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리스 유입 뉴비, 5년간의 아크라시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게 됐습니다.


로스트아크에서 정말 많은 추억을 남겼고, 제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게임이 됐어요.


이별을 결심하는 게 오래 만난 여자친구와 헤어지는 것처럼 막막해서 쉽게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제 로아에서 더 이상 새로운 무언가를 느끼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어 떠나게 됐습니다.


떠나는 마당에 이런 글을 쓰는 것 자체가 남아서 플레이하시는 분들께 실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가면서 로스트아크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게임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마지막으로 제 


소감을 남겨봅니다.


5년간 함께했던 캐릭터들 첫째 소서리스

로스트아크는 오픈베타 첫날 연차까지 내면서 시작했지만, 중간에 한 번 접었습니다.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한 건 2021년 8월, 사전예약했던 소서리스를 플레이하면서부터였어요.

처음 소서는 ‘여자 디붕이’ 소리를 들을 정도로 느릿느릿했지만, 우렁찬 떼바시와 함께 삼신기를 몰아치는 맛이 정말 좋았습니다 ㅎㅎ. 이때 저는 정말 플레이 못했어요 발탄 유령때 생존률이 절반은 됐나 모르겠네요


소서리스에서 기공사로

제가 원래 한방딜을 좋아해서 그런지 어느 순간 갑자기 기공사에 꽂혔고, 구 아브렐부터 4막까지 쭉 본캐급으로 플레이했습니다.

원기옥 때문에 정말 많이 울고 웃었던 것 같아요.

제 실력은 아닌데 원기옥 올크리로 밑잔 먹었던 것도 기억나고, 일리아칸 발악 패턴에서 사고가 나서 바드님과 저 둘만 살아남았던 순간도 아직 생생합니다.

마지막 원기옥이 크리로 터지면서 막타를 쳤는데, 브금까지 겹치니까 진짜 평소보다 몇 배는 더 떨렸던 것 같네요.


그리고 마지막 캐릭터, 가나

마지막으로는 가나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나오자마자 바로 하드 레벨까지 달렸습니다.

신기하게도 올릴 때부터 ‘아마 얘가 내 마지막 캐릭터가 되겠구나’ 하는 직감이 강하게 들었는데, 결국 오늘이 오고 말았네요.

짧은 시간이긴 했지만 더퍼 트라이 때 인기님 파티에서 잊지 못할 추억도 만들었고, 이런저런 일도 참 많았던 캐릭터였습니다 ㅎㅎ.



제가 로아를 플레이하면서 느낀 생각은 크게 4가지로 아래와 같습니다. 


아젠다 1. 로아의 메인 BM은 결국 ‘스펙’


전투 경험은 여전히 로아의 가장 큰 강점

로아의 전투 경험은 여전히 최고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작과 비교해도 독보적인 부분이 있고, 벨가르딘 역시 그걸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봐요.

결국 이 전투를 즐기기 위한 신규 레이드와 도전 콘텐츠, 그리고 거기에 들어가기 위한 ‘스펙’이 로아의 핵심 BM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의 BM, ‘강캐 팔이’

전투 경험을 기반으로 한 또 하나의 BM은 사실상 ‘강캐 팔이’라고 봅니다.

그래서인지 로아는 강캐와 약캐의 체감 차이도 꽤 큰 편이고요.

낙원을 통해 느리지만 비교적 싸게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캐릭터를 성장 구간 전체에 퍼뜨려 놓고, 그중 강한 캐릭터를 빠르게, 즉 비싸게 올렸을 때 확실히 체감이 나게 만든 구조에 가깝다고 느꼈습니다.

가나를 키우면서 이걸 특히 많이 느꼈어요.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돈을 주고 ‘내가 게임을 잘한다는 착각’을 사는 구조라고 생각했습니다.

논리적으로만 따지면 그 돈으로 스펙을 더 올려서 나보다 스펙 낮은 파티에 가는 게 제일 효율적이지만 이건 별로 끌리지 않죠.


그렇다고 강캐와 약캐의 차이가 없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저는 강캐와 약캐의 차이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캐릭터를 키워도 내 플레이 결과나 체감 티어가 거의 안 바뀌는 게임은 RPG로서는 오히려 최악에 가깝다고 봅니다. 새로운 캐릭터 육성은 그 자체로 게임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데 그런 동력을 완전 죽이니깐요,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이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으니...

물론 이 구조에서는 특정 직업에 애정이 큰 사람이 제일 손해를 봅니다.


문제는 감가와 유지비

이런 스펙팔이 구조에서는 감가도 필연적입니다.

제 경험상 로아에서 스펙에 들어간 비용은 2년 정도 지나면 체감상 80% 이상 감가됐습니다.

월 복리로 계산하면 대략 매달 6~7%씩 가치가 빠지는 셈입니다.

특히 하드급 이상 캐릭터는 이 감가를 방어하려면 매주 꾸준히 플레이해야 합니다.

안 하면 결국 돈으로 다시 따라붙어야 하고요.

강캐를 골랐다면 캐릭터 티어가 시간이 지나면서 내려가는 것 자체가 추가 지출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결국 즐거움보다 부담이 커졌다

제가 로아에서 얻었던 가장 큰 즐거움은 단순히 딜량이  올라가는 데 있지 않았습니다.

타인과의 경쟁인 ‘딜’, 같이 기믹을 풀어가는 ‘협동’.

그 과정에서 생기는 순간과 추억 때문에 로아를 오래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그 즐거움을 얻기 위해 들어가는 월 지출과, 꾸준히 접속하면서 저당 잡히는 플레이 시간을 같이 따져보게 됐습니다.

지금의 저한테는 그만한 시간과 돈을 계속 쓰는 게 더 이상 맞지 않았습니다.



아젠다 2. 그런데 스펙 말고는 돈 쓸 곳이 줄어든다

내가 좋아했던 건 전투만이 아니었다

문제는 이제 로아에서 돈을 쓸 만한 곳이 ‘스펙’ 말고는 점점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제가 로아에서 좋아했던 건 전투와 레이드 추억만이 아니었습니다.

고뇌하는 실리안도 좋아했고, 밑도 끝도 없이 예쁜 니나브도 좋아했고, 사이카도 좋아했고, BGM도 좋아했습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키운 제 캐릭터들에 애정이 컸어요.

하나둘 꼽기 어려울 정도로 좋아하는 게 많은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좋아하는 것과 실제로 돈을 쓰게 되는 곳은 점점 따로 놀기 시작했습니다.


유기당한 구캐릭 커스터마이징

대표적인 게 아바타와 커스터마이징입니다.

로아 캐릭터 모델링은 여전히 좋은 편이고, 종족별 매력도 확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베이스가 오래된 게임이다 보니 이제 경쟁작과 비교하면 조금씩 밀립니다. 

섹슈얼리티 관점에서는 더 그렇고요.

특히 구직업은 오픈베타 시절 얼굴을 아직도 그대로 씁니다.

애니츠만 봐도 프리셋은 많은데 실제로 쓰는 얼굴은 한두 개로 수렴하고, 슬레이어는 목소리 바꿔달라는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도 별 변화가 없습니다.


차라리 이런 데 돈을 쓰게 해줬으면 좋겠다

저는 오히려 이런 부분에 돈을 쓰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얼굴 프리셋 추가든 보이스 변경이든,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돈을 써서라도 더 키울 수 있는 선택지가 있었으면 합니다.

매년 생색내듯 헤어 프리셋 몇 개 추가하는 것 말고요.

아바타도 마찬가지입니다.

돈값 한다고 느낄 만한 마일리지 아바타나, 진짜 공들였다는 느낌이 나는 상품이 더 자주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매년 의무감에 수영복 하나씩 내는 것보다 캐릭터 좋아하는 사람이 보고 ‘이건 사야겠다’ 싶을 만한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비트박스 이후 정말 갖고 싶다고 느낀 VIP 아바타가 거의 없었습니다.


돈 쓴 유저를 대하는 분위기도 아쉽다

그리고 적어도 게임에 돈을 많이 쓴 사람에게까지 적대적인 분위기가 생기지는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게임사든 커뮤니티든, 로아에서는 이상하게 돈 많이 쓴 사람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2막 전후로 이런 분위기 속에서 코어 유저층이 꽤 빠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선발대 호소인이라고 불린 그들이요

돈은 돈대로 쓰고, 조롱은 조롱대로 당하는 상황이 반복됐으니까요.

저는 당시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보는 것 만으로도 꽤 괴로웠습니다.


결국 BM에서 가장 크게 걸렸던 부분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BM에서 제일 크게 걸렸던 건 이겁니다.

“내가 로아에서 좋아하는 것과, 로아가 나한테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이 계속 어긋난다.”

저는 캐릭터와 외형처럼 그동안 좋아해온 것들에 새 콘텐츠가 나오고, 그걸 즐기는 데 돈을 쓰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지출 대부분은 스펙 유지와 다음 콘텐츠 진입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소비 만족도는 점점 떨어졌고, 지출 효율을 따져봐도 저한테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게 됐습니다.



아젠다 3. 효율만 남고 흐려지는 ‘진심’

앞 얘기를 조금 넓혀보면, 요즘 로아는 예전보다 효율은 강해지고 진심은 흐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스펙 BM은 계속 정교해지는데, 그 밖의 영역에서는 새 리소스를 넣어 뭔가 만들려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잘 안 보입니다.

기존에 반응 좋던 아바타를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소비처를 만드는 것보다, 기존 시스템 안에서 스펙을 파는 데 훨씬 능숙해졌습니다.

플레이 경험은 여전히 로아답지만, BM만 떼놓고 보면 조금씩 리니지라이크 쪽으로 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전투는 계 발전하는데, 레이드 경험의 새로움은 줄었다

신규 레이드의 전투 경험 자체는 지금도 계속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믹을 만들고, 전투 템포를 조절하고, 기존 경험을 다듬는 능력은 여전히 로아 개발팀의 강점입니다.

다만 BGM, 배경, 보스 연출과 패턴에서 오는 ‘처음 보는 맛’은 예전보다 줄었습니다.

카제로스를 빼면 최근 레이드 중 BGM만 들어도 바로 장면이 떠오를 정도로 귀에 박힌 곡이 언제였는지 잘 기억이 안 납니다.

예전에는 메인 서사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작았던 아르고스조차 노래 하나는 귀에 확 꽂혔는데 말이죠. 

그림자 레이드 들어와서는 더 심해졌습니다. 1페는 인간형, 2페는 거무칙칙한 무언가, 장소는 돌바닥 고정.

그림자레이드라는 컨셉 때문인지 컨셉의 폭이 줄어든게 너무 아쉬워요.


전투 시스템에는 아직 새 시도가 보인다

반대로 캐릭터 전투 설계 쪽은 최근 변화가 꽤 좋았다고 봅니다.

특히 코어 시스템은 좋은 시도였어요.

초각성 스킬 이후 자칫 천편일률적으로 굳을 수 있던 딜사이클을 한번 틀어주면서 직업별 특색을 줄 공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발팀이 새로운 걸 만들 능력이 없어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할 수 있는데, 그걸 쓰는 영역이 좁아지고 있다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스토리는 여전히 좋다. 다만 너무 적다

스토리는 제가 로아를 좋아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입니다.

아만이 죽었을 때는 진짜 펑펑 울었고, 카제로스를 잡을 때는 오랫동안 이어진 서사가 드디어 하나로 완성됐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서사 자체는 지금도 MMORPG 중 탑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건 양과 속도입니다.

좋은 이야기는 여전히 나오는데 너무 적고, 예전처럼 새로운 형식이나 새로운 지역으로 세계를 계속 넓힌다는 느낌도 약해졌습니다.

그 사이 경쟁작은 엄청 빠르게 발전했습니다.

특히 중국 게임들은 1년에 몇 번씩 큰 지역과 스토리를 추가하고, 이제 퀄리티도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는 명조 3.3~3.5 같은 업데이트를 보면서 이 차이를 꽤 크게 느꼈습니다.


신캐에서도 뚜렷한 개성 예전 보다 덜 보인다

신규 캐릭터도 비슷합니다.

도화가나 기상술사를 처음 봤을 때는 실무자가 이 캐릭터를 정말 좋아하면서 혼을 담아 하나씩 깎았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사소한 모션, 이펙트, 행동까지 캐릭터 컨셉 안에서 이어졌고요.

브레이커도 캐릭터 하나에 개발자가 넣고 싶던 ‘낭만’을 꾹꾹 눌러 담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가나는 저도 너무 마음에 들어서 바로 키웠고 플레이도 재밌었지만, 솔직히 컨셉 자체는 많이 아쉬웠습니다.

최근 신캐도 이펙트나 비주얼 완성도는 일정 수준을 유지합니다. 다만 “이 캐릭터는 이런 컨셉이다”라고 딱 꽂히는 맛은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느낌이 자주 듭니다.


월드도 조금씩 좁아졌다

월드도 마찬가지입니다.

파푸니카 이후, 베른 남부부터 실제로 돌아다니며 플레이하는 지역은 줄었습니다.

쿠르잔 남부부터는 더 심해졌고, 이후 새 대도시도 없었습니다.

새로운 바다와 지역이 나와도 예전처럼 하나의 큰 맵을 만들수 있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습니다.

제가 로아를 좋아했던 이유 중 하나는 레이드만 있는 게임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마을에 모여 있고, 쓸데없는 곳까지 돌아다니고, 굳이 없어도 될 것 같은 것까지 만들어져 있는 세계였어요.

저는 그런 ‘낭비’가 오히려 ‘낭만’을 만들고, 게임을 살아 있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이번 마하라카는 오랜만에 즐거웠습니다.


이제 추억을 꺼내려면 너무 오래 전으로 가야 한다

새해에 갑자기 올라오던 깜짝 공지도 그랬고,

솔로 크리스마스라고 파푸니카에 모여 다 같이 춤추고 놀던 것도 그랬습니다.

일숙이나 레이드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었지만, 그런 순간들이 로아를 그냥 레이드 게임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노는 곳으로 만들어줬다고 봅니다.

그런데 이제 비슷한 기억을 떠올리려면 너무 오래 전까지 가야 합니다.


개발팀도 로아에 권태기가 온 건 아닐까

그래서 가끔 이런 생각을 합니다.

"로아 개발팀도 로아에 권태기가 온 건 아닐까."

예전에는 실패할 수도 있는 새 시도를 계속 던졌다면, 지금은 검증된 방식 안에서 큰 사고 없이 한 해를 굴리는 쪽으로 기운 것처럼 보입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제가 게임하면서 받은 인상입니다.

다만 제가 로아에 바랐던 모습은 이게 아니었습니다.

모든 업데이트가 성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수해도 되고, 실패해도 됩니다.

대신 “어떻게 하면 유저한테 또 새 경험을 줄까”를 처절하게 고민하던 로아였으면 합니다.

실수하면 다음에 더 잘하면 되니까요.

제가 싫었던 건 실패하는 로아가 아니라, 하던 대로만 하는 로아였습니다.


로아M과 관련이 있는 걸까

여기부터는 개인적인 추론입니다.

저는 이런 변화가 현재 개발 중인 로아M과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PC 로스트아크는 게임 안에서 생기는 경제적 가치 전체를 게임사가 가져가는 구조가 아닙니다.

반면 모바일 중심 신작은 게임 내 소비를 더 높은 비율로 직접 매출화할 수 있고, 신작 출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회사 입장에서 자본과 핵심 인력을 기존 로아보다 로아M에 더 배분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선택이라고 봅니다.

조금 세게 말하면, 기존 로아를 계속 뜯어고치는 것보다 어느 정도 매출을 유지하면서 로아M이라는 새 상품을 내는 쪽이 회사 입장에서는 더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건 어디 까지나 밖에서 게임 변화를 보면서 한 추론입니다.

실제 개발 인력이나 자본 배분을 알 수 없으니 사실처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언리얼 엔진 5를 원한다

그래서 저는 로아를 계속하는 분들이 언리얼 엔진 5 전환을 더 강하게 원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그래픽 좋아졌으면 해서가 아닙니다.

엔진을 바꾸고 오래된 기반을 뜯어고쳐서 그 위에 다시 게임을 올리려면 결국 엄청난 맨파워와 자본을 로스트아크 본편에 넣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그걸 원합니다.

"스마일게이트가 다시 로아에 진심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

제가 사랑한 게임은 로스트아크지, 로스트아크 모바일이 아니니까요.



아젠다 4. 게임에서 사람이 빠진다는 것

게임 안팎 분위기도 예전과 조금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마을도 그렇고 커뮤니티도 그렇고, 여전히 사람은 많고 화력도 센데 예전 같은 활력은 조금 줄었습니다.

제가 가장 체감하는 건 일상툰이나 굿즈 나눔 같은 게 예전보다 뜸해졌다는 점입니다.

게임을 좋아해서 뭔가 그리고, 만들고, 나누던 사람들의 흔적이 줄어드는 느낌이에요.

다른 의견에 대한 분위기도 예전보다 날카로워졌고요.

특히 올해 들어 누구 한 명을 다는 식의 글도 부쩍 늘었다고 느꼈습니다.


화력은 남았는데, 왜 큰 흐름은 잘 안 생길까

재밌는 건 커뮤니티 화력 자체는 여전히 강하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게임 문제를 두고 의견이 하나의 큰 흐름으로 모이기 시작하면 갑자기 논점이 흐려지거나 분탕이 늘면서 흐지부지되는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가끔은 ‘이 정도면 데미지 케어팀이라도 있나?’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였어요.

물론 이것도 근거가 있는 주장은 아닙니다.

오래 커뮤니티를 보면서 든 개인적인 의심 정도고, 실제로는 큰 커뮤니티에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의견 충돌이나 피로감 때문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결국 중요한 건 ‘이 게임이 계속된다는 믿음’

저는 RPG에서 제일 중요한 자산 중 하나가 지속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힘들게 키운 캐릭터와, 오늘 만든 추억과, 오늘 쓴 돈이 몇 년 뒤에도 이어질 거라는 믿음.

개발사가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걸 만들고, 내가 좋아했던 세계를 계속 넓혀줄 거라는 믿음.

그 믿음이 있어야 RPG에 시간과 돈, 애정을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떠나지만, 남아 있는 유저들은 계속 로아의 지속가능성을 물었으면 좋겠습니다.

개선할 건 개선해달라고 하고,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도 묻고, 게임사는 말이 아니라 결과로 답했으면 합니다.

처음 로스트아크가 내걸었던 말처럼,

For All RPG Fans.

지금도 정말 그런 게임인지.

앞으로도 그런 게임일 수 있는지.

저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꼭.





이 말도 안되게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아 접으면서 퇴직금을 받게 되서 일부를 나누려고 합니다.

정성들여 작성한 글이 뭍히면 그거대로 가슴아프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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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명 싸이부거 세트 뿌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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