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불모지인 블루홀에서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며 팀원의 기둥이 되주는 투지의 모든 사제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끝없이 쏟아지는 광전,비검의 힐타 폭풍

하지만 우리팀 딜러들은 쓰러지지 않았다

사제라는 뿌리가 지켜주고 있었으니까



정력흡수님이 사망하였습니다


3라운드 승리!


쩔깃해부려[법사] : 와 죽는줄 알았네요 ㅋㅋ감사합니다 결국 정령 뒤지긴 뒤졌지만 아까 광전 풀차징에 각성 멋있었습니다 

사제라서제송합니다[사제] : ㅋㅋ 뭘요 그냥 힐러답게 했을뿐인데요 


짜릿했다, 나의 백업이 팀원을 살리고 승리로 이끈다 

팀의 뒤에는 내가 있기에 우리팀은 확신을 가지고 스킬을 쓴다.

이 성은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 어떤 바람이 불어도, 

몇번의 패치 전까진 그렇게 생각했다





ㅋㅋㅋ아 사제네 

사제로 갠매를 가면 익히 듣는 첫인사다. 

심지어 사제를 가자고 하는 정령사 까지 수두룩하다. 더이상 세간은 사제를 방어형 힐러라 인정하지 않는다.

테라의 pvp 힐러시스템은 크게 두가지로 양분된다. 공격형 힐러인 정령사 그리고 백업,방어형 힐러인 사제 

하지만 그런 경계는 애초부터 허물어진지 오래, 생정이 택배물류마냥 끊임없이 찍혀 나오며 정기흡수로 생정이 없을때의 cc기 간섭조차 막아낸다, 과연 정상적인 꼬라지인가? 이걸로 수성조차 부럽지 않은 완전체 힐러가 완성된다 



블루홀이 만들어낸 괴물인 셈이다 생존 공격 딜러백업 그 어떤것도 사제에게 뒤쳐지지 않는다. 

때문에 나는 사제를 접었다. 

아무리 파봤자 온천수도, 금도, 다이아도 나오지 않는 불모지이기 때문에  

단지 그뿐인 이유다. 

간단명료하고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이다

그 누가 나에게 토를달고 화를 낼수 있을까?



개인매칭이 완료되었습니다.


씹팔 정령사 1450                    찔깃해부려 사제 1000

명치후의문사 인술사 1400           평범한법사 마법사 1200

회전칼날다이스키 비검사 1400      평범한무사 무사 1200  


혼돈을 넣을 가치조차 느낄수 없는 판. 

대강의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우리팀 인술이 사제를 박살내고 비검이 무사나 마법사를 삭제시기고
나는 마우스를 놓고 게임하는 그림이 말이다 

이 게임에대해 더 서술할 필요가 있을까, 녹테늄은 아끼도록 하자 

게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무사가 겁도없이 나에게 칼등을 시전했다. 힐러를 물겠다? 쳐맞고 싶다는 의지가 공경할만한 무사였다 

그리고 적 마법사의 뒤이어 시작되는 뻔한 번각 패턴이다. 투지교과서가 있다면 무법사의 기본공식중 하나일듯 하다 
허나, 다음은 없다 이미 녀석들의 수갑은 우리팀 인술과 비검에 의해 깨졌으니까 

자 이 재미없는 번각 퍼레이드가 끝나면 사제가 천년동안 겨울잠을 잘 시간이다 남은수성 3초..

피는 30%정도 남았지만 사제를 재우고 생정을 꺼내도 늦지않다
우리팀 비검과 인술이 마법사와 무사를 흙으로, 태초의 모습으로 되돌려 주고 있었기 때문에 사제녀석은 힐,정화 공장이된지 오래다.

현재 진퇴양난인 사제의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혼돈을 박아주세요 얌전히 걸려드리겠습니다'


번각이 끝나고 나는 사제를 향해 텔을 탔다. 뭘로 요리해줄까, 섬광탄? 혼돈? 아니면 그냥 물러서기를 기다린 생매즈?

아무래도 좋다 이미 승부는 끝난 상태

이건 사냥감을 잡기위한 전략이 아니라, 식당에서 어떤 요리를 먹어야 될지 고민하는 부분이니까 

사제와 혼돈의 저주, 영원한 숙명, 창과 방패의 싸움이 시작됬다. 

영화 pv마냥 장황하게 꾸며주긴 했어도 
사실상 나름 사제에게 많은 배려를 해준 묘사긴 하다. 이젠 성역도 빠져서 그 자랑스런 방패도 쿨타임인 상황이지만

이젠 그저 나에게 순순히 혼매를 쳐맞고 녀석도 다음 판에 사제를 매칭하지 않는 선행을 자신에게 저질렀으면 좋겠다 

어찌보면 내가 하는 행동은 자원봉사나 마찬가지다 사제유저는 사라지면 사라질수록 좋은거다

고통이 없는 정령의 세계를 보라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 얌전히 참교육을..!'



씹팔님이 사망하였습니다



"...?"



인지하는데 약간의 딜레이가 있었다.

나는 물론 혼돈을 시전했다, 가진게 아무것도 없는 몹과도 같은 수준의 사제에게 혼돈을 시전했을터, 

사제는 물론 나의 노매미 즉시시전 cc기에 어안이 벙벙해져 투지를 가출청소년마냥 방황하고 있었다.

그런데 죽은건 적 무사나 마법사가 아니라 다름아닌였다.

그것도 무사의 뜬금포 후퇴에 의해서

녀석이 혼돈에 취하기전 한 짓은 나의 고정관념을 타파했다.

혼돈을 맞기전 순간적인 판단, 구원의 손길로 쳐맞고 있던 무사를 자신 쪽으로 끌어옴으로서
설사 다음에 혼돈이 불어닥치더라도 
무사에게 매즈의 불꽃을 꺼주길 의도한 것이다
그리고 할수있다면
생정을 뽑지 않은 나를 죽일수 있게 유도해 준것 

그렇다 혼돈을 피할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자신이 할수있는건 팀원을 믿는것, 녀석의 플레이 방식이 소름이 끼치고 경멸스러워 견딜수 없었다. 

내가 그렇게 부정해온 사제에게 내가 옳다고 믿으며 살아온 혼매가 철저하게 재부정당했다.

난 이판에서 나 자신만을 생각하고 생정을 뒤로하며 사제의 혼매를 우선시 했다. 

오직 나만이 돋보이기위한 전장은 팀원을 믿는 전장에게 패했다.

도대체 뭘까, 기분이 이상했다.


2라운드 시작



'이번판에는 봐주지 않는다. 정기흡수건 생정이건 구슬이건 기둥이건 베이스 구슬딸이건 정령사가 할수있는 모든 멘탈테러를 해주마 '


유일하게 앞서있다고 생각할수도 있는 생존력으로 압도해주고 싶었다. 자신이 왜 테라를 하는지 철저하게 삶의 의욕을 파탄시켜버리고 싶었다.
녀석의 입에서 '사'는게 좆같다라는 말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두분다 사제 가주세요 저 알아서 살아요"

당연히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유일하게 정령팟이 사제팟한테 '질수도 있는' 방식이다

하지만 합만 잘떨어 진다면 사제팟보다 확실하게 힐러를 깔수 있는게 정령사다 

시작하자마자 적팀의 무사와 법사가 적극적으로 나에게 대쉬를 해왔다 랠리라도 박아논건가 ㅋㅋ

서로 엘리전인가, 그럼 줄수있는 선물은 혼매뿐이지 

무사와 법사 동시에 들어가는 쌍혼매 쌍매즈 

법사는 피하고, 무사는 매즈를 당했다

뭐 이정도여도 , 생정킨 정령에게 법사가 할수있는것 따윈 없으니까 구석에서 좆잡고 얼폭딸이나 치시지

사제는 이미 수갑성역을 키고 인술과 비검한테서 살아남기위해 발광을 하던 찰나였다 

그렇게 사제는 메뚜기 코스프레라도 한듯 폴짝폴짝 생쇼를 하며 꾸역꾸역 센터에 나와선 가까스로 무사의 매즈를 정화해주었다

무사는 생정을 뽑은 나에게 뒤잡을 하였고 내 혼매를 피한 적법사는 우리팀 비검에게 속박을 걸고 매즈를 날렸다

하지만 이부분은 웃지않고 지나갈수 없구만 비검한텐 반격이 있다고 마법사 매즈페티쉬 새끼들아 ㅋㅋ

아쉽게도 법사의 힐러를 까기위한 설계는 여기까지, 비검은 비웃기라도 하듯이 법사의 매즈에 반격으로 대답했다 

아이고 정말 다들 고생이 많으십니다, 성실하시네요 

아직까지도 나를 딜할려고 발광하는건가
옛날의 무법사 같은건 없다고 빠가야로들아, 투지에서 낭만같은걸 노래하려드는 공상주의자들에겐 축해가 약이지 

센터에서 6명이 서로의 힐러를 따기 위해 태극문양처럼 얽히고 섥히는 순간 나는 사제만을 축해하였다.
 
축해는 사제 한명으로 충분했다 수갑성역과 맷집버프가 없는 사제가 비검과 인술을 상대로 버틴다는건 페가수스라도 타고 도망치는 방법뿐이 존재하지 않는다 


인술이 사제에게 명치를 넣는모습이 보였다. 너무나도 버러지같은 사제의 흔한 최후라 보고있기가 망설여졌다 
이럴땐 눈을 감아주는게 예의라 생각한다.


'뒤져버려 내앞에 서있는것 조차도 짜증나니까'


찔깃해부려님이 사망하였습니다



예상대로 사제는 인술에게 곱게곱게 갈려 사제란 이름에 걸맞는 최후를 맞이했다.


내쪽은 문제없다. 후퇴는 이미 생정에 의해 정화된 이후고 다음판에 사제파티를 또 어떤 방식으로 처형할지 생각하는게 남은 과제일 뿐.


허나, 예상외의 죽음


씹팔님이 사망하였습니다


이겼다 생각한 찰나, 생정상태로 무사에게 2다당한 나에게 법사의 지옥불 6만3천의 뽀록 크리가 터졌다 

오늘은 밖에 나가면 비행기에 치어뒤질 악운이라고 자신에게 정신안정제를 투여하고 있었다 

뭐 어짜피 이런 기적이 겹쳐도 적팀에겐 희망고문일 뿐이다
인술 비검 vs 무사 마법사의 2:2는 볼 필요도 없는 B급영화니까 

감독의 생각이 곧 내생각 예상은 뻔하다 


하지만,
2:2가 아니였다 아까의 사제 사망은 인술의 솔킬인건가?


비검은 움직이고 있지 않았다


바로 뒤져버린 사제의 스킬에의해,




이샤라의 자장가


사제에게 유일하게 허용된 무기, 가장 뻔하고 눈에 보이는 패턴, 그저 시간을 끌기 위해 사용하는 호신용 스킬


그런 세상에서 가장 바보같고 병신같은 매즈에 비검은 당해있었다.



사제는 축해후에 남은게 인술의 믹서기 퍼레이드라는걸 알면서도,

팀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판단을 한건가? 축해를 당하고 남은것따윈 회피기 밖에 없는 종이몸이 되어서도 팀을 위한 매즈를?

녀석은 죽어서까지 백업을 하고 있었다 

이미 2:2 상황을 바라보고 적비검에게 매즈를 걸어주었다

팀원에게 길을 열어주었다

그러나 2:3이 될수도 있었다. 하지만 정령을 따줄꺼라 믿었기에 할수있는 플레이 

법사가 매즈를 날린 이후, 비검의 반격이 빠진걸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플레이

팀을 신경쓰고 있었기 때문에 나올수 있었던 기적.


나는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일까.

힐러의 힐후딜만 쫓으며 혼매를 걸고 기계처럼 레이팅은 점점 올라간다. 이게 과연 전장일까

아니면 똑같은 보스의 패턴에 템파밍을 하러가는 인던인가 




과연, 레이팅이 올라가는게 중요한가?




나 혼자 스킬개인기를 펼치고 있을때




사제는

전장을 하고 있었다

팀원들과 함께 





"와 죽는줄 알았네요 ㅋㅋ감사합니다 결국 정령 뒤지긴 뒤졌지만 아까 광전 풀차징에 각성 멋있었습니다 "

갑자기 기다리기라도 한듯이 기억의 조각이 내 머리에 스며들었다.

누군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가 나에게 말해주었었다 

살려줘서 고마웠다고 

안에서 오묘한 감정이 온몸을 휘감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분노나 슬픔은 아니였다.

굳이 비유를 한다면 창고정리를 하다가 어릴적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다시 되찾은 느낌이였다.




회전칼날다이스키님이 사망하였습니다

명치후의문사님이 사망하였습니다







게임은 졌고, 상대방하게 묻지 않으면 안될말이 있었다.


[찔깃해부려님께 보낸 귓속말] : "플레이가 인상적이네요 혹시 복귀유저?"


[찔깃해부려님께 받은 귓속말] : 음.....


[찔깃해부려님께 받은 귓속말] : 이말이 좋겠네


[찔깃해부려님께 받은 귓속말] : "그저 힐러답게 했을 뿐인데요?"




이거 어디사는 누군가가 한말이잖아.

한방 먹은건가, 그렇게 생각했다.



다시한번 해볼수 있을까?

팀원이 나를 믿어주는 전장을 

내가 팀원을 믿는 전장을




결국 내가 얻어낸 답은 캐릭터 선택창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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