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기에 앞서, 본인은 바드를 플레이 해본거라고는 오픈 초기 잠깐 키웠던 330짜리 바드가 전부였던 프로키온 서버 배틀마스터 유저입니다.

바드를 별로 해보지도 않았는데 뜬금없이 왜 바드글이냐,
330언저리까지 키웠던 그 짧은 경험과 제 주위의 지인 바드분들의 상황을 보고 느낀점이 많아 이렇게 쓰는겁니다.

바드 좋죠. 어느 파티에서든 환영받고 바드가 없는 파티라면 신청하기 꺼려질 정도로 레이드에서 필수에 가까운 귀족직업이죠. 하지만 그게 전부입니다.

게임의 목적이 뭘까요. 수많은 게이머분들 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궁극적으로 얻고 싶은건 '재미' 아닌가요?
RPG장르의 게임에서 재미를 느끼고, 더 오래, 더 성취감있게 하려면 당연히 캐릭터가 '성장'하는게 보여야죠.

그런데 바드는 어떤가요? 제 주위의 모든 바드 유저분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왜 이 캐릭터를 더 키워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이는 겨우 2티어 초반부에서 바드를 접어버린 저조차도 너무 빠르게 느껴버린 점입니다.

아무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도 변하는 것은 당장 눈에 보이는 아이템레벨 수치 뿐입니다. 그것 뿐이에요.
딜러계열의 직업군의 아이템레벨이 올라가고 스탯이 증가한다면? 동실력대의 동일직업군이라면 당연히 딜이 올라가고 이는 바로 눈에 보이겠죠.

바드는 어떤가요? 애초에 스킬에 고정 퍼센트를 넣어버려서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갓 만렙의 바드를 데려가나 540+의 랭커 바드를 데려가나 클리어타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아요. 이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애지중지 키워온 모든 바드들의 수고를 무시하는 것 아닌가요? 성장에 따른 추가 계수를 넣고 기초 퍼센테이지를 낮출지언정 육성을 하는 동안 무언가의 동기부여가 있어야죠.

540대의 저희 고정파티 바드분은 이런말씀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부캐 서머너를 만들었는데 레벨 20정도 찍었는데 더이상 못키우겠다'고. 왜일까요? 로아가 부캐육성이 지옥이라서? 틀린말은 아니죠. 그런데 그분의 이유는 달랐습니다. '그 저레벨 서머너를 잠깐 키워봤는데 이대로 더 키웠다간 본캐 바드로 돌아가지 못할것 같아서' 안키운다고 하십니다. 스킬 하나에 몹들이 시원하게 정리되고, 스킬을 찍고 아이템을 바꿀때마다 올라가는 데미지가 레벨 20짜리 딜러도 느낄수 있다는 말입니다.

로아가 지금 당장 바드의 버프 수치를 손보기에는 너무나 밸런스가 꼬여버렸고, 게임의 밸런스에 민감하신 분들, 그리고 저의 의견에 반대하시는 바드유저분들도 충분히 계실테니 기각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공격형 트라이포드를 선택하면 딜러만큼은 아니지만  아이템 레벨에 따른 어느정도의 딜적인 성장폭을 주어 타워나 던전 등의 솔로 컨텐츠에서만큼이라도
'성장했구나'라는 느낌을 겪을수 있도록 해주세요.

많은 바드유저분들이 원하는건 딜과 시너지를 같이 달라는 양심없는 소리가 아니에요. 최소한 파티버프를 포기하고 딜 트포를 채택했다면 솔로 플레이에 무리가 없는 정도의 역할수행을 원하시는겁니다.

커뮤니티 내에서 바드의 성능이 여러번 뜨거운감자가 되긴 했었지만, 어쨌거나 다수가 재미없어하는 남을 서포팅해주는 직업군을 택하고 그에 보람을 느끼며 플레이하시는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레이드도 잘가는데 솔플마저 쉽게하려고? 같은 어린아이 마인드는 접어두고 모두가 RPG를 하면서 성취감과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