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어떤 분과 토론하면서 느낀 것인데,

 성직자를 해보지 않은 분들은 정신 계수를 상당히 고평가하더군요.

 우선, 블레싱 정신 계수 이전에 정신 계수가 들어간 스킬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클레릭

  : 디프로텍티드 존(최초 방어력 감소).


 - 크리비

  : 잘챠이(치명타 저항 감소, 치명타 공격력 증가).


 - 프리스트

  : 아스퍼션(공격력), 몬스트런스(회피와 방어 감소), 매스 힐(회복량), 스톤스킨(블럭).


 - 보코르

  : 좀비 만들기(좀비 방어력), 헥싱(마법 방어력 감소).


 - 팔라딘
 
  : 턴 언데드(처치 확률 증가), 베리어(마법 방어력 증가).


 - 파드너

  : 마법 방어력 증가(마법 방어력 증가).


 - 채플린

  : 아스페르길룸(아스퍼션 - 공격력).


 ..트오세 좀 해봤다면 대충 읽어도 알겠지만 정신으로 얻는 이득은 별 볼일 없는 편에 속합니다.


 물방 감소 능력은 아주 흔한 축에 속하는 능력입니다. 아예 0으로 만드는 스킬들이 꽤 많은 편이죠.

 아군 파티에 물딜러가 있다면 이미 적 보스의 물방은 0에 가깝다고 봐도 됩니다. 

 또 물방이 높긴 합니까? 마방에 비하면 굉장히 낮은 편이죠. 이러니 디프까지 쓸 필요가 없어요.


 게임 내에서 디프를 악착같이 쓰는 클레릭 본 적 있습니까? 꽤 드뭅니다. 

 왜냐면 써봐야.. 유의미한 수준의 클리어 속도 차이가 없거든요. 


 몬스트런스는 제멋대로 마법진이 완성되고, 이걸 여럿 찍어야 다수의 적에게 영향을 주는데 다수 찍으면

 몬스트런스가 시전자를 죽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1개죠. 그런데 1개 찍으면 효과 적용이 어렵습니다.

 또 적용해봐야 물방과 회피 감소 뿐이에요. 디프와 비슷한 꼴이 납니다.


 잘차이는 과거엔 정신의 최고 메리트였지만,

 치저를 0이하로 떨어뜨릴 수 없게 된 지금은.. 고정신이 필요 없는 상황입니다.

 제 계산으로 윈디아 로드에 붙은 정신 60이면 현존하는 50% 가량의 몹 치저를 0으로 깎을 수 있어요.

 그래서 사실상 치공을 위해서 찍는 셈이 됐는데, 이럴 바에는 몬스를 쓰고 말죠. 

 몬스는 스탯 요구도 안하고 대상자의 민첩에 비례해서 회피도 올라가는데요. 심지어 지속과 쿨도 비슷합니다.


 보코르 좀비 계열은 해본 적이 없으니 말을 아끼겠습니다. 

 다만 정신 보코르가 단 한 번도 주류는 되지 못했다는 점은 팩트입니다.


 헥싱이 마법 방어력을 깎지만 1:1도 아니고 0.3에 불과합니다. 

 상식이 있다면 이걸 주력으로 삼을수 없어요. 너무 계수가 낮거든요. 

 1개만 타면 되지 않냐 싶겠지만 헥싱 써보면 압니다. 발동도 괴상하고요, 다수 찍어야 다수에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하려면 판데믹까지 동원해야 하죠.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이 0.3 x 정신.. 생각있다면 안 합니다, 이거.

 실제로도 이걸 바라고 키운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후에 소식이 대부분 끊겼어요. 

 꿀 빨려고 소식 끊을리는 없으니 결말은 대충 예상되죠.


 팔라딘의 턴 언데드 효과는 매우 탁월합니다.

 하지만 이걸 위해서 정신 찍는 것은 상당히 고통스럽습니다. 

 하필 인퀴가 나와서 물딜 스탯을 강요받고 있는 상황에 정신까지 찍으면서 팔3을 가다는 것은.. 퍄..

 그나마 과거엔 크리비라도 있어서 치저 감소라도 노렸지만 지금 0 이하로 치저를 떨어뜨릴 수 없게 된 현

 시점에서 이 턴언데드 하나를 위해 정신 찍는 건.. 솔직히 아닙니다. 

 그리고 정신 안 찍고 그냥 써도 생각보다 턴이 그럭저럭 잘 되요. 

 심지어 정신 0으로도 고레벨 지역 퀘미는데는 충분합니다. 제 인퀴가 그렇게 퀘를 밀고 있네요.


 파드너의 마법 방어력 증가는 정신의 정수에 가깝지만,

 아직까지도 고정신 파드너 유저를 찾는 파티는 본 적이 없네요.

 그렇게 마공이 아파서 유저들 체력이 너덜너덜되는 심각한 상황인데도 말입니다.

 이게 무수한 힐 장판과 매스힐, 리바이브, 세이프티, 타클의 각종 메즈 등으로 버틸 수는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게 정말로 절실하게 필요해지는 상황이 되면 안 되겠죠..


 하여간에 그래서 정신으로 클레릭이 이득보는 분야가 거의 없습니다.

 각종 클래스에 한 둘은 있긴 있지만 이걸 다 가져가는 전문 정신 버퍼/디버퍼 클레릭을 본 적 있어요?

 없잖아요. 또 이걸 찾는 파티가 존재는 하고요? 역시 없잖아요. 있긴 합니까?


 그냥 이렇게 애써서 디버프 먹일 바에는 적당히 딜링 능력 섞어서 클레릭도 파티와 같이 딜 넣는게 더 나아요.

 이런저런 버프 다 때려치고 세이프티 걸고 그 시간 안에 보스를 녹이면 되는 겁니다. 

 아픈 마공 몹이 있으면 역시 세이프티 걸고 주변에 힐 갈고 적당한 방어 버프 걸면 되는 거고요.

 나머지는 클레릭도 딜링 수단 구비해서 같이 딜해서 눕혀버리면 되는 거죠.


 누군가는 힐러 따위가 딜을 바라냐고 하지만, 

 이 게임 힐러는 딜과 보조, 이 둘을 두루 갖추지 못하면 순수 보조 계통이 썩 나을 게 없습니다.


 그래서 과거에, 그리고 지금도 상당수 클레릭들이 정신이 아니라 지능을 찍어댄 거죠.

 이걸 찍어서 얻는 확실한 이득이 스톤스킨 밖에 없는데 왜 정신을 찍어야 하죠.

 정신 찍으면 자신도 고통스럽고 파티에도 별 도움이 안 됩니다.


 심지어 정신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클래스인 채플린도 지능을 찍어댔습니다.

 스톤스킨만 포기하면 플레이가 훨씬 더 쾌적하니까요.

 
 헥싱으로 마방을 깎을까요?

 디프로 물방을 깎을까요?

 그 위험천만한 몬스로 회피를 깎을까요?


 스톤스킨만 포기하면 

 클레릭도 상당한 수준의 딜과 높은 힐량을 갖출 수 있는데 왜 정신을 찍어야 하죠.

 아이러니하게도 차라리 이런 육성 방법이 순수 보조 계통보다 더 보조 역할을 더 잘합니다.


 클클프프xx플플.

 높은 지능으로 인한 높은 힐량.

 프리 2서클로 얻는 준수한 보조 능력.

 흑사+소각으로 빠른 클리어 속도까지.


 자신도 좋고,

 클리어 속도도 올라가니 파티에도 좋은데 더 무엇이 필요할까요.


 과거에 그래서 클크클사사드드로 대변되는 딜레릭이 크게 유행을 탔었던게 다 이런 때문이었습니다.

 클레릭 유저가 전부 병신이라서 이 계수를 몰라서 정신이 아니라 지능을 찍은게 아닙니다.

 힐 장판 10장이면 전문 보조랑 다를 것 없이 서포팅 가능한데 딜이나 더 챙기자.. 이랬던 겁니다.


 그러다가 대탑 나와서 프리 부활을 강요받게 됐고,

 블레싱 정신 계수 추가로 정신 계열이 각광받게 됐죠.

 
 클리어 속도에는 아무 도움도 안 됐던 정신이,

 비로소 파티원 딜에 이바지하게 된 기념비적인 순간이었거든요.


 물론 쏘마의 팔 강화에는 한참 모자라서 쏘마들은 팔 강화 버프의 유통 기한을 운운하며 상향을 요구했지만,

 우리 클레릭은 이 고작 몇 백 증가한 것을 - 치명타도 공격력 증폭 효과도 전혀 못 받는 버프를 - 아주 좋아하며 

 너도나도 정신 프리를 키워댔었잖아요. 심지어 지금도 팔 강화에는 미치지 못합니다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정신 능력치 자체는 클레릭에게도 별 볼일 없어요.

 그냥 무턱대고 버프를 강화시켜준다더라.. 라는 말만 떠돌아서 클레릭을 전혀 키워보지 않은 사람들의

 언플에 남용되고 있는데 현실은 그런거 없습니다.


 다만 인첸터 등으로 정신 계통을 밀어줄 의도는 있어보여서 제가 아직 포기 안하고 정신 채플을 육성하고

 있습니다만, 과거였다면 당장에 스탯을 지능으로 갈아버렸을 거에요. 이 캐릭도 원래는 지능 채플이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