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고등학생 때

늦은 밤에

누군가 현관문을 두드리는거야

콜화면을 보니 내가 아는 친구였어

같은 학원 다니고 가끔 친구들이랑 같이 놀기는 했지만

아주 가깝진 않은 뭐 그 정도의 친구였는데

너무 늦은 시간이라 우리 부모님도 의아해하고

나도 얘가 우리집엔 뭔일이지 싶어

얼른 나가보니

그 친구가 이불 하나만 달라는거야

복도에서 잔다고

뭔일이냐 물으니 새엄마랑 싸워서 집 나왔대

그래서 내가 우리집으로 끌고 들어와서 재워줬거든

그뒤로 찰거머리처럼 나한테 콕 붙어서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는데

아직도 술 취하면 저때 얘기해

그닥 큰 일도 아닌데

아마 그때 이 친구는 그렇게 느꼈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