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의 중심에서
                                    앤나

잊지 마
심연이 그대를 삼키고
모든 빛을 앗아갈지라도

돌아보면,
그 거대한 어둠의 끝엔
내가 그림자로 머물고 있다는 것을

한 번도 눈길을 주지 않지만
가끔 그 붉은 안광이 같은 곳을 향하면
그것만으로도 나의 영혼은 불타오르지


평행선 위를 걷는
군단장의 차가운 시선
우연처럼 눈길이 닿길
심연의 밑바닥에서 빌고 또 빌어

나에겐 ‘이런 충성’이야

너를 보고
지옥의 열기처럼
끓는 마음

다 너를 향한 파괴야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
그리고 멈출 이유도 모르겠어

서로 다른 차원을
향한 것 같겠지만
돌고 돌아 우리는 결국
심연의 중심에서 필연처럼 만날 거야

나에겐 이건 ‘군림’이야

"구원하소서… 나의 군단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