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저는 사제입니다.

우연히 한 파티에서 만난 정령사 분과의 대화입니다.

 

 

 

정령사는... 하다보면 내가 액션게임을 하는건지 전략 시뮬을 하는건지 모를 때가 많습니다.

 

파티원의 상태, 무빙 동선, 구슬 배치, 버프/디스펠차 들어갈 타이밍 이런 것만 보게 되니 몹을 보는 딜러들과는 거의 다른 게임을 하는 느낌이예요.

 

정령사는 바쁜 직업입니다. 제가 다른 클래스는 건드려보도 않고 정령사만 누적 백 몇렙을 해 와서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자기 할 수 있는 걸 다 하면서 스스로 피곤하게 게임했을 때 정령사만큼 챙길게 많은 직업은 없을거란 자부심 하에 여태 해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 바쁜 플레이가 굉장히 재미있기도 했고요.

 

헌데 요즘은 좀 답답합니다.

 

"게임 패턴이 늘지 않아요"

 

20에 발업을 배우고 26에 각종 버프를 배우며 28에 대망의 마나구슬을 배웁니다. 계속 할거리가 늘고 손가락은 리듬을 탑니다(?).

 

32 메즈는 좀 미묘하지만 분명 괜찮은 스킬이고 이 때 정령사의 피빕이 절정에 달합니다. 주력 스킬을 한꺼번에 배우는 주기이자, 밤피르 파랭셋들이 무기력해져 장비교체를 하는 과도기 직전이거든요.

 

문제는 그 이후로, 새로운 플레이 패턴의 증가가 없습니다.

 

36 정신의 결계. 훌륭한 스킬이지만 플레이 패턴이 바뀌는건 파티원이지 정령사 본인이 아닙니다.

38 파괴정령. 파티원들이 졸 때 써주면 좀 놀라긴 하더군요.

42 구속탄, 환생. 훌륭하지만 28때부터 해오던 일 계속합니다.

46 나태는 피빕용입죠.

50이 되어 섬광탄을 배우면 비로소 정령사에게 새로운 플레이 패턴이 하나 늘게 됩니다. 듣자하니 게임패턴이 확 바뀌는 거 같더군요.

근데 50까지 어떻게 해먹을지 막막합니다.

자꾸 딴 직업 외도만 생각나네요.

 

 

 

그래서 제가 아래와 같이 말 했죠.

 

사제는 일단 시작은 정령사와 같습니다.

 

10레벨이 되면 타인에게 힐을 줄 수 있습니다.

 

26레벨이 되면 바닥 힐을 배웁니다.

 

30레벨쯤 되면 힐 주러 갔다가 눕는 횟수가 점차 늘어납니다.

 

36레벨쯤 되면 가만 있기 미안해서 루팅 하고, 모닥불 키고, 부적 태웁니다.

 

그리고 49렙까지 죽 이어지죠.

 

50 되면 실업자 됩니다.

 

.......

 

그 정령사 분도 울고, 저도 울고, 파티원들도 다 울었습니다.. ;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