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g좀 해 보신 분들이라면 현거래, 현질이라는 말과 작업장, 오토같은 단어를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현거래와 작업장은 옹호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아실 것입니다.

 

현거래와 작업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대부분 이렇습니다.

"게임은 즐기라고 있는 것이지 돈벌이로 이용하라고 있는 것, 그런 식으로 돈을 써가며 즐기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에게 현거래, 작업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내 돈 써서 현질하는게 뭐가 나쁘냐? 내가 내 돈 써서 작업장 돌리겠다는데 뭐가 나쁘냐?"

 

요약해보면 이런 거죠.

내 돈 내가 내 마음대로 쓰겠다는데 왜 손가락질하는가?

게임은 즐기라고 있는건데 왜 게임에 돈을 가져다대는가?

 

양 쪽의 의견이 팽팽한 것은 그들의 주장에 이렇다할 정도로 큰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주장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 그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죠.

현거래에 관한 주장은 옹호론자의 말도, 반대론자의 말도 맞습니다만 작업장에 대한 논리는 어불성설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작업장을 돌리는 방법. 반대하는 사람들 역시 많이 언급하는 주민등록번호 도용 문제.

작업장을 돌리기 위해서는 많은 컴퓨터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많은 아이디도 필요합니다.

불법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걸리거나 누군가의 신고로 아이디가 정지되는 경우까지 생각한다면 

여분의 아이디도 필요할 정도인데 가족들의 주민등록번호만 가지고는 많은 아이디를 만들어

수익을 낼 수 있을 정도의 아이디를 확보할 수가 없게 되기 때문에 작업장들은 대부분 주민등록번호 도용을 합니다.

주민등록번호 도용 말고도 게임에서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은 명백히 법으로도 금지하는 행위이죠.

 

이런 법적인 부분을 가지고 작업장을 걸고 넘어지면 작업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궁지에 몰리게 되고 결국

최후의 파이널이자 마지막의 라스트 카드를 꺼내게 되는데요.

"수요가 있으니까 공급이 있다. 경제적인 측면으로 보았을 때 작업장은 전혀 나쁠 것이 없다." 는 논리죠.

이것이 바로 밑에서 계속 합리화 드립을 치는 것을 넘어서 합리화 시리즈로까지 글을 작성중이신 분께서

작업장을 옹호하시는 분들에게 하고자 했던 말일 겁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다는 말.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작업장만이 모든 유저들의 수요를,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유일한 [공급] 인가요? 아니죠.

 

애초부터 게임 아이템은 "게임 내 경제의 순환" 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유저들 한 명 한 명이 수요이자 공급이죠.

 

예를 들어 제가 게임을 하다가 굉장히 귀한 장비아이템이나 그러한 장비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재료를 먹었습니다.

그럼 저는 그 아이템을 이용하여 자신의 캐릭터를 강화할 수도, 다른 유저에게 비싸게도 싸게도 팔 수 있습니다.

제가 쓰던 남에게 팔던 제가 손해를 보는 것은 없으며 아이템과 골드가 순환했다는 점 역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시세를 몰라서 좀 싸게 팔았다거나 모르고 상점에다가 팔았다손 치더라도 순환 자체는 끊어지지 않았죠.

 

하지만 작업장의 운영 방법과 수익을 내는 방법을 따져보면 게임에게 있어서 작업장의 거래는 일방통행뿐입니다.

작업장이 장비를 먹거나 재료 아이템을 먹어 현금을 받고 판다 → 아이템만 이동, 골드는 이동없음.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작업장은 먹은 장비나 아이템을 팔아 게임 골드가 아닌 현금수익 내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일방적일 수 밖에 없죠.

만약 이러한 일방적인 소통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게임 내의 경제는 어떻게 될지 안 봐도 뻔하지 않나요?

 

그리고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다" 는 말로는 작업장 자체를 합리, 정당화 할 수 없습니다.

작업장의 운영방법, 목적. 더욱 나아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까지 따져본다면

작업장은 합리적인 것도 정당한 것도 아닌 단순한 악이고 게임의 적이기 때문이죠.

 

경제적 측면에서 몇 번을 바라본들, 아무리 합리적이라고 주장한들

게임 속 경제와 현실의 경제를 동일시 할 수는 없으며

게임 아이템을 팔아서 돈을 벌 수는 있겠으나

그것을 두고 사람들은 취미활동이라고 하지 경제활동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작업장의 합리성과 정당성을 위해 경제적 측면이라는 논리를 주장하실 건가요?

 

마약판매자는 마약을 팔고 구매자들은 마약을 구매합니다.

경제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마약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거래는 [그들에게 있어 두 말 할 나위 없는 합리적] 거래입니다.

하지만 [사람들] 은 마약사범이나 중독자들에게 합리적이다 정당하다며 합리성, 정당성을 부여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이 하는 행동은 법으로도 금지한 행위이며 그들은 범죄를 일삼는 범법자들이니까요.

애초에 합리성, 정당성은 개인이 판단하여 정의내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대다수, 과반수의 사람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고 정당하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생각에 윤리 도덕적인 문제와 상식적인 오류가 없다면

비로소 그것을 두고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고 정당하다고 할 수 있는 겁니다.

 

 

 

모든 것을 경제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옳고 그름같은 문제는 존재하지 않을 겁니다.

돈은 옳고 그름을 따지지 못하니까요.

하지만 돈을 사용하는 [사람] 은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