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장.


재판 2일째. 티란데는 스톰윈드의 왕자. 안두인 저하를 증인으로 소환했습니다.
티란데는 심문하기에 앞서, 왕자가 평화를 연호하며, 호드나 이종족과도 협력을 추구했던 자임을 알린 후.
시간의 환영으로 안두인과 가로쉬가 대면했던 광경을 반추했습니다.

 

천둥왕 레이션의 유물. 천상의 종.
이 유물을 울리면 불화와 공포가 발산되었고, 이는 레이 션 휘하의 전사들은 분노와 증오를 타오르게 만들어
비정상적인 힘과 능력을 가지게 만드는 포악한 도구였습니다.

 

허나 가로쉬는 다른 열등한 종족이라면 종이 발산하는 공포. 절망. 증오. 의심. 등에 짓눌리겠지만,
오크는 우월하기에 제어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당시, 가로쉬가 종을 울리는 극한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자는 안두인 뿐이었고.
안두인은 공포에 떨면서도 옳다고 여긴 바를 행하고자 조화의 망치를 활성화시켜 천상의 종을 중화했습니다.
이에 종이 무용지물이 되었음을 깨달은 가로쉬는 분노하며 종을 부숴 그 파편으로 안두인에게 위해를 입혔고.
종의 효과에 많은 오크 용사들이 견디지 못했음에 분개했습니다.

 

동족마저 해하는 가로쉬의 태도와 왕자에게 위해를 가한 모습을 비춘 환영.

그것을 거두며 티란데는 심문을 마쳤습니다. 

 

바인의 차례가 돌아오자, 안두인과 친분이 있던 바인은

그 상황의 공포에도 불구하고  증인의 용기에 최대한의 헌사를 보냈고.

증인은 가로쉬에게 복수를 바라냐고 물었습니다. 안두인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바인은 재차 끔찍한 공포와 폭력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복수를 바라지 않는 연유를 물었습니다.

 

복수는 아무런 이득이 없이 더욱 큰 손해와 복수만을 부를 뿐이기 때문이라고. 안두인은 대답했습니다.
그런 안두인의 태도에 바인은 '증인 또한 가로쉬의 사형을 원하느냐'고 질문했습니다.

 

안두인의 성품을 알고 있던 티란데는 발끈해서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허나 바인은 '가로쉬의 희생자는 대부분 죽어 말할 자가 없는 와중에,
몇 없는 생존자인 왕자의 의견은 고통받았던 자들의 의견을 표현할 소중한 기회이며,
정의를 얻으려고 노력한다면 그 기회를 가장 먼저 가져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안두인의 대답은 '아니오'였습니다.
그는 누구든지 변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포악한 바리안이 성군으로 나아가고 있듯이,
그런 기회는 가로쉬에게도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한차례 공방을 끝으로 법정은 1시간의 휴정에 들어갔습니다.

 

[천상의 종을 울리는 가로쉬]

 

 

막간극.
실바나스는 왕자가 새된 목소리로 뼈가 부숴진 공포와 고통의 기억에 몸을 벌벌 떨면서도 감동적인 증언을 함으로서
법정 안의 공기가 달라진걸 느꼈습니다.

 

실바나스는 바인에게 다가가 분개하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맡은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은 좋았으나.
너무 잘해서 이겨버릴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기막혀했습니다.

바인은 그것은 과대평가라고.

나는 단지 살육에 굶주린 구경꾼들이 잠시 멈추고 생각을 하게끔 만들었을 뿐이라고 답했습니다.

 

바인과 볼진은 주전부리를 사기 위해 행상인에게로 자리를 떴고.
실바나스는 다시금 천신이라는 배심원들에 한탄을 했습니다.
철저히 공정하고 무상한, 감정과 속세에서 동떨어진 존재들.

 

실바나스는 더이상 이 재판이라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둘 수 없었고.
직접 행동에 나서려 했습니다. 하지만 혼자서는 불가능해보이고. 누군가를 매수할 것인가 고려하던 차에,
실바나스에게 의문의 서신이 왔습니다. 내용은 짧았습니다.
'우리는 한때 같은 편이었지. 어쩌면 다시 그렇게 될 수도 있을 거야'

 

실바나스는 이 서신이 누구의 것인지 알아챘고.
과거의 기억. 생의 파편에 무너질듯한 자신을 다잡으며 답장을 썼습니다.

 

 

13장.


실바나스의 답장을 받은 베리사는 편지를 인멸하고.

태연자약히 바리안 부자와 함께 휴정시간동안 주전부리를 즐겼습니다.
춘권과 만두. 껍질은 부드럽고 바삭하며 씨앗이 촘촘히 박혀있고. 속엔 달큰한 연근크림이 가득 들어있는 빵과 각종 음료였습니다. 아아아아 이 먹방소설...

 

안두인은 베리사의 원한을 알면서도 가로쉬를 두둔한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고.
베리사는 그런 안두인의 선의에 기뻐하며 마음쓰지말라고,

자신 역시 안두인의 생각에 동의하는 바라고 거짓을 읆었습니다.
그녀는 속으로 '언젠가 이 아이의 마음이 찢어질 날이 오겠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한편, 그간 많이 유해진 바리안이 어째서인지 바인과 타란 주에게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가며 분위기를 격화시키고 있었습니다. 안두인은 바리안이 홀로 수많은 전장을 참살지로 만든 전적이 있음을 떠올리고 식겁해서 다가가 무슨 일인지를 물었습니다.

 

바리안은 안두인의 질문에
'안두인...바인이 물어보기를...........오 빛이여 맙소사, 난 말도 못 꺼내겠소!'라며 당황을 드러냈고.
결국 바인이 나서서 자신이 죄수에게 한가지 청을 받았다고 용건을 건냈습니다.
가로쉬가, 휴정동안 대화라고 하고픈 이로 안두인을 원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고소인과 변호인 양측에 상응할 요소였고, 전적으로 선택권은 안두인에게 있었습니다.
바리안은 이를 막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안두인이 스스로의 일을 결정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기에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그런 아버지의 태도에 안두인은 기뻐했습니다.

그리고 오랜 숙고 끝에 고해를 듣는 사제의 입장으로 참관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고해의 원칙상 가로쉬와 대면하는 이는 안두인으로 한정됐고.
안두인이 무슨 해라도 입는다면 이 재판장째로 몰살시키겠노라 부글부글거리는 바리안에게 타란 주는 안전함을 거듭거듭 설명하느라애썼습니다.

 

안두인은 홀로 가로쉬와 대면하게 됐습니다.
가로쉬는 안두인이 자신의 변화를 믿는다는 의견에, 자신이 행한 짓을 보고도 어찌 그리 생각하냐고 추궁했습니다.

 

이에 안두인은 오크가 변할 수 있음을,
가로쉬 당사자가 자신의 아버지로 하여금 가장 잘 이해하고 있지 않냐고 일침을 가했으나,
가로쉬 또한 '너같은 금발 왕자가 빛으로 부터 등을 돌리는 변화 또한 있었다'고 맞침을 놓았습니다.

 

[가로쉬와 안두인의 대면]

 

 

 

 

14장.
단기 휴정이 완전 휴정으로 일정이 변경되면서,
베리사와 실바나스는 사전에 공모한 유령의 땅에서 만나 가로쉬를 죽일 공모를 했습니다.

 

둘은 여러 궁리끝에. 암살로는 도저히 침투할 방안이 없음을 인정하고.
죄수라도 먹기는 해야한다는 정황을 헤아려 독살을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베리사는 어떤 종족보다도 뛰어난 연금술학부를 가진 실바나스에게

가로쉬가 자신의 남편 로닌을 죽인 것에 대해 울부짖으며
결코 추적당하지 않을 독을 요구했습니다.

 

[윈드러너의 터전은 스컬지의 흉터가 고스란히 남은 유령의 땅이 되었다]

 

 

15장~16장.


재판 3일째.

 

티란데는 증인으로 호드의 대족장. 볼진을 내세웠습니다.
티란데는 연이어 증인의 종족은 가로쉬의 치하에서 엄청난 고통을 받았으며,

증인 역시 개인적으로 고통을 받았음을 알리고. 가로쉬의 독재에 볼진의 대응을 물었습니다.

 

볼진은 당시 가로쉬가 트롤을 특별지구로 내몰고 계엄을 선포한 정황과,
다양한 종족으로 구성된 호드를 대표하는 대족장 답지 못하게 행동했음을 읆었습니다.

 

티란데는 시간의 환영으로 볼진과 가로쉬의 대립을 비추었습니다.
가로쉬는 명백히 볼진의 내장을 끄집어내겠다느니 등으로 생명에 위협을 가했으며,
트롤이라는 종족 전체를 천대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환영의 장면은 바뀌어. 판다리아에 상륙한 모습을 비추었습니다.
가로쉬는 풍족한 판다리아에 감명하여 나무와 돌. 철과 연료. 노동력이 있음에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이 장면을 비춘 직후 티란데는 말했습니다.
가로쉬는 판다리아의 모든 것을 자기가 써먹을 자원이라는 차원에서 언급했고, 그중에는 노동력. 판다렌 또한 끼어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가로쉬가 판다렌을 노예로 삼을 의도가 아니겠습니까?

 

이에 바인은
'개인적인 의견일 뿐 종족 전체를 노예로 삼으려는 욕망을 가졌다는 증거로 연결하는 것은 비약이다'
고 반박했고. 티란데는
'그러시겠지요. 개국공신인 트롤을 그토록 후하게 대접한 자인데 그런 짓을 할리 있겠습니까'

고 빈정거렸습니다.

 

티란데의 매서운 심문은 계속되었습니다.
볼진의 살해 시도. 강제 이주. 개인의 강제 실종. 노예화의 욕망을 드러냄. 고문.

 

수없는 혐의를 증거영상과 함꼐 몰아치는 티란데는 그야말로 분노한 자비심없는 정의의 여신과 같았고.
순식간에 재판장은 티란데에 동조하는 분위기로 흘러갔습니다.

 

바인은 이 분위기를 쇄신할 방법을 절망적으로 찾아해맸습니다. 그러다 문득,

무언가 짚이는 바가 생겼는지, 볼진이 대족장이 된 이후 반역자들을 어찌 대했는지에 대해 묻기 시작했습니다.


볼진은 아직 반역을 꾀한 이들을 다뤄본 적이 없으나,

만일 호드를 배신한 자라면 누구든 사형에 처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바인은 티란데가 보였던 시간의 환영을, 추가로 뒷부분을 볼 수 있게 요청했습니다.
가로쉬가 볼진의 생명에 위협을 가했던 부분. 이 위협에 볼진 또한 대답했습니다.
'너는 내가 섬기는 대족장이 아니다 가로쉬. 전쟁에 대한 네 어리석은 갈망으로 호드가 파멸하는걸 두고 보지 않겠다.
나는 너의 통치를 빠르고 조용히 끝내러 올 것이다'

 

바인은 위 영상으로 미루어 짐작컨데, 가로쉬는 볼진에게 위협을 느끼고 그를 반역자로 간주했을 것이라 변호했습니다. 영상은 계속 됐습니다. 볼진은 계속 말했습니다.

'때가 되면 네 피는 천천히 빠져나갈 테지. 그럼 누가 네 검은 심장에 화살을 쏘아 궤뚫었는지 정확히 알게 될 거다'
볼진의 낮게 으르렁거리는 목소리에 가로쉬는 나직히 대답했습니다.
'네가 네 운명을 이렇게 만든 거다. 트롤' 볼진 역시 지지않고 답했습니다. '너 역시 마찬가지다. 대족장'

 

영상이 사라지고.
상황이 이렇게까지 된 사실에 참담함을 느끼면서도 바인은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자 심문을 마쳤습니다.

 

[들불 이전, 볼진과 가로쉬는 서로에게 적의를 드러냈다]

 

 

17장.


재판이 끝난 후, 안두인은 다시 가로쉬와 둘이 있게 되었습니다.
가로쉬는 볼진의 증언을 들은 안두인이 무슨 생각을 품고 있는지 궁금해했습니다.

 

안두인은 가로쉬가 정정당당히 막고라를 대결한것이 아닌,
휘하 오크 수하에게 암살을 명한것에 그건 마가타처럼 전통과 위배되는 겁쟁이의 간계임을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내심 그를 두려워한 것이 아니냐고 추궁했습니다.

 

이에 가로쉬를 엄청난 속도로 창살에 달려들어
'네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데를 건드렸다'고 분개했습니다. 또한 자신은 종족의 전통을 한 시도 잊은 적 없으며,
오크와 호드의 편에 설 이들을 위해 한 몸 불살랐을거라 다짐했습니다.

 

그런 가로쉬의 다짐에 안두인은 물었습니다. 그럼 얼라이언스가 당신의 편에 섰으면 어떻게 했을 것이냐고.
당신에게 정말로 중요한 것이 오크의 자부심과 영광인지. 스스로의 자부심과 영광인지 생각해보았냐고.

 

이 질문에 가로쉬는 큰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안두인을 응시했습니다.
결국 가로쉬는 어떤 대답도 못하고 침묵하며 고해는 끝났습니다.

 

 

막간극 1.
제이나는 칼렉고스와 산책을 했습니다.
볼진의 증언이 상당히 결정적이었고. 바인은 그 분위기를 회유하는데 실패했음이 자명했기에.

제이나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어쩐지 칼렉고스에게선 냉담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윽고 그가 말했습니다.
이 전쟁은 당신에게서 너무 많은 걸 앗아갔다고.
단순 물리적인것을 떠나서, 그대라는 인간이 너무 인간적인 면을 잃게 되었다고.

 

제이나는 이에 분노하며 내가 겪은 것을 이해하지 않냐고,
끔찍한 짓거릴 저지른 가로쉬가 응당 받아야 될 벌을 받는 모습에 기뻐할 권리가 당연히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칼렉고스는 서글퍼했습니다.
그는 분명 제이나에게 그럴 권리가 있을지 모르나, 칼렉고스가 보기에

재판이 끝나고도 그런 권리에 심취하게 될 것이라 판단됐습니다.


증오심에 집착한 끝에 증오심이 제이나 본인을 삼킬 것이고.
증오에 빠져 본래의 모습을 잃게 된 모습을 도저히 보지 못할 것이라 침통해했습니다.

 

제이나는 비로서 칼렉고스의 의도를 이해했습니다.
단순 사랑싸움을 넘어서서, 본질 자체에 관한, 자신이 누군인지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둘이 마음이,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면이 서로 상충한다면.
둘이 앞으로 함께 있을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제이나는 아무 말 못하고 칼렉을 꾸욱 끌어안았습니다.

 

[제이나에게서 멀어지려는 칼렉고스]

 


막간극 2.
실버문에서 탈렌 송위버는 뒹굴거리며 자신의 처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마나폭탄을 만든 일등 공신으로, 지금이야 정신없이 돌아가는 재판의 일로 로크테마르가 일개 대마법사까진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지만. 곧 가로쉬의 처우가 결정되면 이후 징계의 칼날이 자신을 향할 것은 자명했습니다.

 

그렇다고 실버문을 벗어나면 달리 갈만한 거처도 없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에게 불현듯 두 오크 여전사가 다가왔습니다.

 

잴라와 쇼키아였습니다.

 

 

18장.


4일째 재판의 날이 밝았습니다.
이번에 티란데가 내세운 증인은 고엘이었습니다.

 

세계를 파멸의 위기에서 구해낸 세계주술사이자, 전 호드의 대족장이며,
범세계 구제기구 대지고리회의 장이기도 한 고엘의 영웅적 행보에 티란데는 감사를 한 후,
고엘이 대족장 직을 가로쉬에게 인계하던 당시의, 고엘이 스랄이던 시절의 환영을 비추었습니다.

 

가로쉬는 침울하게 스랄에게 물었습니다.
'대족장님...대족장님은 정녕 이토록 못난 제가 대족장직에 어울린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절절한 어조에 재판장의 많은 이들이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가로쉬는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저는 전투를 알고있으나, 그저 그것 뿐입니다. 그런 면으로만 호드를 섬기게 해주십시오.
적의 위치를 알려주시면 이기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정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통치에 대해서는 더더욱 모릅니다. 저는 제 손에 문서를 쥘 자신이 없습니다. 칼을 쥐는 편이 좋습니다!


하지만 스랄은 그런 신실하고 헌신적인 태도의 가로쉬를 높게 샀습니다.
조언자들과 함께하며 배우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이런 신임에 가로쉬 또한 감화되어 깊은 감동과 행복감에 휩싸여 영광스러이 대족장직을 받았습니다.

 

이후 고엘은 대격변의 재해를 막아내고. 크로마투스를 쓰러뜨리고. 데스윙을 쓰러뜨렸으나.
여전히 대격변으로 인해 불안정해진 행성은, 특히 혼돈의 소용돌이는 고엘의 비호가 필요했습니다.


결국 고엘은 예상보다 훨씬 오랜시간 대족장의 자리에 돌아갈 수 없었으며.
그런 오랜 부재에 가로쉬는 삐뚤어져버렸습니다.


하지만 고엘은 자신의 손을 떠난 호드를 어찌 대처해야 될지 몰랐습니다.
자신에겐 발언권도 없고. 권리 또한 없었습니다.
하지만 케른에 이어 친우 볼진이 막고라도 아니고 불합리한 암살시도로 목숨이 위험하자,
스랄은 비로서 가로쉬를 처단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런 결심에 티란데는 물었습니다.
그 행동은 호드의, 대족장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이 아니었냐고.

 

스랄은 그것을 인정했습니다. 방어나 적군을 침공하는게 아닌, 명백한 내전행위였다고.
하지만 호드는 한 가족이며, 형제를 가치있게 여겼기에 죽이려는 자에게 대항했다고 대답했습니다.

 

티란데는 그것으로 심문을 마쳤습니다.

그와 연동하여 다음 심문자인 바인이 일어났습니다.

볼진 때와 마찬가지로. 바인은 이제 무자비하게 자신을 심문하리라는것을 고엘은 깨달았습니다.

 

[세계주술사인 스랄은 호드의 정치싸움에서 한동안 멀어질 수밖에 없었다]

 

 

19장.

 

바인은 심문을 시작하기 앞서, 티란데와 마찬가지로 고엘의 영웅으로서의 위광에 감사를 표했습니다.
고엘은 그런 말에 '자신은 단지 부탁받은 일을 했을 뿐입니다'고 겸손을 표했고.
바인은 '저도 지금 그렇습니다'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오는 것을 삼키기 위해 애써야 했습니다.

 

바인은 먼저 고엘이 가로쉬를 대족장에 임명한 비전을 물었고.
이에 고엘은 명예와 용맹을 중시하고, 종족/개인간에 차별없이 가족처럼 존중하는 호드가 되길 바랐으며,
또한 한때 악마의 일원이었던 자신들이 오랜 악몽을 떨쳐내고
긍지있는 호드로 거듭나는 미래를 보고싶었다고 답했습니다. 그의 아버지가 그랬듯이.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버린 지금.
'증인은 가로쉬가 자신이 예상한 미래상을 위협했다고 보느냐'고 바인은 물었습니다.

 

스랄은 여러 사견을 붙이려 했으나 바인은 매섭게 '예, 아니오로만 답하시오'라 압박했고.
고엘은 '예'라고 질문에 긍정했습니다.

 

이에 바인은 시간의 환영을 작동시키며 말했습니다.
증인은 자신의 명예를 아는 이이며, 적군에게도 또한 공정했다고.
바인의 환영은 비춘 것은 한 인간 남자였습니다. 

 

고엘의 얼굴은 굳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는 심정으로 바인에게 분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남자의 이름은 에델라스 블랙무어.
고엘의 마음에 가장 커다란 상처를 안겨준 군상중 하나였습니다.


바인은 위 남자를 어떤 연유로 처단했는지 사유를 물었습니다.
블랙무어는 동족 오크들을 수용소에 수감하고 노예로 사육해 부려먹던 이로,

그의 사육 목록에 한때 스랄마저 속해 있었으며,
이후 오크 해방군을 이끌던 스랄의 모든 교섭안을 거절하고 스랄이 가장 친애하던 이를 죽인 원수였습니다.

 

바인은 당시 블랙무어에게 살해당한 이가 고엘에게 어떤 사람이었냐고 물었습니다.
고엘은 핏대를 세우며 답했습니다. 바인. 그대는 알고 있다고.
바인은 '하지만 청중은 모른다'고 일축했고.
고엘은 자신의 누이이자 어머니이자 사랑이었으며,

함께 자라고 영혼과 상처를 공유한 하나뿐인 인연이었음을 밝혔습니다.

 

스랄은 그런 사랑하는 이를 죽인 블랙무어에게마저 최대한 공정한 싸움을 하고자 했습니다.
싸울 기회를 주었으며, 무기를 주었고, 검투 끝에 명예로이 죽을 수 있게 해줬습니다.

 

바인은 물었습니다. 이 부분을 자신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자기가 사랑한 이를 살해한 적에게조차 무기를 줄 정도로 명예를 소중히 했던 증인이,
어째서 가로쉬 헬스크림은 피도 눈물도 없이 죽이려 하느냐고.
이것이 증인이 꿈꾸던 명예를 중시하고 존중하는 호드의 미래상인 것이냐고 추궁했습니다.

 

이 추궁에 재판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격화되었고.
바인은 보다 본질에 다가가보겠다며 다음 영상을 띄웠습니다.

 


막간극:
얼라이언스의 서부경비대 성체에서 포로로 잡힌 고블린. 하로우마이저.
잴라는 그의 해적으로서의 커넥션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 아군으로 합류시킵니다.

[잴라는 하로우마이저의 비행선과 해적의 커넥션을 노리고 구출한다]

 

 

 

20장-1.

 

고엘이 화염의 드루이드에게 사로잡혀 분화됐을 때의 모습이었습니다.
정령계에서 이성이 찢겨져가는 고엘의 외침이 재판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나는...대족장으로서...호드의 기대를 져버렸다. 가로쉬는...호드를 파멸로 이끌 거다.
내 종족을...파멸로 말이야. 케른, 내 형제여...나는 왜 그때, 너의 말을 듣지 않았을까?'

 

그리고 장면은 다시 변했습니다. 고엘이 외친 '그때'로.
케른과, 고엘이 아직 스랄이던 시절.
케른은 만노로스의 뼈가 걸려있는 고목 앞에서 팔짱을 끼고 스랄을 타박하고 있었습니다.

 

'난 드디어 노쇠한 끝에 헛것을 본게 아닌가 싶었네.
친필로 자네가 직접 가로쉬를 호드의 지도자로 임명하겠다고 쓰다니!'
케른은 땅을 쿵 찍으며 분노를 표했습니다. 

 

케른은 그롬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만노로스를 살해해서 영웅적인 죽음을 맞았을지는 모르지만,
그 이면에는 포악하고 변덕스러우며, 무고한 이들을 살해하고 악마의 피로 갈증을 적시던 그릇된 점이 더 많았음을.
그리고 가로쉬는 그런 그롬보다 하등 나을 것이 없기에, 호드를 이끌 제목이 아니라고 격정적으로 설득했습니다.

 

스랄은 자신 또한 그런 점은 이해하고 있으나,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 따라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케른의 광대한 지혜와 상식을 베풀어줄 것을 거듭 부탁했습니다.

 

케른은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가로쉬는 결코 호드의 지도자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자신의 지혜를 원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자신의 한평생의 지혜가 알려주는 정답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이에 스랄은 케른에게 등을 돌리며 차갑게 대답했습니다.
자신은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케른 자네는 조언가로서 역할을 맞던가.
아니면 그것마저 외면하고 호드가 자네가 말한 미래를 걷게 방치하던가.
둘중 하나라고.


그리고 대답을 듣지 않고 그대로 발걸음을 돌려 아웃랜드로 떠났습니다.

영상을 보며 고엘은 가슴이 사무쳐 고개를 들 수 없었습니다.
저 때가 자신이 케른을 마지막으로 봤던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스랄이 떠나간 후, 케른은 한참이나 만노로스의 뼈가 걸린 고목을 바라보다가, 이윽고 넌시지 독백을 읆었습니다.
'그롬이여, 만약 그대의 영혼이 아직 이곳에 있다면, 그대의 아들이 올바른 길을 가도록 우리를 도우소서.
그대는 호드를 위해 스스로를 희생했으니. 그 호드를 당신의 핏줄이 파괴하는 상황은 원치 않으리라...'

 

[늙고 현명한 케른은 모든것을 예견했으나, 스랄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20장-2.

 

환영이 끝나고. 바인은 고엘을 마주보며 물었습니다.
'이제 묻겠습니다. 고엘이여. 스스로에게 한 질문 그대로입니다. 왜 케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까?'

 

고엘은 대답했습니다.
자신은 청동용이 아니라고. 그저 제 앞에 닥친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고.
후회해본들 달라지는 것은 없기에, 그저 매 순간순간 할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할 뿐이라고.
우리는 실수하고, 또 그 실수를 안고 살아가야하기에, 실수를 통해 배우려고 노력할 것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그것뿐이라고.

 

그 대답에 바인 또한 숨겨왔던 진의의 변호를 읆었습니다.
가로쉬 또한 마찬가지라고. 가로쉬는 자기의 실수를 통해 배울 기회를 갖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그로 하여금 실수를 고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말아야 하는 것인가?

 

그런 바인의 질문에 고엘은

'절대 고칠 수 없는 것도 있는 법이며. 우리는 상황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근절시키는 방법을 예로부터 써왔다'
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케른은 지혜로웠으나. 케른이 옳게 되었을 거라는 것을 당시 우리는 알 수 없었으며,

그 케른마저도 자신의 죽음을 예견하지 못했잖냐고 대답했습니다.

 

바인과 고엘. 둘의 의견은 교집합을 찾지 못한채 평행선을 달렸고.
그나마 고엘이 이런 재판을 통해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던 기회를 가졌음에 감사한 것 정도가
유일하게 긍정적인 기류였습니다.

 

심문을 마친 바인.
그러자 티란데가 증인에게 한마디만 더하겠다고 일어났습니다.
'증인은 모든 일의 종말을 모른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법정이 허락하신다면, 저는 증인이
다른 결정을 내릴 경우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던 미래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이는 이세라님이 보았던 환영입니다'

 

환영은 이윽고 무엇인가를 비추었습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텅 빈 영상이었습니다.
자세히 바라보니, 아무것도 없는게 아니라, 대지가. 바람이. 초목이.
모든 것이 스러진 죽은 세계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멀리. 멀리서 아스라히 보이는 첨탑이 있었습니다. 고룡쉼터 사원이었습니다.
그곳에 죽음의 위상. 데스윙의 몸이 꿰어져있었습니다.
죽음의 위상은 세계는 물론 자신에게도 죽음을 가져왔었던 것입니다.
그저 황혼용만이, 죽어버린 세계에서 원을 그리며 돌고 있었습니다.

 

[대족장이 가로쉬가 아니었을 경우 일어났을 미래상. 시간의 끝.]

 

 

21장.


베리사와 실바나스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암살할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독살로 방향을 정한 이상, 독을 먹일 루트에 대해 모색할 수 밖에 없었고.

 

베리사는 그간 조사한 백호사의 음식을 공급하는 방법을 실바나스와 공유했습니다.
백호사의 노점들. 여러 방향에서 들어오는 식재료와 특산품들. 조리사. 운반인...

 

하지만 재판기간동안 많은 청중이 있는 특성상, 조리는 한꺼번에 대량으로 만들어졌고.
대량조리 특성상 보급된 식재료는 죄 뒤섞이기 일쑤라
가로쉬 하나만을 위해 독이 든 재료를 준비하기엔 난항을 겪고 있었습니다.

 

아침에는 가마에서 한번에 빵을 구워내고. 점심에는 각종 볶음밥과 고기 꼬치구이.
고기는 판다리아의 토종생물을 종류 불문하고 공급하는 듯 했습니다. 무샨 고기. 새 고기. 호랑이 고기 등...

베리사의 보고를 듣던 실바나스는 무심코 한마디를 던졌습니다.
'호랑이 고기는 아닐걸'
베리사는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고개와 귀를 연신 갸웃하다가,
웃음보를 터뜨리며 동의했습니다. '그러게, 언니 말이 맞네. 쉬엔이 있으니까'

 

음습한 살인의 방법을 공모하면서도, 실바나스는 잊고 있었던
살아생전의 따뜻한 자매의 정과 웃음이 통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것은 베리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재판장에 제공되는 많은 음식들은 수많은 식재료가 여기저기 퍼져서 들어갔기에,
독으로 한명만을 노리기가 어려웠다]

 

 

막간극:

한편, 하로우마이저는 잴라의 닦달 속에 최대한 비행선을 빠르게 백호사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
사실 21장은 통째로 막간극스럽습니다.
슬슬 막간극의 비중이 본문의 영역을 침범하며 두 비중이 점차 길항하게 조절되는 부분이라고 느껴집니다.
베리사와 실바나스의 먹방중계는 빈 위장에 매우 강력한 극딜을 퍼붓는 망할 위꼴글이었습니다.

 

베리사와 실바나스가 조사한/생각한 먹방 목록들:
생선국수. 생선회. 갖가지 스튜. 녹색 카레. 조개구이, 고기 꼬치구이,
수많은 빵. 찜기에 찐 빵, 화덕에 구운 빵, 겹겹이 겹쳐 훈연한 케잌과,
거기에 들어가거나 얹는 수많은 크림들.(커스터드, 클로티드 등등)
메추라기 고기와 햄, 사과와 수박, 치즈와 빵,

이게 암살조사인가 먹방조사인가

 

 

본문 외 썰:

 

저작권 문제를 걱정해주시는 분이 계시더군요.

그런 부분을 걱정할 수도 있구나. 싶어서 조금만 첨언하겠슴다.


본문은 많아본들 원전의 1/20. 심할땐 1/200 분량입니다.

바로 위의 21장 도입부를 예로 들면,

 

베리사가 마침내 도착했을 때는 벌써 땅거미가 진 후였다.
실바나스가 동생을 태운 히포그리프를 알아차렸을 때는
품었던 희망을 다 버리고 언더시티로 돌아가려던 참이었다.
안도감이 온몸을 뒤덮고 나자 곧이어 분노가 밀려들었다. 실바나스는 쏘아붙였다.

.

..

...라는 베리사의 지각을 시작으로.
실바나스의 심리묘사, 각종 드립.
베리사와 둘의 투닥임,
그 사이에 의견의 충돌과 반목,
재판에 대한 실바나스의 사견.
그 흐름으로 인해 주어지는 요소들의 정리.
베리사로부터 내통하는 두 진영간의 기세와 알력. 등

도입부의 묘사가 8페이지에 달합니다.

 

헌데 위의 저 길고 긴 8페이지의 장문이, 제 글에선
[베리사와 실바나스는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계속 암살할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단 한 줄이 되어버립니다(..............) 

 

재판에도 수없이 몰아치는 이의 제기와, 그에 대한 긍정이나 부정. 기각. 타란 주의 중재 등
쉴새없이 오가는 심리싸움과 머릿싸움이 싹 다 생략되거나 멋대로 압축되어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이 글은 '전쟁 범죄의 요약본' 이 아니라,
전쟁 범죄를 읽고나서 쓰는 '요약 리뷰'내지는 '요약 소설'에 더 가깝습니다.


이 글은 원전 소설과는 정말 비교도 안되게 축약된 보잘 것 없는 것임을 거듭 헤아려주시길 바랍니다.

호화 코스요리 100선중 1개만 시식으로. 좁쌀만큼. 

그것도 조리사도 아니고 시식자가 멋대로 팍팍 뭉개고 뭉쳐서 개떡을 만들어 내놓은 수준입니다.

 

그러니 진짜 전쟁범죄의 재미를 느끼실려면 부디 책자를 구입해주시길 바랍니다.
양장본처럼 폼나고 품격있는 450여페이지(책 사이즈와 폰트 관계상 실질적으론 600여페이지)
대볼륨으로 워크래프트 세계를 밀도 높게 묘사한 정발본이 불과 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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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보면 제우미디어 홍보직원인줄 알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