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서 태어난 자 -12- <새로운 군단>




  티콘드리우스와 비쥴은 아스타르의 분노를 맛보았다. 아스타르는 그들의 가죽을 벗기고 눈알을 파낸 후 뱃속에 지옥 불꽃을 집어넣었다. 둘 다 처음에는 오만방자하게 굴었지만 얼마 안 가서 제발 죽여 달라고 빌면서 간청했다


  그는 죽음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직은 그들의 고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고문이 끝나면 둘의 상처를 회복했다. 그리고 또 고문했다.




  아스타르가 모든 사령관에게 내린 첫 지시는 하나 뿐이었다. 나스레짐을 색출하고 모두 처형하라는 지시였다. 나스레짐들은 잠입의 대가들이었지만 벨리스라가 고안한 결계를 피할 수 없었다. 사로잡힌 그들은 고문 당한 후 처형 당했다. 사령관들은 아스타르의 잔혹함과 치밀함에 존경을 느끼면서도 두려움을 품었다.


  아스타르가 두 번째로 한 일은 각 악마들을 관리하고 통솔할 지도자들을 임명하는 일이었다.


  약속한 대로 벨리스라가 아키몬드의 지위를 차지했다. 그녀는 에레다르의 실질적인 통치자가 되었다. 그녀의 출세를 시기하는 에레다르들도 있었다. 하지만 반기를 드는 이는 없었다.


  카드락스와 하메라는 에레다르의 새로운 군주들로 임명되었다. 둘은 각각 벨리스라와 아스타르의 집행자로서 책무를 다했다.


  아나이힐란의 통치자는 브루탈루스와 마그테리돈의 결투로 결정했다. 치열한 전투 끝에 브루탈루스가 마그테리돈을 쓰러트렸다. 승리한 브루탈루스가 만노로스의 자리를 계승했고, 마그테리돈은 목숨을 겨우 부지해서 2인자 자리에 만족해야 했다.


  에레드루인의 지도자인 카자크의 자리는 굳건했다. 카자크는 킬제덴에게 충성했듯 아스타르의 충복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아스타르는 그의 지위를 보전해줬다. 아주운에게는 에레드루인의 2인자 자리를 하사했고 아스타르의 친위대를 전담시켰다.


  나스레짐의 빈자리는 세이야드들에게 맡겨졌다. 치르테는 세이야드의 지배자로서 군단의 잠입과 교란을 책임지게 되었다. 그녀는 때때로 아스타르와 홀로 면담하면서 나스레짐들의 행방과 아제로스에 대한 감시 결과를 보고했다. 몇몇 내용은 흥미로웠지만 당분간 그들을 지켜볼 생각이었다.


  볼카트는 킨가로스의 공백을 메꿨다. 안토러스에서 킨가로스가 사망하면서 몇몇 병기들이 영원히 소실되었지만 볼카트는 번뜩이는 두뇌로 새로운 전쟁 병기들을 새롭게 개발했다.


  아스타르는 각 지도자를 임명한 이후 새로운 거점이 될 모성을 정했다. 그의 고향 행성인 킬제데른이었다. 킬제데른의 성소를 중심으로 군단의 지도부가 새롭게 터를 잡았다. 패배와 내전으로 무너졌던 군단의 질서와 위세는 빠른 속도로 회복되었다.


  그는 드디어 때가 되었음을 직감했다. 이제 그가 그토록 고대하던 판테온의 권좌를 찾을 때가 왔다. 그곳에 들어갈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서 티콘드리우스가 입을 열 때까지 고문을 할 생각이었다. 되도록 그가 오래 버티길 바랬다. 술과 음모는 좀 더 숙성해야 제 맛이니까.