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에 지인따라 어떤 RPG 게임에 오게됨

정작 데려온 지인은 자기 따로 놀기 바빠서
나도 따로 놀다가 혼자 어떤 길드에 들어가게 됨

그 길드에서 나랑 비슷한 수준의 초보가 있길래, 왠만하면 같이 다니면서 같이 하자고 많이 말 걸었음
그러면서 같이하고, 같이 지내고 같이 놀다보니

어느새 정들고 친해져서 접속하면 먼저 말거는 상황이 되어버렸음
난 거기까지가 좋았는데

어느날 맵에 단둘이 있을때, 얘가 나한테 좋아한다고 고백을 했음
참고로 난 얘의 성별 나이 암것도 모름
상대도 나에 대해 암것도 모르고 말야

그래서 쭉 들어주다가
얘가 나랑 동갑인 여자라는걸 알게됨
그래서 하나 질문 하게 됨

"제 성별이랑, 나이도 모르시는데..
제가 남자면 어쩔꺼고 여자면 어쩔껀데요?" 라고 물어봄

여자면 포기하고, 남자면 잡고싶다고 하길래
이때, 존나 고민하기 시작했음

의도치 않은 넷카마를 할래? 아니면 남자라고 말하고 존나 정중하게 거절 할래?
근데 남자라고 밝히고 저분이랑 계속 친하게 지낼수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음

난 저사람이 남자든 여자든 관심 없었고 그저 친하게 지냈던 그게 좋았거든.
게임에서 나랑 말이 통하고 서로 친하게 지내는 사람 만나는건 어려우니까

그래서 의도치 않은 넷카마를 선택했음, 본인도 포기한다고 했고
무엇보다 정이 든 게임친구인데, 점차 멀어지는게 싫었고 말야

그뒤로도 나랑 다행히 친하게 지내는데
문제는 얘가 너무 사적인 이야기도 하기 시작했음

남자한테는 말하기 곤란한 이야기 같은거 말야
생리나 뭐.. 그런거 말야


존나 당황해서 그냥 대부분 그런 이야기는 불편하다는 느낌으로 흘리면서 넘어가니까
얘가 나보고 계속 디코하자, 실제로 만나서 친하게 지내자 하길래


내가 과연 맞는 선택한걸까 하는 의구심이 마구 들었음

그러고 있을 때 한편, 길드에서 내가 여자라는 소문이 퍼졌나봄
그래서 어떤 남자 길드원이 나한테 엄청 앵기기 시작함

나한테 뭔가 많이 주고 캐시템도 주고 암튼 뭔갈 많이 하길래..
시발 어쩌지 하다가.. 불편하다는 내색을 많이 표현했는데도 얘가 나한테 너무 앵기더라

결국 저 남자인데.. 오해가 있으신거 같아요 라고 말함

얘가 그거 듣고 얜 넷카마라고 길드에 소문을 내버림
당연히 그 고백한 여자도 들었을테고 말야.

근데 걔한테 아무 말도 듣진 않았음
그냥 서서히 연이 끊겼지.

그리고 길드도 나갔고
나도 그렇게 길드도 나가고 게임에 점점 접속을 안하게 됐고 말야.

그때, 길드에 소문이 났을때 이유를 말할까 하고 고민이 많이 들었는데
괜히 말했다간 저 여성분이 길드 나가고 뭔가 일이 더 커질꺼 같고
길드에서도 저 남자도 여미새인걸 좀 아는 눈치라 말 안했는데

저렇게 접을꺼면, 나도 그냥 사실대로 말을 할껄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