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질유도가 나쁜건 아닙니다. 
문제는 현질을 유도시키는 방향성이라고 봅니다.

게임회사도 일종의 회사입니다.
게임개발과 회사라는 두개의 분모를 가진 집단이죠
회사의 속성상 수익창출과 수익 극대화는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수익 그 자체가 아니라 수익의 방향성입니다.
이 방향성을 설명하자면 크게 2가지로 봅니다.

1. 고객에게 행복을 주는 현질유도 (고객과 회사가 윈윈)
2. 고객에게 속임수와 불행을 주는 현질유도 (회사가 흥하면 고객이 힘들고, 고객이 똑똑하면 회사가 망한다.)

1번의 경우는 고객과 회사는 협력관계고
2번의 경우는 고객과 회사는 적이죠


이 개념이 햇갈리신다면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1번의 좋은 예시중 유명한건 바로 "리그오브 레전드"나 "스팀"입니다.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스킨판매를 합니다.
이게 왜 좋냐?
스킨을 구매하지 않아도 전혀 게임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유저가 진짜로 필요하다고 생각 할 때에만 구매가 가능합니다.
쉽게말해, 유저가 스스로 구매에 만족 할 때에만 구매하면 된다는 뜻입니다.
아무리 창렬한 가격이라도, 구매하지 않으면 됩니다.
그리고 이걸 구매하지 않는다고 해도, 절대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을꺼라는 확고한 믿음 덕분에 구매한 유저도 구매하지 않은 유저까지도 모두 게임에 만족 할 수 있습니다.
(농담을 하자면 고퀄리티 스킨이 나오기전 너프를 당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ㅋ)

스팀의 경우는 어떨까요?
현질유도가 세일로 이루어집니다.
이 경우에 구매는 매우 만족스러운 형태로 되어있으며
불법복제판이나 중고게임을 제외하고, 아마 인류 전자오락 역사상 가장 양질의 게임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구입 할 수 있는 유통망이라 생각합니다.
때로는 하지도 않을 게임을 혹해서 마구 질러버리는 경우도있지만
그럼에도 스팀 구매는 대부분의 경우 크나큰 만족감을 주며, 구매하지 않아도 불만이 전혀 없습니다.


여기선
유저의 만족이 곧 게임사의 수익입니다.
게임사는 어찌되든 유저를 즐겁게 해주고 그 "유저의 행복"을 바탕으로 과금이 설계되어 있죠
돈을 쓸 때, 게임사를 의심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지갑을 열게 만들어주는 게이브(스팀을 가진 벨브라는 회사의 사장)을 찬양하기 까지 합니다.
(shut up! take my money!)

자본주의적 관점에서도 매우 바람직합니다.
경쟁이 자연스럽게 소비자를 행복하게 만드는거고
소비를 통해 소비자는 만족을 느낍니다.



그럼 2번(고객을 적대시하는 현질유도)의 예를 들어볼까요?
많은 유저가 가지고 있는 "확률형 유료템"이나 "밸런스에 심각하게 영향을 끼치는" 아이템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확률형 유료템의 경우, 유저는 원하는 아이템이 나올 때 까지 필요한 평균 비용을 알 수 없습니다. 최소 수십번 이상의 시도가 있는 다음에야 대략적인 비용을 알 수 있게 되겠죠
마영전의 옷은 밸런스에 영향을 덜 줍니다.
차라리 이 옷들이 한벌에 10만원 30만원이라고 했다면 가격이 창렬하나 고정된 가격을 가진다면 문제 없었을겁니다.
안사면 그만, 구매할 가치가 있다고 느끼면 구매하면 되니까요
(최강의 군단 800만원은 고정된 가격이라도 반발이 있었지만요)

구매한 유저는 자기 상상보다 더 많은 비용을 쓰게 될 때, 큰 슬픔을 느끼게 됩니다.
그냥 슬픔이 아니라

아주! 존나! 큰! 슬픔이요

한 30만원선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80만원쯤 지르게 되면 돈이 남아도는 사람을 제외하곤 누구라도 고통받을겁니다.
아니 시발 돈쓰고 고통받는다는게 말이 됩니까?
요즘 화자되는 확률 조작이 사실이라면 거의 대부분 유저는 예상 이상의 비용을 지불할 겁니다.

이건 도박이랑 같습니다.
게임 자체보다도, 확률의 결과물을 즐기는게 더 커지게 되죠
돈을 얼마나 쓸지는 써보기전엔, 개발자 외엔 아무도 모릅니다.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아이템은 어떻습니까?
과금을 하지 않은 유저는 벌어지는 능력 차이와 넘을수 없는 벽에 막혀 고통받습니다.
과금 유저는 지금 일단 위기를 돌파하지만, 언재 이게 파워인플레이션으로 감가상각되어 지금가진 아이템이 언재 쓰레기 아이템이 될 지 알 수 없습니다.
돈을 안쓴쪽은 크나큰 고통을 받고, 돈을 쓴 쪽은 알게 모르게 돈을 버리게 됩니다. (아주 교묘하게요)
게다가 이런게임들은 접는것 조차 쉽지 않습니다.
보통 노가다형 축척물 경쟁 게임인데 (쉽게말해 레벨 노가다, 템파밍 노가다)
게임을 접는다는건, 유저가 이제껏 플레이한 플레이 시간을 다 갖다 버린다는 말 뜻으로
인질극이나 다름 없습니다.

"아이를 돌려받고 싶으면 계좌번호로 오천만원을 입금해"
"니가 이제까지 플레이한 2달간의 결과물을 버리고 싶지 않다면 당장 우리에게 돈을 입금해"

솔찍히 마약이랑 같죠....
마약소리릴 들어도 할말이 없습니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은, 마약이 주는 크나큰 쾌감도 있지만
더 무서운건
마약을 하지 않는동안 금단증상으로 받는 고통이 한몫 한다는 점이 있을겁니다.
하지 않는동안 고통스러워야 중독되겠죠, 하지 않는동안 아무렇지 않다면 언재든지 끊을 수 잇을거구요

이 게임도 마찬가지 입니다.
과금을 하지 않는동안 계속 고통받다가 과금을 하면 일시적으로 고통이 해소됩니다. 물론 파워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은 길든 짧든 다시 찾아옵니다.
마약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이 경우라도 무조건 나쁜건 아닙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의 경우 과금이 게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지만, 기본적으로 과금을 하지 않아도 문제 없습니다.
과금없이 뛰어넘지 못할 구간이 없도록 게임 밸런스가 잘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죠
또한 전투 준비에 비용이 들어가는거지 전투 자체는 순수하게 실력이 있어야만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유저의 실력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 (건물 배치, 유닛 투입)만큼은 건드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과금 없이 비싼 건물이나 연구를 마칠 때, 벽칠을 마칠 때 더욱 큰 성취감을 줍니다.)



하물며!

밸런스에 영향을 주는 확률형 유료템은 어떨까요?

"마약을 상품으로 주는 도박"과 같아요

아주 개 쓰레기죠
이건 과금을 한쪽도 힘들고 과금을 하지 않은쪽은 더더욱 힘들어 집니다.
어찌되었든 모든 유저는 고통받습니다.
돈을 몇백 갖다부어도 아무렇지 않은 몇몇 소수의 부자들을 제외하고는요




유저가 만족하는 과금유도와
유저를 기만하고 불만족하게 만드는 과금유도
이 둘간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자본주의적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습니다.
자본주의에선 어떤 산업이 활성화 되고 자본이 돌면 돌수록
새로운 제품이 개발되거나, 기존의 제품 가격이 싸지거나 하게 됩니다.
이것들이 수십 수백번이 쌓이면서

"인류가 발전" 합니다.

자본주의의 긍적적 측면이죠
유저를 만족 시키려는 게임이 수백개가 경쟁한다면 날이 지나면 지날수록 눈부시게 게임업계는 발전할겁니다.
유저의 만족감은 날이 가면 갈수록 더욱 커지겠죠
누구라도 당당히 게임을 좋아한다 말하고, 게임을 하지않는 기득권도 게임을 함부로 대할 수 없을겁니다.
유저는 게임업계를 사랑하게 되겠죠...
자신이 하는 게임의 게임회사가 얼마나 개념있는지
얼마나 명작 게임인지에 대해 토론하고 있을겁니다.

근데 지금과 같은 흐름에선 안됩니다.
유저를 불만족시켜서 돈을 뜯어내려 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유저를 고통스럽게 만들겁니다.
그 방식으로 돈을 벌도록 회사가 설계하니까요
유저는 게임을 접거나, 하더라도 게임회사를 엄청 욕할겁니다.
사랑받는 게임은 있겠지만, 사랑받는 게임회사는 없는게 현실과 비슷합니다.
누군가 게임을 탄압하려 할 때
유저들 마저도 탄압해야한다, 안된다가 나누어 지겠죠
게임유저들 이외의 사람들은 말할것도 없습니다.
언론은 더욱 신나게 게임을 후드려 패겠죠
솔찍히 확률공개는 게임업계의 탄압이라 볼 수 있습니니다. 그럼에도 저는 거기에 동의합니다. 저 이외에 많은 유저들이 확률형 과금템을 규제하길 원합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게임을 즐기던 유저들에게 조차 신뢰를 잃은거죠
그리고 더 심해졌으면 심해졌지 덜해질 가능성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현질유도?
좋습니다. 
현질유도로 문명을 발전시키는게 자본주의의 정수입니다. 돈을 벌기위해 경쟁하는게 인류의 발전을 앞당깁니다.
하지만 제발 과금유도로 고객을 진정으로 만족시켜주면 좋겠습니다.

현질 유도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현질 유도의 방향성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