낮은 순서대로: 갈증, 오의난무, 환류, 잔재, 포식, 일격, 상소, 체술, 강무, 포강, 전태, 죽습, 황제, 광기, 고기, 절정, 피메, 세맥, 처단, 만월, 버스트, 분망, 질풍, 오의강화, 달소, 충단, 점화, 억제, 그믐

<해석>

여기부터는 데이터에 대한 제 주관적 해석이 드러난 영역이니 감안해 주십시오.

1. 상위-하위권의 격차는 허수아비에서 드러나는 것보다는 훨씬 작다

익히 알려져 있는 것처럼 허수아비 기준 최상위권인 버스트, 체술 같은 캐릭터는 하위권에 속하는 강무, 절정에 비해 허수딜로는 최소 20% 많게는 40~50% 이상의 격차를 냅니다. 하지만 파이어혼 기준 실전 레이드에서 중간값 기준 버스트와 강무/절정의 격차는 약 15% 정도입니다. 물론 각인 한줄 차이라는걸 감안하면 스펙 관점에선 엄청난 차이지만, 허수딜 격차와 비교하면 많이 좁혀진 것이지요. 

2. 레이드의 환경 변수는 정말 중요하다

칼테이야와 파이어혼은 보통 타대/사멸에 유리한 레이드로 평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파이어혼은 우리가 카멘 레이드에서 체감하는 것과 대체로 유사한 결과가 나왔으나, 칼테이야에서는 그러한 경향이 상당히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단순히 사멸-타대로 나누기에는 좀 애매한 결과이긴 합니다만, 어쨌건 금강선과 전재학이 말하는 <환경 변수>에 따라서 클래스간의 데미지 격차 및 티어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3. 그럼에도 환경변수 탓을 하기엔 심각하게 불쌍한 놈들이 좀 있다

다른놈들은 모르겠는데 환류, 오의난무 얘네들은 진짜 심각하네요. 잔재도 왜 저기에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데 일단 이번 북미 데이터에서는 1/3관 가리지 않고 최하위권입니다. 

4. 일부 OP 클래스들은 실제로 유저 수준 격차가 크다. 근데 그걸 감안해도 평균/중간값이 너무 높다.

반대로 상위권에서도 일관되게 환경변수 안 타고 강력한 놈들이 있습니다. 버스트, 그리고 아덴빨을 많이 받는 만월이나 점화와 같은 클래스는 DPS 차트를 보면 상하위권 격차가 엄청납니다. 물론 얘네가 인구수가 많아서 그만큼 유저 분포가 넓은 것도 한몫 하지만 아덴 의존도가 덜한 강무, 질풍, 분망과 같은 클래스와 비교하면 상하위 격차가 정말 정말 한강처럼 넓습니다. 

근데 그걸 감안하고 중간값으로 봐도 걍 최상위권입니다. 파이어혼 기준 대충 점화처단만월까지는 인간계라고 볼 수 있을텐데 그 위에 있는 놈들은 중간값으로 봐도 아래와 5% 이상 격차가 나는데 아무리 하위권 방패를 들어봐야 이건 객관적으로 센게 맞죠.

<한계>

먼저 위의 분석 결과가 1000건 미만의 데이터를 가지고 이뤄진 것임은 미리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물론 <많은 샘플 사이즈>가 <좋은 분석 결과>를 담보하지는 않습니다. 샘플링이 잘못되어 있는 20만 건의 데이터보다 세심한 샘플링으로 수집된 100여 건의 데이터가 훨씬 질 높은 인사이트를 주는 경우가 현업에서는 넘치고 넘칩니다. 그렇기에 저도 온갖 잡다한 딜찍레이드 다 넣어서 몇 만 단위 데이터를 뽑지 않고 상아탑 하드, 그것도 1/3관문만 가져온 것이지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특히 직업간 비교를 하기에는 아직 부족합니다. 하탑 기록 자체가 딱 2건 있는 직업도 있었고(화강) 여기 포함시킨 직각들도 솔직히 충분하다고 말할 정도는 아닙니다. 아직까지 해당 로그 사이트는 디스코드를 통해 지원을 받아서 허용된 유저만 로그를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많은 기록이 누적되면 통계적인 신뢰성이 담보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 기대해봅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해당 사이트는 로그 프로그램의 rDPS 데이터를 배제했다는 점입니다. 이건 사이트 제작자 본인이 굳이 넣고싶지 않다고 해서 빠진거라 해당 사이트의 운영 방향이 바뀌지 않는 한 계속 rDPS 및 시너지 기여도 데이터는 확보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알파 버전인 사이트이니만큼 앞으로 추가될 가능성은 계속 열어놓을 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