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와 동부의 중심지인 캘리포니아와 뉴욕주(州)는 1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 규제를 대거 풀고 경제를 전면 재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캘리포니아주가 기업체·점포에 대한 수용 인원 제한과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의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3월 미국의 주(州) 정부 가운데 가장 먼저 주민들에게 자택 대피령을 내리며 봉쇄 조치에 나선 지 약 1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들은 대부분의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다닐 수 있게 됐다. 다만 대중교통 수단, 병원, 학교, 보육시설, 교정시설 등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로 남는다. 또 5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이는 대규모 실내 이벤트와 1만명 이상이 참석하는 실외 행사에서도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 두기 등 방역 조치가 여전히 시행된다. 이런 행사에 참석하는 사람들은 백신 접종 증명서를 제시해야 할 수도 있다.

























카운티별로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해 색상으로 등급을 분류하던 티어 시스템은 폐기하기로 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우리는 '임무 완수'라고 발표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상당히, 전속력으로, 새 장(場)을 여는 캘리포니아 경제의 재개를 발표한다"며 "우리는 포효하며 돌아올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뉴섬 주지사는 주의 백신 접종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을 재개의 이유로 들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주민 4천50만명 가운데 46.6%가 백신 접종을 마쳤고, 59.0%는 최소 1회 백신을 맞았다. 주민의 70%가 최소 1회 이상 접종한 뉴욕주도 이날 방역 규제를 대부분 해제한다고 밝혔다. 쇼핑시설과 식당, 극장 등 상업시설은 물론이고 건설과 농업, 어업 현장에 적용됐던 사회적 거리두기와 인원 제한 등 방역 규제도 풀렸다. 다만 뉴욕주는 학교와 보건시설, 대중교통 수단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침은 유지된다고 덧붙였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한 뉴욕주민들에게 감사와 축하를 표현하기 위해 맨해튼의 뉴욕항을 비롯한 주 10개소에서 대규모 불꽃놀이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는 14일 주 단위로서는 접종 대상자의 80% 이상이 최소한 1회 백신을 맞은 첫 주가 됐다며 즉시 모든 팬데믹 관련 규제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15일 자정을 기해 비상사태가 만료된다고 덧붙였다. 스콧 주지사는 "우리 주는 데이터를 따르고 의학을 신뢰하는 올바른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있을 때 어떤 일이 가능한지를 세계에 입증했다"고 말했다. 다만 대중교통 수단 내 마스크 착용 의무 등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스콧 주지사는 이번 발표가 가능한 한 많은 주민에게 백신을 맞히려는 노력의 끝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메릴랜드주는 다음 달 1일 비상사태를 해제하겠다고 래리 호건 주지사가 15일 발표했다. 메릴랜드주 역시 성인의 72%가 최소한 1회 백신을 맞았다. 호건 주지사는 지난 15개월간 시행됐던 모든 비상 의무조치와 규제들이 종료되며 학교나 보육시설 등 어떤 환경에서도 마스크를 쓰라는 주 차원의 명령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7월 1일부터 45일간은 유예 기간으로 지정돼 팬데믹에 따른 주택 퇴거 명령의 유예나 운전면허증 갱신 유예 등은 지속하면서 일부 규제가 단계적으로 해제된다. 앞서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는 지난 11일 경제를 전면 재개했다. 시카고는 미국 주요 도시 중 팬데믹 뒤 가장 먼저 경제를 전면 재개한 도시가 됐다. 이에 따라 기업체·점포와 대규모 이벤트, 대형 회의, 놀이공원 등에서는 수용 인원 제한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