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로아 유저들 보면 뭔가 전체적으로 많이 지친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레이드가 재미없다거나 보상이 짜서 그런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단 말이지

RPG라는 장르 자체가 캐릭터를 키우고, 재화를 모으고, 스펙을 올려서 더 높은 콘텐츠에 도전하는 게임이니까 성장 방식이 반복되는 것 자체는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시즌2에서 시즌3으로 넘어오면서 과연 게임을 플레이하는 경험 자체가 얼마나 달라졌냐는 것이다.

시즌3 들어오면서 T4도 나오고 아크 패시브도 생겼고 초각성도 생겼고, 새로운 장비와 레이드도 계속 나왔다.

바뀐 건 분명히 많다.

그런데 막상 게임에 접속해서 내가 하는 걸 보면

카던 돌고
가토 돌고
숙제하고
재화 모으고
성장하고
스펙 올리고
레이드 가고
다시 다음 성장 재료 모으고

결국 큰 틀에서는 시즌2 때랑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물론 "RPG가 원래 그런 거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다.

나도 RPG에서 성장과 반복이 어느 정도 필요한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시즌이 바뀌었다면 적어도 그 반복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은 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로아는 새로운 시스템이 나오기는 하는데 기존 시스템을 크게 바꾼다기보다는 기존 구조 위에 새로운 시스템을 계속 얹는 느낌이 강하다.

UI/UX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스템이 추가될 때 기존 구조를 한번 정리하고 새롭게 구성한다기보다는 기존 메뉴와 시스템에 새로운 기능이 하나씩 추가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오래 한 사람 입장에서는 시즌3이 시작됐을 때도

"이번에는 완전히 새로운 로아를 하는구나"

보다는

"기존 로아에 새로운 성장 시스템이 하나 더 추가됐구나"

라는 느낌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결국 새로운 레이드가 나오고 새로운 장비가 나오고 새로운 성장 시스템이 나와도, 내가 게임에 접속해서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과정 자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까 새로운 콘텐츠가 나와도 예전만큼 신선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요즘 유저들이 지치는 이유도 이런 부분이 어느 정도 있다고 본다.

RPG라서 반복이 문제라는 게 아니라,

비슷한 방식으로 숙제하고 → 재화 모으고 → 성장하고 → 다음 콘텐츠를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오랫동안 반복된 것

에서 오는 피로감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시즌2에서 시즌3으로 넘어오면서 필요한 게 단순히 새로운 성장 시스템 하나를 추가하는 게 아니라, 숙제 구조나 성장 방식, UI/UX 같은 걸 한번쯤 크게 뜯어고쳐서

"아, 이번 시즌은 진짜 뭔가 다르네."

라는 느낌을 줬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새로운 콘텐츠가 없는 것도 아니고 계속 뭔가가 추가되고 있는데, 이상하게 예전만큼 새롭지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요즘 유저들이 지친 이유가 단순히 특정 레이드나 보상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을 플레이하는 기본적인 경험이 너무 오랫동안 비슷하게 유지된 데서 오는 피로감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다들 지치지 말고 오랫동안 로아를 같이 즐겼으면 좋겠다
오늘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