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 모 대학에서 일어일문과 4학년으로 재학중인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일본어과가 아닌 일어일문과이기 때문에 일본어는 물론 일본의 문화,역사,문학 등에 대해서도 배우는데요,

마침 오버워치에 친숙한 이름들로 캐릭터가 만들어져 있기에 

이 친구들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1. 겐지(源氏)

겐지는 사실 이름이 아닙니다. 

한자에서 알 수 있듯이 미나모토(源)라는 한자를 사용하는 성씨(氏)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본래 겐지라는 성씨는 일본 황가의 왕자 출신입니다.

일본 천황은 아마테라스 오오미카미(天照大御神)라는 신의 자손(이라는 설정ㅋㅋ)으로, 

명목상으로는 인간을 초월한 반신같은 존재에 유일무이한 가문이기 때문에 성씨가 따로 없습니다. 

예로, 현재 천황은 아키히토(明仁) 천황인데 이것은 이름이고 성이 없습니다.

오래 전 헤이안(平安)시대, 황족은 벼슬을 가질 수 없다는 룰 때문에 차기 천황으로 즉위하지 않을 왕자들에게 

겐지라는 성을 부여 해 주어, 벼슬을 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이들은 수도인 헤이안쿄(平安京)뿐만 아니라 

지방을 다스리는 관리로도 내려갔는데, 이 때부터 일본 전역에 겐지, 즉 미나모토 가문이 흩뿌려졌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겐지(원씨)는 헤이/타이라씨(平氏)  후지와라씨(藤原氏)  타치바나씨(橘氏)와 함께 일본의 주요 성씨인데요,

한국의 김,이,박이 전국에 뿌려져 많은 사람들의 성씨가 된 것과 비슷합니다.

제가 추측하는 오버워치의 겐지는 타이라씨(平氏)와 미나모토씨(源氏)가 피터지게 싸우고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賴朝)가12세기, 최초의 막부인 가마쿠라 막부(鎌倉幕府)를 세울 무렵의

그 무렵에서 따온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두 가문의 싸움은 헤이케 모노가타리(平家物語)에 잘 나와있습니다.

사실 음독인 겐지보다는 훈독인 미나모토가 사람 이름으로써는 더욱 적합합니다.

겐지라고 하면 그 '가문'을 전체적으로 이야기하는거니까요.

그러니까 구태여 따지자면 겐지는 이름이 아닙니다. 가문이지.

근데 이따가도 이야기 하겠지만 오버워치의 겐지, 한조는 역사고증이 전혀 되어있지 않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니까 그냥 넘어갑시다.






2. 한조(半蔵)

애니메이션으로 대표되는 일본의 서브컬쳐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을 한번씩은 들어봤음직한 

한조라는 이름입니다.

한조는 핫토리(服部)일족의 당주에게 명명되는 이름입니다.

그러니까 이것도 이름이긴 이름인데, 딱 한명의 인물을 나타내는 이름이 아니라 핫토리 가문의

당주에게 주어지는 이명같은 겁니다.

예로부터 일본에서는 명예롭거나 대표되는 자에게 이름이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것은 일본 무대극인

노나 가부키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일본 전통 무대극은 그것을 전문으로 하는 가문이 따로 있습니다)

심지어 유곽에서 가장 잘나가는 유녀에게 붙기도 했습니다.

핫토리 한조는 닌자의 대표격으로 유명한 이름인데, 실제로 있었던 자'들'이며 마지막 막부인 에도막부를 설립한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보필한 가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은 후 다음 권력자 자리를 놓고 벌어진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승리하고, 에도(도쿠가와) 막부를 설립, 정이대장군(흔히 쇼군이라고 칭함)자리에 앉자 도쿠가와를 보필하던

핫토리 한조는 첩보원 역할을 하였던 닌자를 그만두고 양지의 세계로 나올것을 도쿠가와에게 요청, 

도쿠가와는 에도성의 하나의 문을 한조문(한조몬)이라 칭하고 그를 경비대장에 위임했습니다.




- 실제 에도성(현 고쿄)의 한조문 -

그리하여 이후의 핫토리 한조가 된 자들인 2대 핫토리 한조부터는 닌자가 아닌, 말하자면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초대 핫토리 한조만 닌자였다는 거죠.

또한, 닌자의 이미지는 후대에 만들어진 판타지고 사실상 닌자는 암살,전투보다는

쇼군 또는 다이묘의 심부름꾼, 시다바리같은 느낌이 강했다는 사실은 한국에서는 이미 유명한 사실이지요.





3. 역사와 다른점

사실 역사에서 따온것은 전혀 없고 그냥 유명한 이름, 닌자의 아이콘이라 가져온 느낌이라 보시면 될 정도입니다.

특히 이들은 시마다(島田)가문이고 한조가 형, 겐지가 동생이라는데 사실 겐지가 사람 이름이 아니라

성씨인데 '시마다 겐지'가 되면 성씨+성씨 라는게... '김이' 나 '최박' 이렇게 되는 이상한...

무언가가 탄생하게 됩니다. 그나마 한조는 가문이 아니라 이름이기라도 하지. 

게다가 겐지는 황족을 뿌리로 두는 가문인데 닌자나 하던 한조의 동생이라니...ㅎㄷ

오버워치에서 이들을 대표하는 아이콘인 '용'같은 경우에는 그냥 오리엔탈틱한 상징을 넣고싶었던 것 같고...

(실제로 임금, 황제를 용에 빗대어 신성시했던 것은 중국과 한반도이며 일본은 토속신앙의 영향인지

중국과 한반도에 비해 용의 존재감이 크게 떨어집니다. 천황가의 상징은 국화죠.)

중세에 타이라씨(헤이케)와 싸웠던 겐지같은 경우에는 무사(사무라이)가문이었기 때문에 수리검같은걸 던지는

비열한(??)짓은 사실 어울리지 않긴 합니다.




4. 보너스

협곡게임에 등장하는 일본 캐릭터, 야스오(康生또는 康夫)는 성씨가 아니라 현대에도 사용되는 흔한 이름입니다.

그런데 좀 재미있는 부분은 이름에 '싸다' 또는 '쉽다' 라는 뜻을 가진 한자인 康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 이름은

굉장히 흔해빠지고 딱히 멋질것 없는 이름이라는 느낌으로 일본인들이 '신규 챔피언, 야스오를 소개합니다!' 라는말을

처음 들었을 때 '왠지 엄마한테 밥먹으라고 등짝맞을 것 같은 이름이다' '야스오가 뭐냐 좀 멋진걸로 해주지'

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합니다.

야스오나 겐지나 칼잽이,킬딸,충,나만재밌는 뭐 이런 코드가 붙는데 겐지는 이름이라도 고급스러워서 개인적으로

덜 밉다고 해야되나 ㅋㅋ... 뭐 그런점도 있습니다~








ps. 쓰면서 생각한건데, 혹시 겐지나 한조의 일본어 대사 분석해서 올리면 괜찮을까 싶어서...

댓글에다가 의견 달아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