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바다 형님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괴담이랄지.. 기담이랄지..

 

어찌보면 그냥 신기한 경험 이었을뿐 인지도 모를 제 고등학교 시절의 이야기 입니다.

 

 

 

저희 학교는 집에서 버스로 3~40분 가량 걸리는 교외에 있었습니다.

 

2학년 때 쯤이었을 거예요.

 

학교 수업이 끝나면 종종 친구집에 들러서 놀다가 집에 가곤 했습니다.

 

친구집은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면 도착하는 곳에 있었어요.

 

 

그 날은 조금 늦게까지 놀았던 것 같아요. 밤 10시가 조금 안된 시간에 집에 가는 버스를 기다렸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제가 살던 지역에는 버스가 두종류였는데요. '화영운수'라고 하는 그 지역 내에서만 운행하는 버스와, 서울이나 근교까지 다니던 '서울 버스'들이 있었어요.

 

제가 타야 하는 버스는 화영운수 였습니다.

 

 

 

멀리 버스가 한대 오는게 보였습니다. 첫번째 버스는 서울 버스였어요.

 

손님을 태우고 내리는 버스를 무심히 지나가는걸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후에 두번째 버스가 오는게 보였습니다. 이번에도 서울 버스.

 

또 한번 멍하니 지나가는 버스를 지켜보다가, 문득 왠지 알 수 없는 위화감을 조금 느꼈습니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왠지 묘한 느낌... 그런걸 느꼈지만, 별로 신경이 쓰이진 않았습니다.

 

 

 

세번째 버스는 화영운수였지만, 저희집으로 가는 버스는 아니었어요.

 

왜이리 버스가 안오는지... 조금씩 지루하다고 느끼기 시작했을 때, 버스가 제 앞에 멈춰선 순간. 저는 제가 두번째 버스에서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보통 시내버스들은 문이 두개가 있잖아요. 그리고 뒷문 뒤로는 2인석이 2~3개 정도 있구요.

 

그 2인석 중 맨 앞에칸, 그러니까 뒷문에서 바로 뒤쪽자리 창가에 왠 하얀 후드티를 입은 여성이 앉아있었어요.

 

그냥 지나칠 법한, 그리 튀지도 않는 수수한 스타일의 그 여성이 그토록 눈에 띄었던 이유는, 첫번째 버스에서도, 두번째 버스에서도 꼭 그자리에 앉아있는 그녀를 보았기 때문이에요.

 

조금 놀라긴 했습니다만, 그저 제 착각이려니 하며 혹은 우연히 비슷한 옷을 입었을 뿐이라고 치부해버리고 금방 신경에서 멀어져버렸습니다.

 

 

그렇게 또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에 마침내 제가 탈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카드를 찍고 들어가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자리를 한번 슥 쳐다보았습니다.

 

다행이랄지, 역시나랄지.. 그자리는 텅비어 있을 뿐이었습니다.

 

'역시, 내 착각이었나보네..' 하고 자리에 앉아 슬슬 잠에 들 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보통 맨 뒤쪽 긴 좌석의 바로 앞에 있는 2인석을 선호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그 여자가 앉았던 바로 두번째 뒷자리였습니다.

 

 

슬슬 잠이 들려고 하는 순간, 버스가 두번째 정거장 쯤 도착했던 것 같습니다.

 

왠 하얀 후드티를 입은 여자가 탔는데, 그 여자는 뒷문 바로 뒤 창가쪽에 앉더군요.. 제 바로 앞에 앞 자리..

 

 

 

 

저는 어릴때부터 귀신이나 미신을 잘 믿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그 일을 겪고 나서는 혹시나 귀신이 존재한다면.. 제가 본게 귀신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나서 어떻게 됐냐구요?

 

 

... 음 글쎄요? 그 다음은 자세히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대로 잠이 들었던 것 같아요.

 

사실 조금 신기하긴 했지만 그리 신경쓰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