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나는 클라페다에서 찢어지게 가난한 파드너 한명을본적 있었다. 비록 여신의 이름으로 재물을 탐하는 파드너들이지만 그는 긍지있고 욕심없는 사람이었다. 왜 지금 그때를 떠올리는가 하면...)




-거 너무 비싼거 아니오? 조금만 깎아주시...




-안살거면 당장 비켜. 너말고 살 사람은 수두룩 빽빽하니깐



...



(그랬던 그가 저렇게 변했기 때문이었다. 얼마 전, 계시자들에게 여신이 축복을 내렸고 그 덕에 그들은 자신의 능력과 기술을 마음껏 바꿀수 있게 되었다. 이 파드너도 그 축복을 받아... 여타 파드너들처럼 가장 효율적인, 가장 돈 되는 것들만 선택한 듯 했다.)




-칫.. 어쩔수 없네. 종류별로 하나씩 주쇼




-오늘도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아~




(가격은 다른 파드너들보다 비쌋지만 그는 어디서 구했는지 온갖 아이템과 버프, 젬들로 다른 상점과는 차별화된 능력의 버프들을 판매했다.)



...



(그가 상점을 정리할때 난 그에게 다가갔다.)




-오늘 장사 끝났습니다.




-...그건? 다이노 주문서... 15성에... 제 인장도 박혀있군요




-전부 처분했다고 생각했는데... 예전 생각 나네요





(색이 좀 바랫지만 온전한 상태의 주문서를 보던 파드너는 생각에 잠겼다.)




-하핫. 뭐라고요? 지금 파드너에게 왜 재물을 탐하냐고 묻는건가요?




-...그래요. 예전엔 전 그랬을지 모르죠. 하지만 온정과 긍지 따위론 이 세상을 살아갈수 없어요.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날 어디론가 대리고 갔다.)




...




(클라페다 외곽에 있는 폐허에 다다르자 작고 허름한 움막들이 늘어선 광장이 나타났다. 그곳의 사람들은 마족의 습격에 갈곳을 잃은 피난민들이었다.)




-파드너 님이 오셨어요!!!




(파드너가 나타나자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파드너는 인자하게 웃으며 사람들의 안부를 물었고 사람들을 돌보았다. 나중에 그는 그곳의 이장역활을 하는듯 보이는 노인에게 돈자루와 구호품들을 꺼내주었다. 나는 그 모든것들을 조용히 지켜보았다.)



....




( 해가 지고 난 후,  광장 한켠에서 짐을 정리하던 파드너는 작은 움막으로 들어갔다. 그곳이 그의 거처인듯 싶었다.)





-여신님들은 우리를 도와주셨지요. 우리 "계시자"들 을요




-전쟁 중에 군인들에게 물자를 보급하는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 전쟁 사이에 끼어서 고통받는 민간인들. 이들은 누가 돌보죠? 여신들은 이들을 돕지 않았습니다.




- 전 싸움을 잘 못합니다. 대신 주문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잘했죠. 그래서 파드너가 되어 사람들을 돕기로 했습니다. 싸게 주문서를 팔고, 모두가 그 권능을 누릴수 있게 말이죠




-비록 가난했지만 전 남을 돕는거라, 고행속에 놓인거라 생각했습니다. 일종의 수행이라고. 하지만 전쟁이 격해지고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시작했죠. 전 제 앞에서 마족들이 사람들을 헤치는 와중에 아무것도 할수 없었습니다.




-돈도 없고, 전투력도 없는 그 무기력함. 그래서 전 타락했습니다. 제 욕심을 체우기 위해서죠. 남들을, 이 사람들을 돕고싶은 제 욕심 말입니다.




(그는 움막에 난 작은 창문으로 피난민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에선 은은한 미소와, 연민이 느껴졌다.)




-ㄱ...괴물이다!!!




(거대한 코카트리스 하나가 마을로 다가오고 있었다. 마물의 눈가에 난 상처를 보고 난 절망했다. 이 근방에 현상수배되있던 '바실리스크'라는 별명까지 얻은 강한 녀석이었다. 즉, 이 녀석은 잘 구성된 파티가 아니면 공략을 할수 없는 괴물이었다.)




........




(아무리 시간을 벌어도 지원군이 오기까지 수많은 피난민들이 피해를 입을것이 분명했다.)




-드디어 납셨군.




-스카웃님. 저 녀석의 시선을 끌어주시겠습니까.




(그는 말을 마치고 나에게 버프를 걸어주었다. 과연 그의 버프는 굉장해 힘이 넘치는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이 상태로도 나 혼자 괴물을 상대하는건 힘들었다.)



...




(하지만 파드너의 눈에 타오르는 무언가를 본 나는, 곧바로 뛰쳐나가 괴물을 상대했다.)




!!!!!!




(괴물이 빈틈을 보인 순간, 어느새 괴물의 뒤엔 파드너가 서있었다. 그는 퇴마의 문양이 그려진 자루 하나를 등에 짊어지고 있었다. 그리곤 괴물을 후려쳤고...)




---퍼펑!!




(괴물은 말 그대로 가루가 되었다. 터진 자루에선 수많은 금은보화가 쏟아졌다.)




-...그거 아십니까? 사실 여신님들도 재물을 좋아합니다.



- 이거 말인가요? 재물의 가치에 따라 힘이 강해지는 퇴마의 자루죠. 대충 계산해보니 5백만실버 정도 넣으면 일격필살의 힘이 생기더군요.




- 물론 그 기적의 댓가는 그 자루에 넣은 재물들이죠.



-그래도... 이번엔 여신님이 자비를 배풀으셨는지 잔돈은 안받으시겠다네요(웃음)



...



(비처럼 쏟아지는 금화 사이에 서있는 그는 마치 재물의 화신, 아니.)



(인자한 성직자 그 자체였다.)





-어느 스카웃의 수기 18





p.s 랭초권이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